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런닝맨', 제작진의 불편한 유재석 띄우기

by 피앙새 2011. 6. 27.
반응형
요즘 '런닝맨'의 유재석을 보면 참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유재석 혼자 이리저리 뛰면서 고생은 하는데, 동시간대 '나가수'에 치여 그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요. 원래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가 '나가수'와 맞짱을 떴었는데, '나가수' 열풍이 너무 거세다고 판단했는지 '키앤크'는 금방 꼬리를 내리고 대신 '런닝맨'을 '나가수' 동시간대에 방송하고 있잖아요. 안 그래도 힘든 마당에 '런닝맨'은 제작진의 욕설파문으로 눈쌀을 찌뿌리게 하더니 사과까지 했습니다. 아무리 국민MC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라 해도 시청자들이 '런닝맨'에 등을 돌리는 상황인데, 이젠 착한 유재석을 이용하는 게 보기 불편할 정도입니다.

어제 '런닝맨'은 구하라, 노사연이 출연한 가운데 여왕벌 레이스가 펼쳐졌습니다. 런닝맨들에게 주어진 특명은 여왕벌을 구하는 것입니다. 유재석은 개리, 노사연과 한 팀이 되었는데, 여왕을 찾아야 다음 미션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북서울숲을 무대로 펼쳐진 레이스에서 기상천외한 로드 미션도 부여됐는데, 그 중 돌발임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돌발임무는 제작진이 착한 이미지의 유재석을 이용해 얼마전의 욕설 파문을 잠재우기 위한 설정으로 보여 오히려 유재석을 욕 먹이는 미션이 되고 말았습니다.


유재석팀은 두 번째 미션을 완수한 후 화장실이 급하다는 노사연 때문에 잠시 미션 수행을 멈췄는데요, 화장실까지 쫓아갈 수는 없고 볼 일을 보고 나오는 노사연을 기다렸다가 안전하게 모시고 오던 유재석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이와 할머니를 발견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타고 있는 자전거가 턱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데, 할머니가 쩔쩔매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럴 상황이라면 유재석이 못본 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이미 '무한도전' 등을 통해 많이 봐왔던 장면이지요.

유재석은 할머니에게 '도와 드릴까요?'라며 자전거를 번쩍 들어서 옮겨주었어요. 또 할머니와 아이가 가려던 길을 보니 내리막 길이라 위험했는데요, 유재석은 당연히 내리막길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었어요. 당연한 일을 했지만 유재석이 수행했던 돌발미션은 너무 설정티가 나서 오히려 반감을 살 정도였어요. VJ카메라가 뻔히 찍고 있는 상황에서 그 상황에서 도움을 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냐는 거지요. 이대앞 욕설파문을 희석시키려고 제작진이 유재석의 착한 이미지를 이용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사실 유재석은 카메라가 없어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상황인데요, 카메라가 보이는 편집으로 너무 설정티가 나니까 일부 시청자들은 유재석의 도움을 '가식이다'라고 비판하기까지 합니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할머니를 외면할까요? 제작진은 유재석을 띄우는 척 하면서 '런닝맨'프로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설정인데, 유재석이 내키지 않는 미션까지 찍은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네요. 유재석은 좋은 일을 해도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해왔으니까요.

만약 이런 상황을 지나가는 시민이 찍었다면 좀 다르죠. 공감 100배일 겁니다. 유재석은 그동안 방송 카메라가 아니라 시청자나 일반 시민들이 훈훈한 선행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그 때마다 선행천사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지요. 그런데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 선행이라고 해서 유재석을 '가식'으로 몰아붙이는 건 억울하죠. 오히려 '런닝맨' 제작진의 꼼수가 비난 받아야 하지 않나요?

'런닝맨' 제작진은 욕설파문에 상당히 부담을 느낀 듯 합니다. 왜 안그렇겠어요. 동시간대 '나가수'는 잡음과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1박2일'을 위협할 정도로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고 '런닝맨'은 침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어떡하든간에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유재석을 앞장 세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재석이 정말 된사람이라는 건 어제 '런닝맨'에서도 보여줬죠. 빈컵 던져 골인시키는 미션에서 유재석이 성공한 후 이동하는 와중에서도 땅바닥에 떨어진 얼음을 손으로 일일이 주워 담는 모습이 잠깐 나왔었는데요, 이건 카메라가 있건 없건 유재석이 평소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렇게 자기 관리에 철저한 연예인이 우리 나라에 얼마나 될까요? 이런 점 때문에 유재석이 국민MC라는 소릴 듣는 거지요.

'패떴'도 그랬지만 '런닝맨' 역시 제작진이 사고치면 유재석을 이용해 뒷수습하는 모습이 똑같네요. 이런 것 때문에 유재석이 본의 아니게 안티가 생기는 겁니다. '런닝맨' 제작진이 욕설 파문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재석의 선행을 너무 설정티가 나게 보여준 것이 의심을 사고 있는 거죠. 이런 의구심 때문에 유재석이 비난을 받는 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비난 받을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말이죠.
설정 논란을 떠나 유재석의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한 국민MC다운 따뜻한 선행이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