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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경기도 성남시 천년고찰 봉국사

by 피앙새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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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사찰이 참 많은데요, 그중 왕의 지극한 딸 사랑이 담긴 성남시 천년고찰 봉국사를 찾았습니다. 사찰에 가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이 속세와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로 세운 일주문이 있죠. 봉국사 일주문에는 영장산봉국사(靈長山奉國寺)라고 한문으로 적혀 있습니다.

봉국사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무척 오래됐죠. 고려 현종(1028) 때 창건됐다고 하네요. 창건 이유를 보니 가슴 뭉클합니다. 성남 봉국사는 조선 시대 현종(1674)이 요절한 명선, 명예 공주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승례 축존에게 의뢰해 증축했다고 하는데요, 두 딸에 대한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이 담긴 절입니다.

봉국사 경내에 들어서니 좌측에 범종각이 있습니다. 범종각은 불교 사찰 내에 범종을 달아둔 전각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단층일 때는 각()이라 하고 중층일 경우 루()라고 하는데요, 봉국사는 단층이라 범종각이라 합니다. 매일 새벽 범종각에서 성남 시민을 깨우는 종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경내에서 정면으로 석탑과 그 뒤로 대광명전이 보입니다. 경내에 있는 삼층 석탑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입니다. 이곳에 태국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 1과가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파란 하늘을 향해 솟은 석탑을 보니 경외감이 듭니다.

대광명전 앞에는 안내판이 세 개가 보이는데요, 대광명전 건물은 물론 아미타불회도, 목조아미타여래좌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세 개 모두 경기도 유형문화재입니다. 후세들에게 전해야 할 소중한 불교문화 유산들입니다.

봉국사 대광명전은 지붕이 커서 외관이 웅장해 보입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1) 일반 사찰의 대웅전이라 보시면 됩니다. 전각은 좀 낡았지만, 그만큼 역사와 전통이 느껴집니다.

기단 좌우에는 마치 사자를 닮은 돌짐승 상이 있어 특이합니다. 돌짐승 상은 대웅전 좌·우측에 두 개가 있습니다.

사찰 전각은 중앙 문은 스님들만 출입할 수 있고요, 불자들은 옆문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대광명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이지만 이 불전에는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모셨으며 좌우에는 관음보살과 지상보살을 모셨습니다. 제가 불교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건 아니고요, 불상 아래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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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명전 중앙에 있는 주존불이 목조아미타여래좌상입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09) 그 뒤로 아미타블회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10)가 있습니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이 그림 제작에 시주한 사람은 왕실의 상궁이라고 하는데요, 두 딸을 잃은 현종의 아픔을 생각해 왕실 상궁 시주로 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대광명전 좌측에 염화실이 있습니다. 염화실은 부처님의 염화미소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염화미소는 진리가 부처님의 마음에서 제자의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염화실은 주로 방장스님이 거처하는 방이라고 합니다.

대광명전 우측에는 삼성각이 있는데요, 어느 절에나 다 있죠. 삼성각은 보통 사찰 가장 뒤쪽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봉국사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이곳은 칠성, 독성, 산신 등 세 분을 모신 곳입니다. 삼성 신앙은 불교가 한국 사회에 토착화되면서 고유의 토속신앙이 합쳐져 생긴 신앙 형태라고 합니다.

삼성각에서 경내로 내려오면 아이들과 함께 싱글벙글 웃고 있는 포대화상이 있습니다. 포대화상은 중국 당나라 후기 유명한 승려인데요, 뚱뚱한 뱃살과 해학적인 얼굴이 인상적입니다. 과자 등 먹을 것을 포대에 가지고 다니며 아이들을 만나면 주어서 법명이 따로 있어도 포대화상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포대화상 옆 심검당입니다. 불자들이 와서 불공을 드리거나 소원을 비는 곳입니다. 다른 전각과 달리 이곳 천정에는 연등이 걸려 있지 않네요.

마지막으로 선문화체험관입니다. 이곳은 불자 등 누구나 출입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법회도 하고 선문화 등 교육도 하는 곳인데요, 강당처럼 굉장히 넓습니다. 천정에는 불자들의 바람이 적힌 연등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취업, 가족 건강, 승진 등의 소망이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가끔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죠.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의 시(가을날) ‘주여,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라는 구절처럼 유난히 힘들었던 여름을 정리하고 싶지 않으세요? 이럴 때 가까운 사찰에 가서 청량한 풍경 소리를 들으러 한번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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