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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런닝맨', 유재석 죽이기 프로인가?

by 피앙새 201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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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복귀 프로로 관심을 끌었던 '런닝맨'이 영 신통치 않습니다. 첫 방송때는 이효리, 황정음 효과 때문인지 10%의 시청률을 보였는데 2회 7.7% → 3회(7월 25일) 7.4%로 점점 떨어지고 있네요. 동시간대 박명수의 '뜨거운 형제'가 어제 7.7%를 기록해 근소하나마 앞서기 시작했어요.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가 21.1%로 시청률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데, '런닝맨'은 밤새 뛰며 고생했는데 시청자들이 외면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런닝맨'은 유재석을 죽이는 예능 프로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첫 회는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 달렸고, 2~3회는 수원 월드컵 경기장을 뛰고 달렸습니다. 그것도 낮이 아니라 밤새 뛰고 달리느라 유재석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됐습니다. '무한도전'과 '패떴'에서 보여주었던 유재석의 저질 체력이 '런닝맨'을 통해 또 한번 극명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돼지저금통을 찾느라 그 넓은 월드컵 경기장을 뛰었지만 단순히 다음 날 아침 월드컵 경기장을 빠져나간다는 목적이 너무 뻔해 재미보다 허탈하기까자 합니다. '무도'처럼 패자에게 맛보는 '지못미' 재미도 없어요. 4만 4천여석의 월드컵 경기장을 뛰느라 지쳐서 주저앉은 유재석과 VJ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왜 이렇게 유재석에게 힘든 예능을 시킬까요? SBS는 '런닝맨'을 신개념 버라이어티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방송된 '런닝맨'을 보면 신개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출연자를 둘로 나누어 게임을 하는 예능은 이미 오래된 버전이에요. '무도'와 '1박2일'에서도 하고 있고요. 게임만 전문으로 하는 '출발 드림팀'도 있지요. 장소와 출연자만 다를 뿐 게임으로 승부를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어제도 '높이 합산 다이빙', '경기장에 숨겨진 돼지저금통 찾기', '텔레파시 게임', '대롱대롱 승부차기' 등 게임에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났습니다. 야외 버라이어티인데, 밤새 게임만 하다가 끝납니다.

밤새 뛰고 달리느라 메인MC 유재석의 존재감이 전혀 부각되지 않습니다. 유재석은 게임 진행하랴, 직접 참여하랴 다른 사람보다 더 지치고 힘든 상황입니다. 어제 '높이 합산 다이빙' 게임에서 7.5m에서 공포에 떠는 유재석의 모습은 재미보다는 솔직히 불쌍해보였어요. 이광수 역시 벌벌 떨며 시간을 끌다가 7.5m에서 뛰어내렸는데, 마지막에 김종국이 10m에서 가뿐하게 뛰어내리는 걸 보니 제작진이 김종국을 부각시켰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이광수가 무서워하긴 했지만 승부를 위해 10m에서 충분히 뛰어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7.5m에서 뛰어내려 결과적으로 김종국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입니다.


'런닝맨'은 메인MC 유재석 외에 지석진 등 고정출연자가 6명, 게스트가 2명입니다. 게스트야 그렇다쳐도 고정출연자 6명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 번갈아가며 웃음과 재미를 뽑아내야 하지만 유재석 혼자 북 치고 장구치며 동분서주합니다. 그러니 유재석이 힘들 수 밖에 없어요.

유재석의 절친 지석진은 토크쇼에는 강해도 버라이어티에는 약합니다. 지석진이 그나마 유재석을 받쳐줘야 하는데, 자기팀 챙기기도 바쁩니다. 김종국은 'X맨'과 '패떴' 출연 경험이 있어 캐스팅됐지만 힘쓰는 게임외에 존재를 부각시키지 못합니다. 김종국은 '런닝맨'보다 사실 '출발 드림팀'이 더 어울립니다. 기대를 걸었던 하하는 요즘 MC몽과 '하하몽쇼'를 진행하고 '무한도전'에 출연하기 때문에 '런닝맨'은 쉬어가는 느낌마저 듭니다. 하하가 다이빙대에서 공포에 질려 시간만 질질 끌자, 유재석이 '하하야! 힘들어 죽겠다'며 하소연을 하는 것을 보면서 유재석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답답했을 겁니다.


그나마 리쌍의 개리가 포토존 게임을 통해 표정으로 웃음을 주며 캐릭터를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개리는 방송 밖에서는 빵빵 터질 정도로 재밌다는데, 아직 적응을 못해서 자신있게 치고 나오질 못하고 있어요. 이광수와 송중기는 젊은 피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예능 첫 출연의 부담감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겉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솔직히 '런닝맨'을 통해 예능을 배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렇게 누구 하나 유재석을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유재석이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유재석의 '런닝맨'이라 그 모든 책임은 유재석이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런닝맨'의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지, 언론은 '천하의 유재석도 별 수 없다', '뜨형에 뒤진 런닝맨', '유재석 도전 식상하다' 등 유재석을 더욱 옥죄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일 뿐인데, 성공을 점치는 언론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질 체력 유재석은 '런닝맨'같은 예능 포맷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유재석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준 예능 프로는 '놀러와', '해피투게더3'입니다. 출연진들을 자연스럽게 배려하면서 순간 순간 재담으로 웃음을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한도전'은 박명수 등 맴버들과 5년 동안 다져진 팀워크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의 호흡으로 국내 최고의 야외 버라이어티로 만들었습니다. '무도'는 유재석이 진행만 해도 박명수 등 나머지 맴버들이 알아서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 냅니다. 강호동의 '1박2일'도 강호동 뿐만 아니라 나머지 맴버들이 저마다 재미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겁니다.

'런닝맨' 고정 맴버들은 '무한도전'이나 '1박2일'처럼 선뜻 자신있게 나서질 못합니다. 그러니 유재석 혼자 북 치고 장구치며 애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포맷도 앞서 언급한 대로 장소만 바뀔 뿐 식상한 게임으로 밤새 정신없이 뛰고 또 달립니다. 보는 시청자들도 정신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시청자가 외면하면 '런닝맨'은 죽은 예능이 됩니다. SBS가 빈사상태의 예능을 부활시키기 위해 유재석을 복귀시켰는데, 이러다 유재석마저 죽이지 않을까 우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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