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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강심장, 최악의 드라마 홍보쇼

by 피앙새 201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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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심장'은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특집 1탄이었는데, 한 마디로 역대 최악의 드라마 홍보쇼였습니다. 이승기 신민아 주연의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가 다음주(11일)부터 방송되는데, 동시간대 '제빵왕 김탁구'를 의식해서인지 '강심장' 전체를 전세내어 홍보하는 듯 했습니다. 그것도 1탄도 모자라 다음주에 2탄까지 드라마 홍보쇼를 방송한다니 이승기 신민아를 제외한 나머지 게스트는 뭔가요? 통상 예능 프로에서 영화나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홍보 목적으로 출연하기도 하는데, 같은 방송 드라마라도 해도 시청자 입장에서 토크쇼가 아니라 드라마 홍보쇼를 보여주는 것은 제작진의 횡포였습니다.

DJ DOC 이하늘이 '강심장' 출연을 거부했는데, 왜 출연을 거부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런 프로에 나온다면 병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텐데, 출연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어제 게스트를 보니 신민아 외에도 은지원, 나르샤, 안혜경, 임슬옹, 양세형, 김호창, 노민우, 오세정 등 많은 게스타가 나왔는데, 모든 포커스가 신민아와 이승기에게 맞춰졌습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홍보를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해도 신민아를 두고 이승기와 임슬옹의 러브라인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으니까요.


이승기나 신민아를 좋아해서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이하 '구미호' 표기)를 보려던 시청자들도 오히려 보고 싶은 마음을 싹 가시게 할 정도로 '강심장'의 홍보쇼는 도를 넘었습니다. 게스트 중 '구미호' 출연진만 해도 이승기, 신민아, 노민우, 박수진 등 4명입니다. 국가대표급 예능 대표선수 19명이 출연했는데 이들 4명만이 주목받았고, 나르샤, 은지원 등 나머지 15명의 게스트는 방청객으로 전락했습니다.

그래도 내노라하는 인기를 가진 15명의 게스트들은 신민아를 중심으로 이승기와 노민우, 박수진이 '구미호' 홍보를 위해 출연한 겁니다. 시작하자마자 이특이 강호동과 함께 MC석에 나타났고, '구미호' 홍보를 위해 이승기는 신민아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구미호'를 2010 최고의 기대작이라며 눈에 빤히 보이는 소리를 하고, '구미호' 스페셜 영상까지 보여주며 대놓고 홍보쇼를 하네요.


19명의 게스트 중 '구미호' 특집 1부에서 주목을 받은 게스트는 신민아 뿐이었습니다. 예능 프로가 낯선 신민아는 모든 게스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다소 부담스러워 했지만 이내 적응해 나갔습니다. 신민아는 이승기에게 은밀하게 이메일을 받은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강호동이 이승기-신민아를 핑크빛 사연으로 몰고 갔지만 사실은 '구미호' 대본 리딩 파일을 보내주기 위한 메일이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이승기와 신민아가 진짜 핑크빛 염문이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낚시 방송입니다. 강호동의 중매 진행도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이제는 불편하고 식상하기만 합니다.

MC 이승기와 2AM의 임슬옹, 그리고 비, 조인성, 원빈, 박해일 등 내노라하는 스타들을 두고 즉석 이상형 월드컵 대결을 펼쳤습니다. 토크쇼가 연예인 짝짓기 프로로 변질된 것입니다. 연예인들끼리 서로 누구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가 토크쇼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강심장' 포맷은 심장을 강하게 하는 토크만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한번도 공개하지 않는 충격적인 토크로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그런데 '구미호' 홍보와 짝짓기 등으로 어제는 충격이 아니라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만약 '구미호' 홍보를 위한 특집을 한다면 이승기와 신민아, 박수진, 노민우만 출연시키고 다른 게스트는 굳이 초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나르샤, 은지원, 홍경민 등 가수들은 혹시 '인기가요'에 출연하기 위해 병풍을 마다하지 않고 출연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구미호' 특집이라고 해도 같은 게스트인데, 신민아에게만 집중하니 오히려 신민아와 '구미호'에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강심장'은 연애버라이어티도 아니고 드라마 홍보쇼도 아닙니다. 게스트들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토크로 이루어지는 쇼입니다. 상식 수준을 벗어나 자사 드라마를 홍보하다 보니 '강심장' 포맷마저 무너졌습니다. 토크쇼를 보고 싶어 '강심장'을 선택했던 시청자들은 일방적인 '구미호' 밀어주기에 마치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거의 한 시간 동안 신민아를 두고 벌어진 '사랑의 작대기'같은 낡은 러브라인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분통이 터졌을 겁니다. 제작진이 시청자를 우롱한 것입니다.


불과 하루 전에 이하늘이 자신의 트위터에 '강심장'의 출연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강심장' 출연을 볼모로 '인기가요' 출연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충격적인 폭로였습니다. 이하늘의 폭로로 많은 사람들이 '강심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을 때 '강심장'은 또 한번 실망을 안겨주네요. 만약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홍보를 하고 싶었다면 별도로 스페셜 방송을 해야하는데, '강심장'으로 대신했습니다. 어제는 '강심장'의 탈을 쓴 신민아 스페셜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른 게스트 얘기를 하다가도 신민아에게 넘어가고, 또 다른 사람 얘기가 좀 나오는 가 하면 다시 신민아에게로 넘어갔습니다. 물론 이렇게 신민아를 뛰워준 목적은 자사 드라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시청률을 위한 것입니다.

SBS는 '제빵왕 김탁구'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나 봅니다. 그래서 강호동의 '강심장'을 통째로 빌려 '구미호' 홍보쇼를 2부까지 방송하는 건가요? 정말로 '구미호' 시청률을 높이고 싶다면 드라마를 잘 만들어야지, 예능 방송을 통째로 빌려 홍보할 필요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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