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한산성 내에는 4개의 사찰(국청사, 장경사, 개원사, 망월사)이 있습니다. 원래 9개의 사찰이 있었는데요, 국청사 등 4개의 사찰이 복원되어 수도권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중 국청사(國淸寺)는 병자호란 당시 승병의 싸움터였습니다. 오늘은 국청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청사는 남한산성 탐방코스 중 2코스 경유지입니다. 수어장대에서 국청사를 가기도 하는데요, 저는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올라갔습니다. 서문(우익문)으로 올라가는 카페와 음식 골목 도로를 따라 약 20여 분 정도 가야 합니다.
국청사로 가는 동안 오래된 한옥 카페가 보입니다. 마치 우리네 부모님이 살던 고향집 같습니다. 이 카페 가옥은 1805년에 등재된 200년이 넘는 집이라고 합니다. 산성리 남한산성 안에 유일하게 옛 모습을 보존한 가옥입니다.
카페와 음식 골목을 지나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국청사 표석이 나옵니다. 국청사로 가는 길은 도로가 좁고 주차장도 협소합니다. 그래서 남한산성 로터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저처럼 사부작사부작 걸어가시는 게 좋습니다.
초록으로 물든 자연을 보며 걷다 보니 어느새 국청사에 도착했습니다. 국청사의 작은 주차장 앞에 한문으로 ‘國淸寺’라고 쓴 표석이 나옵니다. 국청사의 한문 뜻을 풀이해보니 나라를 맑게 해주는 사찰이네요.
오랜만에 가보니 종무소 앞에 나무로 차를 마실 수 있는 데크를 만들어 놓았네요. 제가 두리번거리니 스님께서 차를 마시라고 권합니다. 종무소 옆에는 차와 뜨거운 물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차 한잔했습니다.
보통 사찰에는 일주문이 있는데요, 국청사는 일주문은 따로 없습니다. 솟을대문처럼 생긴 출입문에 아담한 국청사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출입문 앞에는 국청사 연혁이 있습니다. 연혁을 보니 조선 인조 3년(1625년)에 각성대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입니다. 병자호란 당시 국청사는 전국 8도에서 승군을 모아 성을 축성하고 훈련하던 곳이었습니다. 일본군에 의해 불에 타 없어져 1968년에 중건된 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출입문에는 사천왕상 대신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귀여운(?) 그림이 있습니다. 국청사 뒤로 소나무가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한여름이지만 아주 시원했습니다. 전각은 대웅전, 삼성각, 천불전 등 세 개가 있습니다. 사찰 규모가 크지 않아 깊은 산속 암자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느 절이나 그렇지만 국청사에서 가장 중앙에 있는 전각이 대웅전입니다. 대웅전 뒤로 보이는 초록이 짙푸르게 보입니다. 초여름이라 그런지 사찰의 모든 전각문은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어느 불자 한 분이 대웅전 안에서 기도하고 있어 다른 전각을 먼저 둘러보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대웅전은 가운데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셨습니다. 원래는 삼존불로 1393년 심원사 화재와 임진왜란 등으로 소실, 도난된 것을 구해와 이곳에 봉안했습니다. 그러니까 국청사 대웅전 주불은 아주 오래된 유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정에는 수많은 불자의 바람을 적은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대웅전 우측에 천불전이 있습니다. 입구와 안에 유명 연예인의 추모공간 ‘달의 공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팬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름 그대로 천 개의 불상을 모신 전각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도 그룹 아스트로 문빈을 추모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추모공간 오른쪽에는 팬들이 남긴 손편지가 있습니다. 저도 삼가 명복을 빌었습니다.
대웅전과 천불전 사이에 샘터가 있습니다. 목이 말라 샘물 한 모금 마시려 했는데요, 샘물은 흐르지 않고 있습니다. 가뭄이라 그런가요?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이 철철 흐르겠죠. 불상 뒤에는 공덕비가 있습니다.
어느 절에나 가장 높은 곳에는 보통 삼성각이 있습니다. 국청사도 대웅전 좌측 가장 높은 곳에 삼성각이 있습니다. 삼성각은 칠성, 독성, 산신을 한 곳에 모신 전각입니다. 이 세분을 각각 따로 모실 때에는 칠성각, 독성각, 산신각이라고 하죠.
국청사는 아담한 절이라 둘러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초여름 신록으로 가득해 눈이 시원한 느낌입니다. 남한산성 내 사찰 중 가장 규모가 작지만, 최근 연예인 추모공간 마련으로 많은 사람이 오고 있는 사찰입니다.
국청사 뒤로 서문으로 올라가는 양쪽 담장이 기와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와 위로는 탐방객들이 하나둘씩 올려놓은 돌이 앙증맞은 탑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국청사 담장을 끼고 조금만 올라가면 서문(友翼門, 우익문)이 나옵니다. 국청사를 둘러본 뒤 남한산성 성곽길을 가볍게 걷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서 이른 아침에 걸으면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걸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남한산성 국청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사찰 규모는 작지만, 남한산성에 자리하고 있어 청량한 사찰입니다. 사찰 주변을 송림으로 감싸고 있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습니다. 국청사를 산책한 후 오래된 한옥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힐링 타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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