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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마지막 방송 강호동, 그가 억울한 이유

by 피앙새 201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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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과소 납부 논란으로 자진해서 잠정 은퇴를 선언했던 강호동. 그런데 평창 땅 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느낌입니다. 물론 평창에 강호동만 투기를 했냐고 항변하는 분들도 있지만, 여론은 이미 싸늘하게 돌아선 느낌입니다. 오늘(25일), 강호동이 '1박2일'에서 마지막 모습을 보입니다. 그가 출연하던 지상파 4개 방송 중 이별여행도 없이 가장 먼저 하차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강호동이 애증의 모습으로 공중파에서 떠나는 것과 달리, 유재석은 연일 유느님으로 대중의 칭송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1인자, 공중도덕남에 이어 '런닝맨' 중국특집에서 한 자 몇 글자를 읽었다고 도무지 못하는 게 없는 진정한 '유느님'으로 불리고 있지요. 유재석은 머리도 좋고, 성격도 좋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완벽남으로 칭송받고 있는 것입니다. 강호동과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지요. 유재석의 완벽성을 부인하려는 게 아니라요, 이른바 '유빠'들의 과도한 유재석 치켜세우기가 유재석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먼저, 유느님 속에 가려진 불편한 시선을 볼까요.

유재석, '유느님' 칭호속에 가려진 불편한 시선

속된 말로 유재석 하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하다못해 실수를 해도 '유느님'이기 때문에 용서가 되는 것이죠. 물론 유재석의 철저한 자기관리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일방적인 추켜세우기 뒤엔 또 다른 시선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바로 유재석을 '가식'이라고 보는 시선입니다. 유재석이 방송에서 보이는 철저한 공중도덕과 배려 등이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유재석 관련 기사에 늘 따라다니는 비난 댓글 중의 하나가 바로 '유가식'이란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말이 나올까요?


강호동과 유재석은 국민MC로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죠. 누구 하나 조금도 기울어짐 없이 평행선을 달려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런데 강호동의 잇단 구설수로 이런 균형이 깨졌습니다. 강호동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유재석은 강호동이 떨어진 만큼 연일 신격화된 존재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강호동 극성팬들 입장에선 배가 아파도 한참 아픈 일이죠. 강호동팬들은 평창 땅투기 논란에 대해서도 강호동만 땅 산게 아닌데 억울하다고 항변한 것도 이때문이죠. 강호동에 비해 이미지가 관리되고 있는 유재석에게 사돈이 땅을 사면 배 아픈 격이죠. 그래서 나온 게 '유가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쓴이는 유재석, 강호동 모두에게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당대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양대 국민MC축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강호동의 계속된 구설수가 터지다보니 이 축이 무너진 게 일단 아쉽습니다. 유재석으로선 선의의 경쟁 상대를 잃어버린 셈입니다. 혼자가면 빨리갈 수 있지만 둘이 가면 더 오래 갈 수 있는데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유재석 띄우기가 유재석에게 마냥 도움만 될까요? 우리네 심성은 남이 잘되면 배 아픈 본성을 갖고 있잖아요. 안그래도 유재석은 연예인 중 돈도 잘 벌고, 잘 나가는데 신격화까지 하니까 이를 보는 불편한 시선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게 아닐까 싶어요.


유재석이 공중도덕남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너무 과도한 칭찬은 한 쪽에선 비난을 부를 수 있습니다. 방송 중 유재석이 철저하게 공중도덕을 지키는 것은 따지고 보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무한도전-돈가방을 갖고 튀어라'에서 모자란 놈으로 설정된 정준하가 열차 안에서 승객들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시끄럽게 통화를 한 것이 문제가 됐었습니다. 당시 제작진은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녹화를 강행하다가 일부 승객들과 실랑이까지 벌어졌었죠. 승객중 한 사람이 이른 바 '정준하 기차사건'을 인터넷에 올려 무한도전은 크게 타격을 받았습니다.

'패떴'때 김종국의 참돔조작 사건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되기도 했는데요, 얼마 전 '런닝맨'이 이대앞에서 촬영하다가 스탭진들이 청중들을 과도하게 제재하고 욕설까지 퍼부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런닝맨'은 유재석의 고군분투로 시청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었는데, 이 일로 구설수에 오르게 됐죠. 스탭진들이 저지른 일이지만, 유재석이 메인MC기 때문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오는 거죠. 지상파 3사를 종횡무진하며 예능프로 4개를 진행하는 유재석은 촬영 중 공중도덕 문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욕설 등 편집에서 비호감이 되버린 강호동

편집의 힘은 참 위대한가봐요. 무한도전 스피드특집에서 김태호PD는 유재석이 서강대교 밑 주차장에서 맴버들이 주차선 밖으로 밀어놓은 차를 다시 원 위치 해놓고 가라는 말에 '절정의 공중도덕'이란 자막을 띄웠습니다. 유재석의 이런 모습이 대중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겠어요?


그렇다면 강호동은 어떤가요? 편집에서 유재석에 비해 항상 손해를 봐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박2일'에서 강호동은 욕설과 폭력 논란에 시달려왔습니다. 욕설 논란은 제작진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넘어갔지만, 폭력 장면이 그대로 방송돼 강호동을 비호감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연평도 특집에서 배를 타고 가다가 강호동이 이수근을 발로 차고 머리를 때리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 강호동은 곤욕을 치뤘잖아요. 재미를 위해서 한 거라고 하지만, 어디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끼나요?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은 보여주기 위한 쇼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 쇼에서 유재석은 강호동에 비해 항상 좋은 모습만 비춰져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의 세금 과소 납부와 땅투기 논란 불거졌을 때 대중들은 분노에 가까울 정도로 강호동을 몰아붙였죠.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방송에서 보인 강호동의 나쁜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강호동 세금 문제가 터졌을 때 유재석도 조사해봐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유재석 팬들은 말도 안된다며 난리를 쳤죠. 유재석이 보인 방송 이미지상 그럴 수 없다는 겁니다. 사실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없는데, 유재석은 전혀 먼지가 없는 것처럼 거의 신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실수라도 하나 터지면, 그 실망감은 강호동보다 더 클겁니다.

팽팽히 맞서던 강호동-유재석체제가 무너진 후, 후폭풍으로 유재석 독주체제가 올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요, 또 한 쪽에선 유가식이란 불편한 시선도 나오고 있습니다.
팬들 입장에서 유재석을 좋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요, 지나칠 만큼 과도한 띄우기는 오히려 유재석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강호동의 잇따른 구설수는 잠정이 아니라 영구 은퇴까지 고려할 상황인데요, 강호동이 잘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방송에서 보인 여러가지 오해들이 그의 은퇴를 더 부추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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