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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이승기, 5인체제의 가능성을 보였다

by 피앙새 201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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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하차한 뒤 5인체제로 첫 방송된 1박2일! 방송 전부터 '강호동 공백이 얼마나 클까?' 걱정했는데요, 방송을 보고 나니 강호동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4년간 진행해 오며 오프닝부터 클로징까지 큰 소리로 진행하던 강호동을 어떻게 단번에 지울 수 있겠어요. 사람은 익숙함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데요, 강호동 빈자리는 그 익숙함에서 나온 허전함도 한 몫 했을 겁니다.

물론 강호동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요. 강호동 특유의 카리스마, 박진감이 없어 맥 빠진다는 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부드러움 속에 깨알재미가 있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어제 5인체제 첫 방송은 이런 저런 할 얘기가 참 많은데요, 그 많은 생각들을 여기서 다 할 순 없구요. 일단 기대주로 떠 오른 이승기를 중심으로 리뷰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요, 이승기는 5인체제의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강호동이 하던 오프닝은 누가 할 것인가?
늘상 강호동이 해오던 오프닝. 이것을 대신 한다는 건 곧 강호동 자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부담스럽잖아요. 새벽에 모인 맴버들은 강호동이 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쭈뼛쭈뼛 했는데요. 늘 맴버들 한 가운데 서있던 강호동의 빈자리가 커보였겠죠. 일단 나PD가 나이순으로 서보라고 하니까 은지원이 정중앙이네요.(무한도전의 정중앙이 아니고요...ㅋㅋ) 졸지에 은초딩이 메인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은지원이 센터 알레르기(이런 알레르기도 있나요?)가 있다며 고사하는 바람에 대신 나이가 가장 많은 엄태웅이 섰지요. 1박2일에 온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엄태웅은 입 떼기도 쉽지 않잖아요. 나PD가 중앙에서 진행을 해보라고 하니까 대뜸 한다는 말이 '뭐 오늘 어디로 가나요?'하는데요, 할 말만 딱 하는게 웃음은 났지만 예능은 이게 아니잖아요. 결국 비공식적이지만 오프닝은 맨 처음 이승기가 외친 '1박'이 됐으니까 이승기가 하고 넘어간 셈이네요. 강호동이 빠진 후 사전에
누가 오프닝을 할 것인지 약속을 하지 않은 채 녹화를 하다보니 조금 산만하게 보였는데요, 그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넘어가더군요.


맴버대표로 나PD와의 협상은 누가 하나?
강호동 자리, 1박2일의 중심이자 얼굴이니 정말 중요한 자리죠. 이 자리에서 오프닝이 끝나면 하는 게 있죠? 바로 나PD와의 협상(대화)입니다. 이것 역시 늘상 맴버 대표로 강호동이 해오던 거라 누가 할 것인가가 궁금했어요. 그런데 이승기가 자연스럽게 치고나와 나PD에게 '오늘 여행 어디로 떠나죠?' 하면서 정중앙 자리는 아니지만 일단 이승기가 나PD와 대화 물꼬를 튼 셈이죠. 나PD는 그제서야 '오늘은 전국 5대 장터를 구경하는 미션'이라며 각자 어디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나PD가 제안한 게임은 '좌우측 손 따로 동작하기'인데요, 은지원과 김종민만 성공하고 나머진 모두 실패했지요.
그래서 맴버들이 가게된 장터는 이승기가 전남 구례, 이수근은 경남 창녕, 은지원은 충북 괴산, 김종민은 동해 북평, 엄태웅이 가장 먼 전남 화순장이었습니다. 장터 미션은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장터 하면 이것이다'하고 떠오를 수 있는 물건을 사오라는 건데, 맴버들 모두 똑같은 물건을 사와야 성공입니다. 두번째는 그 지역 장터에서 가장 특별한 걸 사와야 하는데, 이건 모두 달라야 성공이지요. 첫번째 미션을 낸 건 강호동 하차후 맴버들의 단합을 보기위한 미션이라니 나PD 센스가 돋보입니다.


