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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공주의 남자, 문채원의 억울한 발연기 논란?

by 피앙새 201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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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공주의 남자' 문채원을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요. '공남'을 홍보하겠다고 출연한 '해피투게더3'에서 억울한 '태도논란'으로 비난을 받더니 이제 연기력에 민폐 캐릭터까지 어려운 일만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녀가 출연했던 연기를 보면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데뷔 4년차(2007년 데뷔)를 맞았으니 이제 주연을 맡을 때가 된 배우지요. '공남'에서 맡은 세령역은 문채원에겐 사실상 첫 주연입니다. 그런데 이 첫 주연이 억세게 운이 나쁜 주연 캐릭터가 되고 있습니다.

문채원은 데뷔 1년 만에 '달려라 고등어'에서 이민호와 주연을 맡는 행운을 잡았지만 그 행운은 불운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당시 이민호가 신인이었기 때문에 '달려라 고등어'가 애국가 시청률을 보여 조기 종영되고 말았어요. 조기 종영의 아픔 때문인지 그 이후로 문채원은 내리 조연만 했습니다. '바람의 화원'에서 정향역으로 주목을 받았고 '찬란한 유산'에서는 악녀 악녀 유승미로, 그리고 '아가씨를 부탁해'에는 여의주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이며 문근영, 한효주, 윤은혜를 돋보이게 한 조연이었습니다.


조연으로 연기 내공을 쌓아오다가 '공주의 남자'에서 드디어 사실상 첫 주연을 맡게 된 겁니다. 문채원으로선 톱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일생 일대의 기회를 잡은 셈이죠. 그러니 얼마나 열심히 하겠어요. 그러나 24부작 중 6회가 끝난 지금 문채원은 호평보다 악평이 더 많습니다. 악평을 하는 이유는 발음 등 대사 처리 불안정과 민폐 캐릭터 두 가지입니다. 민폐 캐릭터야 작가가 대본을 그리 썼기 때문에 그녀 탓을 할 수 없지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발음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문채원 잘못이라고 봐요. 얼굴은 예쁜데 입을 벌리는 듯 멍때리는 표정을 짓던 김태희 연기와 문채원이 오버랩되기도 하니까요.

여기서 먼저 캐릭터 문제를 보면, 극중 비극을 부른 단초를 제공한 게 세령이기 때문에 문채원은 '민폐' 캐릭터라는 말까지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종이 죽은 후 권력에 눈이 먼 수양대군 때문에 경혜공주와 단종이 바람앞의 촛불같은 신세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린 동생(단종)의 안위를 걱정하는 경혜공주의 연기가 눈에 띄는 건 당연합니다. 지금 수양대군은 어린 단종을 대신해 왕위를 물려받으려 혈안인데, 김승유를 어려움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사랑놀음에 빠진 세령이 좋게 보일리가 없어요. 극중 캐릭터가 밉상이기 때문에 문채원이 연기를 조금만 거슬리게 해도 발연기라며 비난을 해대는 겁니다. 초반에 보이는 세령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만한 캐릭터가 아닌데, 회를 거듭하면서 김승유와의 애틋한 사랑에 나아지리라 봅니다. '동이'의 한효주도 초반엔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가 나중에 잘했으니까요.


민폐 캐릭터 하면 '추노'의 이다해가 생각나는데요, 이다해처럼 손톱에 메니큐어를 칠하며 화장을 진하게 한 것도 아니고 과도한 노출을 한 것도 아닌데 왜 문채원이 민폐 캐릭터란 소릴 듣는지 모르겠어요. 국어책을 읽는 듯한 발음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지겠지요, 이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원래 세령은 천방지축이지만 자기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김승유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지금 큰 소리로 대사를 칠 상황이 아닙니다. 누굴 만나도 죄인처럼 아주 작은 소리로 대사를 해야 하는데, 쩌렁쩌렁한 대사를 치는 홍수현에 비하면 어눌하게 보일 수 있어요. 즉, 홍수현 대사가 과해보이기 때문에 문채원이 약하게 보이는 거죠. 이건 배우탓이 아니라 감독과 각본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혜공주는 초반부터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반면 세령은 천방지축이지만 속 깊은 마음이 있는 왕친 규수 역할입니다. 겉으론 말을 타고 한껏 달리고 싶지만 그 마음을 억누르며 조신함을 보여야하는 캐릭터입니다. 지금 경혜공주는 단종을 지켜주기 위해 숙부 수양대군에 맞서 표독스럽기까지 해야하는데, 이런 표정연기에 비해 눈물만 흘리고 소극적인 행동만 보이는 문채원 연기가 죽는 건 당연해요. 극중의 이런 전후사정이 있는데, 홍수현 연기에 비교해 문채원을 발연기라고 하는 건 억울한 면이 있어요.


그래서 문채원과는 반대로 경혜공주역을 맡은 홍수현이 한창 뜨고 있는데요, 그녀가 연기를 잘한다는 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홍수현 입장에서도 어렵게 잡은 기회기 때문에 눈빛과 표정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죠. 연기란 극중 상황 전개에 따라 성격과 말투 등이 달라질 수 있는데, 지금은 세령과 경혜공주가 대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는 회를 거듭하면서 김승유-세령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면 자연스레 해결될 겁니다. 문채원이 홍수현보다 연기력이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발연기라까지 비난할 상황은 아닌가 싶어요.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니까요.

지금까지 문채원은 만년 조연이란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로 지겹게 조연만 해왔습니다. 그래서 '공남' 첫 주연 세령역할이 아직 익숙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녀의 연기력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제작진은 문채원 연기가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기다려 달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비록 비극적인 사랑이지만 박시후와 끝까지 러브라인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앞으로 문채원의 매력이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공남'은 박시후-문채원이 주연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이 두사람에게 촛점이 맞춰져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채원의 억울한 발연기 논란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문채원이 데뷔 후 처음으로 잡은 첫 주연인데, 발연기 논란을 벗어나 당당한 주연으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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