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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백남봉 별세, 코미디계의 큰 별이 지다

by 피앙새 201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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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코미디언 백남봉(본명 박두식)이 오늘 하늘로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백남봉하면 7080 세대들에겐 잊지 못할 코미디언입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유재석에 버금가는 인기로 국민적 사랑을 받던 예능인이었습니다. 남보원과 함께 원맨쇼로 국민들을 배꼽잡게 하던 그가 떠났다니 코미디계의 큰 별이 떨어진 기분입니다. 이제 그의 익살과 풍자가 가득한 얼굴은 다시는 볼 수 없게됐네요.

글쓴이가 어릴 때는 TV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라디오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백남봉의 원맨쇼 테이프는 인기가 많아 요즘 걸그룹 CD처럼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그만큼 백남봉은 어렵고 힘든 시절 우리 시대 부모들에게 웃음을 주던 행복 전도사였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고, 가끔 방송에서 볼 때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백남봉은 1969년 데뷔했으니 40년 넘게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다가 하늘로 떠났습니다. 백남봉이 데뷔할 당시에는 장소팔, 고춘자가 만담으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백남봉과 남보원이 원맨쇼를 시작하면서 희극의 새로운 장르가 시작된 것입니다. 백남봉의 원맨쇼는 동물소리는 물론 비행기, 기차소리 등 흉내를 못내는 소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간복제기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의 팔도사투리는 사투리 개그의 시초이자 정석이었습니다. 구수한 팔도 사투리를 듣도 있노라면 전국 팔도를 여행하는 기분이었으니까요. 아직 그의 원맨쇼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지만 요즘 방송에서는 젊은 개그가 점령한 지 오래고, 버라이어티 프로가 많아 백남봉 등 원로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는 없었습니다. 가끔씩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 특집 방송에서 간간히 얼굴을 비출 뿐이었습니다. 백남봉은 그래서 캐이블 방송에서 '백남봉쇼'를 진행하며 올드팬들을 만나왔습니다.


'원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젊은 사람들에게도 통할 수 있는 입담을 과시하며 녹녹치 않은 예능감을 보여주었지만, 캐이블 방송이라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이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하던 백남봉은 7080세대의 별이었습니다. 우리 부모세대들이 백남봉의 원맨쇼를 잊지 못하는 것은 배고픈 시절 그의 쇼를 보고 배고픔을 달랠 정도로 웃음을 선사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흑백TV도 변변하게 없어서 동네에 만화방이나 가게에 한 두대 밖에 없던 시절, 백남봉이 TV에 등장하면 오늘은 어떤 웃음을 주나 하고 기대를 하면 보던 추억은 이제 '옛날TV'에나 나오던 얘기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회갑연에 초대하고 싶은 연예인 0순위로 꼽힐 만큼 장년층과 노년층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언제나 웃음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시름을 잃게 해주던 모습, 이젠 볼 수 없게됐습니다.


얼마 전에는 방송에서 한강에서 자전거를 즐겨 타며 건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니 하늘의 명은 거역할 수 없나봅니다. 비록 그는 떠났지만 그의 구수한 목소리와 국민들을 빼꼽잡게한 원맨쇼는 남아 있습니다. 이제 갓 70이 넘은 나이, 아직 더 많은 웃음을 주길 바랬는데 떠나고 말았습니다. 성대모사의 달인, 개그의 원조 등 그가 남긴 한국 코미디의 역사만큼 그의 죽음이 안타깝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길 바라며, 삼가 고 백남봉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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