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무도' 레슬링 우롱, 제작진 입장에서 보니

by 피앙새 2010. 8. 20.
반응형
어제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동호회(WM7)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지난 1년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여 4천여 관중들이 열광했습니다. WM7의 레슬링 경기는 당초 5월 5일 어린이 날에 낙도 어린이들을 초청해 맴버들의 레슬링 경기를 선물로 하자고 시작했는데, 천안함 사태와 MBC파업 등으로 5월을 놓쳐 계획이 연기되다 보니 다문화가정을 초청하는 형태로 바뀐 것입니다. 그런데 경기 당일인 어제 출연료 미지급, 프로레슬링계 농락, 미 WWE표절 등 이런 저런 논란이 갑자기 불거졌습니다.

언론에서는 무한도전 제작진의 말은 쏙 빼고 한 쪽만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기사를 내보내 맴버들의 땀과 노력이 폄하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언론에서 제기된 WM7 논란들은 출연료 미지급, 프로레슬링계 농락, 미국 WWE 표절 크게 세 가지인데,
한 마디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첫 째 출연료 미지급입니다. IMPACT 2009 세계 챔피언 윤강철과 동료 2명은 출연료 40만원을 받기로 하고 1박2일간 촬영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30여차례 독촉전화 끝에 두 달 반 만에 겨우 출연료를 받았고, 그것도 40만원의 절반인 20만원만 지급됐다는 겁니다.

출연료는 당일 지급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방송국 특성성 워낙 결재단계가 많아 통상 2개월 후에 지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강철 등 3명이 두 달 반만에 출연료를 지급한 것은 제작진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지급절차에 따라 처리된 것입니다. 김태호PD 해명에 따르면 윤강철선수는 출연료에 대해 따로 논의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녹화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20만원의 출연료를 지급한 것은 오히려 제작진이
윤선수의 수고에 보답한 것이 됩니다. 만일 윤강철선수가 출연료 문제로 기분이 상했다면 제작진이 VIP로 경기에 초청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둘 째 프로레슬링 우롱입니다. 이 논란에 대해 김태호PD는 상당히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무한도전은 봅슬레이 등 소외된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무도'가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온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WM7특집은 프로레슬링 부흥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맴버들이 동호회원이 되어 어린이날 축하 선물로 준비하려 했던 겁니다. 그래서 맴버들이 레슬링을 배울 때도 현직 프로레슬러가 아니라 손스타를 코치로 영입한 것입니다.

그런데 윤강철이 '무한도전'에서 '벌칙맨'으로 출연한 것을 두고 프로 레슬링의 위상 실추 조장이라고 하는 것은 비인기 스포츠인 레슬링을 10주 동안 홍보해준 노력은 고사하고라도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나 다름없습니다. 솔직히 WM7 특집을 하면서 레슬링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였습니까? 공중파에서 10주 연속으로 이렇게 대놓고 홍보해준 스포츠가 또 있나요? 그리고 현직 레슬링 선수가 벌칙맨으로 출연했다고 해서 프로레슬링의 위상이 실추된다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셋 째 미국 WWE표절입니다. 프로 레슬링은 스포츠입니다. 스포츠경기에서 우수한 선수의 기술이나 장점은 배우기도 하고 따라하기도 합니다. 미국 WWE 경기는 캐이블을 통해 국내에 많이 소개됐습니다. 국내 프로레슬러들이 미국 WWE 경기를 배우고 따라하기도 합니다. 하물며 연예인들이 하는 경기에서 미국 WWE를 따라한다고 무슨 문제가 되는지요?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입니다. 가수들이 표절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왜 실제 프로레슬링 경기를 하는데, 표절 운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한도전 제작진이 WM7특집을 기획하면서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에 방송협조를 요청했을 때는 흔쾌히 받아들이더니, 막상 경기 당일 '우롱' 운운하며 논란을 일으킨 저의를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프로레슬링협회는 무한도전에 고맙다고 엎드려 절을 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특히 다른 누구보다 윤강철선수가 출연료, 숙소, 교통편 등을 이유로 푸대접 받았다고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작진과 스탭들이 어렵게 초청한 현직 운동선수를 나몰라라 했다는 것은 언뜻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 서운하거나 불쾌한 게 있다면 경기 전에 얘기해야지 왜 당일 날 얘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기약도 없이 1년 3개월에 걸쳐 땀과 눈물을 흘리며 고생한 맴버들에 대한 배신입니다.


경기를 앞두고 이런 저런 논란들이 불거지자, 김태호PD는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1년 3개월 동안 PD의 말만 듣고 묵묵히 따라와준 맴버들의 땀과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섭섭함 때문입니다. 이번 WM7특집이 맴버들을 위해 한 일인가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마련한 행사입니다. 누가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간에 1년 3개월간의 WM7특집을 성공적으로 마친 맴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경기 모습은 9월초에 방송된다고 하는데, 빨리 보고 싶네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