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조권, 차세대 예능의 쌍두마차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요즘 연예계에서 남녀를 통털어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을 꼽으라면 이승기와 조권이 아닐까 싶네요. 두 사람 모두 가수지만 만능 엔터테이너 자질을 갖추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고 있잖아요. 무엇을 하던지 간에 최소한 망하지는 않기 때문에 여기 저기서 이승기, 조권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거에요. 지금 연예계 투톱은 유재석과 강호동입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언제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는 없지요. 정상의 자리는 영원한 게 아닙니다. 만약 유재석, 강호동이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다면 이들을 대신해서 조권과 이승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승기와 조권은 80년대생으로 이승기(1987년생)가 조권(1989년생)보다 두 살 많고, 데뷔는 이승기가 4년 빨라요. 이승기는 가수 이선희에게 픽업돼 2004년 1집 '내 여자라니까'로 혜성처럼 등장했어요. 데뷔 전 고생으로 본다면 조권이 더 많죠. 조권은 JYP에서 8년간의 최장기 연습생 시절을 견디고 2008년 2AM의 리더로 데뷔했으니까 2년만의 성장으로는 무서울 정도에요. 성장세로 본다면 이승기에 비해 조권이 훨씬 빠르게 보이지만, 조권의 연습생 8년을 생각한다면 빠른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승기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그의 포털 프로필은 '탤런트, 가수'로 돼있어요. 데뷔때부터 '논스톱5', '소문난 칠공주' 등에 출연하더니 지난해 '찬란한 유산'에서 첫 주연을 맡아 47.1%의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드라마로 그해 SBS 연기대상 특별기획부문 연기상까지 받았어요. 그러더니 올해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신민아와 호흡을 맞추며 연기자 이승기 이미지를 한층 굳혔습니다.

이승기에게 주목할 부분은 연기가 아니라 예능이에요. 이승기에게 '1박2일'은 그의 연예 인생의 최대 은인 프로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2007년부터 고정 맴버로 출연하면서 '허당' 캐릭터로 대박을 쳤는데, '찬란한 유산'이나 '여친구' 인기의 원천도 사실 '1박2일'의 인기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어디 이뿐인가요? 지난해부터 강호동과 '강심장'을 진행해온지 어느새 1년이 돼었어요. 예능의 꽃인 메인MC 자리까지 꽤차고 강호동과 찰떡 호흡으로 '강심장'을 토크쇼 강자로 만들어놓은 게 이승기의 힘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음악활동입니다. 이승기를 일컬어 '트리플 크라운' 즉 가수, 연기자, 예능의 3대 분야에서 인기라고 하지만 사실 가수로서는 활동이 미약해요. 이승기의 바쁜 스케즐을 고려해볼 때 시간이 없는 게 아닌가 싶어요. 데뷔때 발표한 '내 여자라니까' 이후 가수로서 총 4장의 정규 앨범과 2장의 스페셜 앨범을 발표했는데, 지난해 발표한 '결혼해 줄래' 이후 올해는 음악 활동이 거의 없었어요. 명색이 가수인데, 음악무대에서 이승기를 보는 것이 너무 오래된 듯 싶습니다.

조권의 성장세를 보면 이승기와 비슷합니다. 이승기가 가수에서 예능으로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를 발판삼아 드라마에 출연해 성공을 거둔 것처럼요. 조권도 2008년 2AM으로 데뷔 후 '강심장', '스타킹', '세바퀴' 등에서 특유의 '깝'이 화제가 되면서 '우결'에 캐스팅되었어요. 이승기가 '1박2일'로 성공했다면, 조권은 '우결'에서 아담부부로 대박을 터트린 겁니다. 요즘 '우결'의 인기는 아담부부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보통 '우결' 커플의 출연기간이 6개월 정도인데, 아담부는 어느새 1년이 됐어요. 그러나 여전히 아담부부 인기는 식을 줄 몰라요. 역대 '우결' 커플 중 최고의 인기 커플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결' 인기의 여세를 몰아 조권은 올해 '패떴2'에도 출연했지만, 아쉽게 3개월 만에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말았어요. 유재석이 하차한 후 그 여파로 '패떴2'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권의 인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다음 달 MBC 시트콤 '부탁해요(가제)'에 가인과 쌍둥이 남매로 출연할 예정이에요. 이승기처럼 조권이 드라마에도 진출하는 것입니다. 어디 이것뿐인가요? 이승기가 '강심장'에서 MC를 보고 있다면, 조권은 SBS '인기가요'에서 MC를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승기와 조권은 성장 과정이 너무 비슷합니다. 현재 이승기는 SBS와 KBS에, 조권은 SBS와 MBC에 주로 출연하고 있어요. 두 사람 모두 SBS에서 귀하게 대접받는 스타이기도 합니다. 이승기는 MBC에, 조권은 KBS 고정 프로진출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이 점은 유재석과 강호동이 방송 3사를 종횡무진하는 것과 비교가 됩니다. 이승기는 강호동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조권은 특유의 예능끼로 홀로 독자 성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조권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 예능 프로 진행을 한다면 대박 듀엣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재석의 차분함과 게스트들에 대한 배려, 여기에 조권 특유의 '깝'이 합해진다면 어느 프로를 하더라도 인기를 얻지 않을까요? 강호동이 이승기를 만난 것이 최고의 행운이라고들 하는데요. 만약 유재석이 조권을 만난다면 이 역시 최고의 방송운을 차지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이승기와 조권은 앞으로 예능계 쌍두마차로 커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두 사람은 '1박2일'과 '우결'을 통해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가수지만 연기와 예능에서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인기로 난형난제로 커갈 가능성이 커요. 강호동과 유재석을 직접 비교해서 누가 더 우위인가를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듯이, 조권과 이승기를 비교해 누가 더 낫다고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승기는 이승기대로, 조권은 조권대로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하나씩 채워가면 됩니다.

이승기-조권을 차세대 포스트 유재석과 강호동으로 생각하는 것은 현재 인기를 기준한 것입니다. 앞으로 군대도 가야하고, 또 어떤 문제가 생겨 한 방에 훅 갈지도 몰라요. 두 사람을 차세대 예능의 쌍두마차라고 하는 것은 지금처럼 안티없이 꾸준하게 성장해가는 것을 가정한 것이에요. 물론 이승기, 조권 이외도 강호동과 유재석을 이을 잠재 스타들은 많아요. 그러나 이승기-조권만큼 다방면에서 탤런트를 가진 스타를 찾기란 쉽지 않아요. 지금 이대로 쭉~ 간다면 한국 예능의 쌍두마차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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