1박2일의 중심은 누구? 이승기를 기대한다
자, 이제 장터가 결정됐으니 떠나야죠. 용돈은 3만원입니다. 이 돈으로 점심, 간식도 사먹고 장터 공통 물건과 지역 특산물을 사야 합니다. 이승기가 떠난 전남 구례장으로 가볼까요? 구례에 도착한 이승기는 차에서 내린지 1초만에 차를 타고 오던 아줌마팬들에게 발각(?)돼 인기세례를 치뤄야 했어요. 그런데 아줌마들이 강호동의 안부를 묻는데, '호동이형, 집에 계세요?'라고 대답하는 이승기 목소리가 짠하게 들렸습니다. 구례장 오프닝을 하려는데 또 6살 꼬마가 나타나는 바람에 녹화를 쉬고 꼬마팬을 안아주는 이승기 모습을 보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장터 5곳 중 이승기만큼 인파에 시달린 맴버는 없어요. 이수근이 갔던 창녕장에서는 맴버들 캐릭터 양말을 팔고 있었는데요, 이승기 캐릭터 양말만 완판된 걸 보면 더 무엇을 말하겠어요. 이승기가 '1박2일 인기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승기의 숨겨졌던 인간극장 한편을 보다
시장팬들의 인기 공세를 간신히 물리치고 이승기가 찾아간 곳은 할머니가 운영하는 팥죽집입니다.  할머니는 이승기를 알아보시고는 연예인이 아니라 손자처럼 예뻐해주시며 새알을 가득담은 팥죽 한 그릇을 이승기에게 주었지요. 팥죽은 달달하게 먹어야 제맛이라며 설탕까지 주시면서요. 이승기는 팥죽 한 숟가락을 입에 넣더니 '깜짝 놀랄 맛'이며 할머니표 팥죽을 표정으로 소개했습니다. 여기서 이승기의 첫번째 인간미가 보이죠. 할머니가 힘들게 만든 팥죽을 한 그릇이라도 더 팔아드리기 위해 나PD와 작가에게도 먹으라고 하는 걸 보면서 언제 어디서나 참 바른 청년이란 걸 느꼈습니다.

장터에서 보인 이승기의 두번째 인간미는 바로 지난해 4월, 곡성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이승기는 강호동과 짝이 되서 전국일주 특집을 하던 중이었는데요, 배도 고프고 너무 피곤할 때 이장님이 밥도 해주고 힘든 여정을 쉬어갈 수 있게 해준 분입니다. 그런데 이승기가 짜장면을 먹고 있을 때 이장님이 먼저 알아보고 '이승기씨!'하고 부르는 게 아니겠어요? 이승기는 1년도 넘은 일이고 기억도 가물가물 할텐데, 그 이장님을 한 눈에 알아보고 침상같은데서 맨발로 뛰어내려가 이장님과 포옹을 하더라구요. 옛날에 반가운 손님들이 오면 버선발로 내려가 맞이했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어요. 비록 촬영중에 만났던 분이지만 이승기는 그 인연을 소중히 여겨 이장님 아들 결혼식 때 꽃다발 선물을 보내줬다고 하니 참 바르게 큰 청년입니다.(강호동은 고기 선물 보냈어요.) 이래서 이승기, 이승기 하나봐요.


이승기에게 5인체제의 가능성을 보았다
5명의 맴버들이 장터에서 보편적인 물건과 특산물을 들고 충남 괴산 갈론계곡으로 모였어요. 맴버들이 사온 물건 중 먼저 특산물을 소개했는데요, 아침 오프닝때는 강호동이 없어서 서먹서먹 했는데, 몇시간 지나지 않아 그 자리를 이승기가 자연스럽게 맡더라구요. 특산물을 소개할 때 엄태웅이 가져온 고들빼기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밥을 한 숟가락 먹기로 했지요. 맨처음 이수근이 이겨서 고들빼기와 밥 한숟가락을 푸는데요, 햄버거처럼 크게 떠서 먹을 욕심에 을 부리자 은지원이 '에이, 더러워서 못 먹겠네'라며 푸념을 했지요. 이럴 때면 강호동이 치고 나와 뭔가 정리를 하곤 했는데, 대신 이승기가 '다음은 좀 고급스런 장면으로 가야돼!' 하는 게 아니겠어요? 이승기 말대로 다시 한번 가위바위보를 해서 은지원이 이수근보다는 좀 고급스럽게(?) 먹는 것으로 특산물 소개는 갈무리 됐어요.


이렇게 5인체제 첫 방송은 강호동의 빈자리가 느껴졌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장터 5곳 중 나PD가 이승기와 함께 구례장을 따라 간 것은 이승기를 '1박2일의 중심'으로 간택(?) 했다는 거 아니겠어요? 이승기로선 영광이겠지만 강호동이 유쾌하게 물러난 게 아니기 때문인지 앞으로 선뜻 나오진 못했지요. 그러나 그가 가는 곳마다 몰리는 인파, 그리고 눈에 거슬리지 않는 자연스런 진행을 볼 때 강호동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승기는 평소 비쥬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요, 헝클어진 머리로 5 : 5 머리, 기킬앤하이드 스타일, 아톰 머리와 불꽃슛 뒷머리 등으로도 큰 웃음을 주는 등 강호동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을 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5인체제 첫 방송은 첫 술에 배부르진 않지만요, 조금씩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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