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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도 김장훈, 사상 최고의 미친 존재감 3가지

by 피앙새 201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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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한도전' 스피드특집은 예상대로 독도를 암호처럼 코드화해서 미션수행 과정을 그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독도 우편번호 799-805, ihb가 국제수로국, 죽도로 표기된 오래된 지도가 나올 때는 '아, 이럴수가!'라는 탄식마저 흘러 나오더군요. 스피드특집에서 숨겨졌던 독도 코드는 이미 뉴스를 통해 나왔으니 여기서 다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여드름 브레이크' 등 사회성 짙은 특집을 여러번 방송했는데요, 이번 스피드특집은 PD의 기획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흔하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봅니다. 특히 엔딩 장면에 김장훈을 출연시킨 것은 초대박 반전이었습니다.

마지막 미션을 실패하자, 폭탄이 들어있던 가방이 터저 집 한채가 폭삭 주저 앉았습니다. 스피드특집때 차량 세 대가 폭파된 후 또 한 차례 큰 폭발이 있었던 거죠. 그리고 악당의 기운을 풍기는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마지막에 등장한 사람이 누구일까요? 하하는 악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차 문을 열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나타난 사람은 김장훈이었습니다. 그제서야 '독도=김장훈'이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렇다면 김장훈이 악당이었을까요? 정답은 '그렇다' 입니다. 지금까지 맴버들을 공포에 떨게하면서 많은 미션을 부여했지만, 그 악당의 실체는 누구보다 독도를 걱정하는 김장훈이었습니다.


그런데요, 스피드특집에서 김장훈은 지금까지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게스트 중 최고의 미친 존재감을 보인 세 가지 기록을 남겼습니다. 첫째는 최단 시간 출연, 그러니까 딱 한 장면만 출연했다는 것이고요, 둘째는 무한도전 사상 최초로 대사가 없는 게스트였습니다. 셋째는 마지막 엔딩 장면으로 미친 존재감을 보였다는 겁니다. 얼마 전에 조인성, 소지섭 등 무한도전은 그동안 많은 게스트가 나왔는데, 김장훈처럼 딱 한 장면만, 그것도 대사 한 마디 없이 나온 게스트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 한 장면이 스피드특집의 결말을 보여준 대반전이었다는 점에서 김장훈은 사상 최고의 미친 존재감을 보인 것 입니다. 김장훈은 불과 2~3초 나왔는데요, 다른 예능프로라면 따로 김장훈을 따로 불러 왜 이런 미션을 수행했는지 그리고 독도의 중요성 어쩌구 저쩌구 할텐데, 마지막에 여운을 남기며 끝나 더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마지막에 왜 김장훈을 출연시켰을까요? 우문이지요. 김장훈은 기부천사로 알려져 있지만요, 이에 못지 않게 독도사랑이 깊습니다. 사실 독도문제는 정치인들이 먼저 나서서 풀어야 할 과제인데요, 오죽 답답하면 김장훈이 나섰겠어요. 김장훈은 2008년 7월, 뉴욕타임즈에 개인 비용으로 'Do you know?'란 제목으로 광고를 냈습니다. 이 광고는 '동해(East of sea)'를 일본해(Sea of japan)'으로 표기하는 건 잘못된 거라는 걸 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2009년에도 김장훈은 뉴욕타임즈 뿐만 아니라 미국 유력 일간지에 독도 광고를 하는 등 독도지킴이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지난 3월 1일, 그는 독도와 서도 중간에 배를 띄워놓고 선상 위에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원래는 3.1절을 앞둔 2월 28일 열려했는데, 풍랑 때문에 하루 뒤에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습니다. 김장훈이 독도에서 공연을 펼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네티즌들은 '영해침범이다. 해상 보안청에 신고해서 피의자를 확보하라' 등 말도 안되는 격한 반응을 보였지요. 공연 후 김장훈은 '꿈이 아니라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독도는 풍랑 때문에 접안하기가 무척 힘든데 하늘이 도왔나봐요. 이번에 스피드특집에 담긴 미션 코드를 일본 네티즌들이 안다면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요.

올 4월에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독도를 배경으로 한 코리아컵 국제 요트경기대회를 광고했는데요, 이 광고는 요트경기를 홍보하면서 박스 속에 독도와 울릉도, 그리고 평창을 선으로 연결해 이 모든게 대한민국 땅임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우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점을 생각하면 김장훈이 평창이 개최지로 확정되는데 한 몫을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외에도 김장훈이 독도를 걱정하며 한 일은 여기에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렇게 김장훈은 작은 힘이나 세계를 향해 '독도는 대한민국 땅'을 외쳐왔습니다. 그러니 김태호PD가 스피드특집에 김장훈의 출연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을 거에요. 다만 어떤 식으로 그를 출연시킬 것인가 고민했을텐데요, 단 한 장면으로 김장훈을 미친 존재감으로 만든 연출력이 놀랍습니다. '시간은 너희를 기다려주지 않아'라고 한 악마(김장훈)의 마지막 메시지가 지금도 귓가를 맴돌고 있네요. 대한민국 영토라지만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뼈 아프게 들린 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번 스피드특집에서 악당(김장훈)이 맴버들에게 계속 눈치게임을 시켰는데요, 왜 눈치게임을 시켰을까 했는데 이제야 알겠네요. 자꾸 일본 눈치만 보지말고 정신차리라는 경고였습니다. 만약 독도문제를 시사다큐로 다뤘다면 한일관계 등 민감한 문제가 나올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무한도전에서 다루니까 웃음과 재미,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코드를 찾아가면서 보니 더 머리에 콕 박히는 듯 합니다. 어쨌든 독도지킴이 김장훈과 스피드특집으로 독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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