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하면 반듯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립니다. 9시 뉴스에 나오는 아나운서들 모습을 보면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표준말을 구사하고 언행 등 흐트러진 몸가짐을 보이지 않습니다. 요즘은 '아나테이너'라고 해서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 MC를 보거나 직접 출연해 웃음과 재미를 주고있어 전통적인 아나운서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지요. 아나운서들에 대한 선입견을 무너뜨린 최초의 아나테이너 하면 최은경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녀는 개그우먼보다 더 많이 망가지며, 드마마나 예능프로에서 맹활약 하고 있습니다. 어제 최은경은 '강심장'에 출연해 망가짐의 미학을 보여주었습니다.

'강심장'에서 최은경이 보여준 맹구 모습은 그도안 방송에서 몇 차례 보여준 모습입니다. 어제도 최은경은 맹구 흉내를 냈습니다. 그런데 볼 때마다 웃음이 빵 터집니다. 아나운서 답지 않게 귀엽고 깜찍한 얼굴인데, 그 얼굴에서 나오는 맹구 표정은 반전 그 자체입니다. KBS 임원진들이 최은경에게 뉴스를 맡기지 않은 것이 당연해보였습니다. 뉴스 앵커가 맹구 모습을 보이면 곤란하잖아요? ㅋㅋ


여자 연예인들이 개인기를 준비할 때는 보통 댄스나 춤을 많이 선보입니다. 예능 프로라 해도이미지가 심하게 망가지는 것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죠. 맹구 흉내를 내는 것은 얼굴도 찡그려야 하고, 잘못하면 어색하게 보일 수 있는데 최은경의 맹구 흉내는 망가짐을 불사한 필살기입니다. 최은경은 '봉숭아 학당'의 이창훈을 흉내낸 건데, 남자 개그맨들이 흉내낸 것보다 싱크로률이 더 낫습니다.
사실 어제 '강심장'에 출연한 게스트 중 그녀의 토크가 빛을 본 것은 바로 망가짐의 미학 때문이었어요.

최은경은 입담도 좋습니다. 어제 7살난 아들에 대한 일화를 공개했는데, 개그우먼 저리가라 할 정도로 큰 웃음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녀의 아들은 엄마를 닮아서 그런가 입담이 엄마를 뺨치는 듯 합니다. 발리는 유치원에 다닐 때 빈 교실에서 한 살 연상의 여자친구와 뽀뽀사건을 일으키는가 하면 거침없이 여자친구에게 '나도 사랑해'라고 말해 '그 엄마에 그 아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은경은 KBS 공채 21기로 수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습니다. 그녀 역시 다른 아나운서들과 마찬가지로 백지연선배처럼 뉴스 진행이 꿈이었어요. 그러나 그녀는 단 한번도 뉴스 진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녀가 유일하게 뉴스 앵커석에 앉은 것은 '개그콘서트' 언저리뉴스 코너였어요. 왜 아나운서인데 정규 뉴스진행을 하지 못했을까요? 입사때부터 최은경은 뉴스진행자로 뽑은게 아니었어요. KBS뉴스 본부장 등이 최은경의 숨겨진 끼를 보고 아나테이너 시대를 대비해서 뽑았나 봅니다.

입사 후 '뉴스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임원진이 '절대 안된다'고 해 최은경은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그녀의 숨겨진 끼는 오히려 뉴스보다 더 인기있는 '아나테이너'가 되었어요. 2002년 프리 선언 후 그녀는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에 출연해 코믹한 연기로 방송연예대상 코미디 시트콤부문 우수상(2009년)을 받았습니다. '태희혜교지현이'에서 최은경은 왕싸가지로 동네 여인들의 공공의 적이었지요. 일명 '왕재수'로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런 연기로 최은경은 아나운서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습니다. 박미선, 정선경, 김희정, 홍지민 등 '태희혜교지현이' 출연자중 가장 많이 망가진 배우가 최은경이었습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데 최은경은 외모가 아니라 내적으로 숨겨진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이미지 변신을 성공시킨 좋은 예가 되고 있습니다. 일곱살 난 신세대 미시 주부로 방송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유쾌 상쾌 통쾌한 입담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제 최은경은 MC가 아니라 방송인입니다. 그녀를 방송인이라고 하는 것은 MC, 예능, 드라마 등 가리지 않고 출연하기 때문입니다.

최은경은 전직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과감하게 내던졌습니다. 그리고 아나운서들이 갖고 있는 품위도 버렸습니다. 그녀에게 품위란 거추장스러운 옷처럼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강수정, 박지윤 등이 프리선언을 했지만 최은경만큼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전직 아나운서의 품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최은경이 망가질수록 즐겁습니다. 최은경의 망가짐의 미학은 볼 수록 매력이 있습니다.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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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끔은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하면..
    웬지모를.. 높은 벽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최은경씨는 전혀 그렇지 않죠.. 시트콤뿐만 아니라
    방송진행도요~ 요즘은 조금 뜸해졌지만..
    아나운서의 프리선언은..최은경씨가 좋은 모델이 될 듯 ㅋ

  2. 최은경아나운서의 러브스토리도 참 재밌었습니다.
    자신있게 자신의 얘기를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분 같아요 ^^
    잠재된 끼가 참 많아 보이시구요.
    좋은 모습으로 브라운관에서 자주 뵜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