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콘서트, 나치의상을 입은 이유?

임재범의 인기를 반영하듯 그가 콘서트때 입었던 나치 의상을 두고도 이러쿵 저러쿵 온갖 말들이 많습니다. 콘서트 전에는 100만원짜리 암표 거래, 공연이 끝난 후에는 나치복장 등 임재범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그냥 넘어가는 게 없네요. 임재범이 그 만큼 인기가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감독이나 문인, 예술가 등이 그들의 작품을 통해 정신세계를 보여주듯이 가수는 무대에서 노래를 통해 보여준다면 임재범이 입고 나온 나치 복장은 틀림없이 뭔가 보여주고 싶은 퍼포먼스가 있었을 거에요. 콘서트는 직접 보지 못하고 뉴스를 봤는데, '노 히틀러, 히틀러 이즈 데드'라고 한 걸 봐서는 나치를 찬양한 게 아니라 디스(diss)한 게 아닌가 싶어요. 콘서트를 다녀온 사람들 말에 의하면 나치의상을 입고 부른 노래가 전쟁의 폐허를 의미하는 'paradom'이었고, 그때 나온 화면도 전쟁의 비참함을 그린 영화 '매드맥스'였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나치의상은 역설적 의미로 반전, 평화를 외친 거라고 봐야하겠죠. 만약 언론에서 '나치를 비판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한 마디만 해주었다면 논란이 없었을텐데, '왜 나치 의상을 입었나?'는 식으로 의혹을 증폭시키다 보니 논란이 커진게 아닌가 싶어요.

포털 정보를 보니 찰리 채플린도 영화 '위대한 독재자'를 통해 나치 복장으로 히틀러의 광기와 야욕을 풍자했다고 합니다. 나치 복장 사진만 하나 올려놓고 '왜 나치의상을 입었나?'는 제목으로 답은 없고 의혹만 증폭시킨 기사들 때문에 임재범을 '개념없이 니치복장을 한 가수'로 전락시킨 거죠. 공연을 관람했던 사람들은 모두 공감했는데, 사진 한 컷으로 소설을 쓰니 온갖 상상이 쏟아질 수 밖에요.

나치복장과 일본 군복은 모두 군군주의의 상징이죠. 퍼포먼스에 담긴 의미가 좋다고 해도 콘서트에서 굳이 입고나올 필요가 있냐, 소녀시대가 자위대 옷을 입고 자켓사진을 찍은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이는 달을 가리키는 방향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는 게 아닐까 싶네요.

물론 임재범의 퍼포먼스 내막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나치의상이 눈쌀이 찌뿌려지고 불쾌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내막도 모르고 쓴 기사에 임재범의 좋지 않은 과거까지 언급하며 깎아내리는 것은 기사를 쓴 언론사에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잘못된 기사를 읽고 임재범이 북한군 옷을 입고 나올지 모른다고까지 하더군요. 적어도 기자라면 현장 콘서트에 직접 가봤거나 아니면 임재범 본인에게 '왜 나치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했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을 한 후 기사를 써야죠. 지금 임재범에게 집중되고 있는 시선이 얼마나 많은데 아무 생각없이 나치의상을 입고 나와 노래를 부르겠어요?

'나가수'가 배출한 최고 인기남 임재범은 건강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가수'를 중도 하차했지만 그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그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콘서트 암표가 100만원 이상 치솟은 게 아닌가 싶네요. 임재범의 인기가 죄라면 죄인가요? 요즘 인터넷을 보면 하루도 안 빠지고 임재범 기사가 쏟아지고 있어요. '임재범' 이름만 들어간 기사에도 네티즌들이 광클릭을 해대니 연예기자들이 임재범의 나치복장 사진 한장에도 있는 상상 없는 상상 다 붙여가며 쓴 기사를 쓰는 건 당연하겠지요.

임재범 나치의상 해프닝을 보니 인기가 대세인건 알겠습니다만 왠지 씁쓸하네요. 사람들 심성이 남 잘되는 거 배아픈 게 인지상정이라지만 풍자조차 구설수로 삼아 씹어대니 왜 임재범이 방송에 나오지 않고 은둔의 세월을 보냈는지 그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가 가네요. 임재범 콘서트를 직접 가보진 않았어도 다녀온 몇 사람 얘기만 들어도 기자들이 이상한 기사를 쓰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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