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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용인 향수산 자락의 천년고찰 백련사

by 피앙새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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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에버랜드에서 호암미술관으로 가는 길목에 백련사 가는 길이 있습니다. 백련사 안내판을 따라 약 4.5km를 더 들어가야 하는데요, 길이 2차선 도로로 아주 구불구불한 길입니다. 교행이 힘들 정도로 좁은 폭도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백련사 전각 중 가장 먼저 지대방과 종무소가 있는 요사채가 보입니다. 요사채 아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백련사 경내가 나옵니다. 계단을 오르기 힘들다면 주차장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도 됩니다.

저는 계단이 아니라 오른쪽 길로 걸어 올라갔습니다. 사찰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범종각이 보입니다. 범종각을 자세히 보니 에밀레종이 생각납니다. 매일 새벽마다 향수산 자락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질 종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범종각 앞에 세워진 안내판이 있습니다. 백련사는 신라 애장왕(801) 때 신응선사가 세운 절입니다. 그러니까 1200년 된 사찰입니다. 천년고찰이라 부르는 이유죠. 무척 오래된 절이죠? 백련사는 천년 고찰이며,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고 합니다.

범종각 옆에 약수터가 있습니다. 향수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여름에는 차고 단맛이 납니다. 저는 갈 때마다 한 모금씩 마십니다. 약수터 물은 아무리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지요. 아직 겨울이라 그런지 물이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습니다.

요사채에 지대방이 있습니다. 문이 열려 있고 안에는 커피포트와 커피믹스가 있습니다. 사찰에 오는 사람을 위해 마련된 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차 한잔하면서 백련사 사찰 풍경을 보니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백련사 전경입니다. 화재 등으로 많이 소실돼 중창 불사가 이뤄져 현재 좌측으로 지장전, 중앙에 대웅보전, 우측에 삼성각이 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3층 석탑은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모방해 2007년에 세운 것입니다. 석탑 뒤로 대웅보전이 있습니다.

대웅보전에 문이 열려 있어 안을 보니 비로자나불, 석가모니, 노사나 등 부처님 세 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안에서 여성 불자 한 분이 기도하고 있어서 다른 전각을 둘러보다 여성이 나간 후 사진 한 장을 담았습니다. 중앙 불상 좌·우측에는 작은 불상 수백 개가 모셔져 있습니다.

대웅전 우측에 석불과 복전함이 있습니다. 석불을 자세히 보니 상처가 많습니다. 오른팔이 부러져 있습니다. 오래돼서 그런가요? 암튼 범상치 않은 석불입니다. 그 옆으로 불자들이 하나둘씩 가져다 놓은 돌이 앙증맞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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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삼성각이 있습니다. 삼성각은 보통 사찰 가장 뒤쪽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죠. 백련사 삼성각에는 산왕대신, 칠성성군, 나한존자 이렇게 세 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어떻게 잘 아냐고요? 부처님 아래 이름이 쓰여 있어 알 수 있습니다.

삼성각에서 백련사 경내를 내려다보니 한눈에 보입니다. 사찰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너무도 조용합니다.

삼성각에 내려와 대웅보전 좌측에 있는 지장전 문이 열려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금동지장보살과 그 뒤로 탱화가 있습니다. 지장전 좌·우측에도 작은 불상들이 빼곡하게 있습니다. 그리고 천정에는 불자의 기원을 담은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지장전에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나한전이 있습니다. 건물을 보니 우리나라 전통 한옥과 비슷합니다. 이곳은 무학대사가 조성했다는 18 나한상 중 13구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봄을 맞이하려고 했는지 사찰 전각의 문이 모두 열려 있습니다.

백련사는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에 있습니다. 가실리라는 마을 이름이 참 예쁘죠? 가실리 하면 생각나는 게 호암미술관 입구에 있는 가실 벚꽃 길입니다. 매년 봄마다 가실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오는 곳이죠. 코로나19로 봄마다 열리는 가실 벚꽃 축제가 열리지 못했는데요, 올해는 열리겠죠? 팝콘처럼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올해는 보고 싶네요.

봄바람에 풍경이 조금 흔들리지만, 소리는 크게 나지 않습니다. 풍경 너머로 숲이 보입니다. 무성한 잎을 다 떨어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혹한을 견뎌내고 이제 봄이 오고 있으니 조금씩 푸르게 변할 겁니다. 순환하는 계절의 섭리와 산사의 고요함을 느낍니다.

백련사는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기에도 더없이 좋은 사찰입니다.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아내와 자주 오는 사찰입니다. 봄이 오는 용인 백련사에서 적막한 산사 풍경과 함께 부부가 함께 힐링 산책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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