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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그들은 현대판 '머슴'에 불과했다

by 피앙새 2009.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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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문제가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점점 더 위기로 치닫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 문제는 동방신기 문제가 아니라 기획사-연예인간의 전속 계약을 둘러싼 문제기 때문에 연예계의 전체의 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동방신기 문제를 보니 부당한 전속계약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영웅재중 등 맴버 3명이 기획사를 향해 일으킨 반란으로 느껴집니다. 무명의 동방신기를 데려다 키운 기획사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느낌일 것입니다. 그러나 동방신기 입장에서 본다면 13년이란 계약기간은 마치 현대판 머슴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동방신기 맴버 중 반란을 일으킨 것은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3명입니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이번 거사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거사에 참여한 맴버 3명은 “기획사의 불합리한 계약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할 뿐이며, 그룹 해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동방신기가 원하는 것은 사실상 종신계약이나 다름없는 전속계약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입니다. 동방신기 입장에서 해체위기를 생각해보는 것은 연예인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무명의 동방신기 맴버들을 데려다 키워준 기획사의 공로를 배은망덕으로 갚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최초 계약할 때 계약내용을 모르고 사인한 것도 아니고, 이제 스타 대접을 받으니 딴 소리하는 것은 연예계 생리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동방신기 위기가 머슴과 다름없다고 느낀 것은 종신계약, 최소한의 수익금만 지급하는 행태가 옛날 머슴과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부잣집 머슴으로 가면 농사일은 물론 집안일까지 다해주지만 일년에 한번 주는 쇠경이 전부였습니다. 그 쇠경은 주인집 사정에 다르지만 대개 쥐꼬리만 했습니다. 그래서 머슴은 평생 머슴으로 살 수 밖에 없었고, 그 자식들도 대를 이어 머슴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동방신기는 13년이란 장기 계약이 연예인 입장에서 볼 때는 종신계약과 같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이돌 스타 입장에서 13년후면 30살에 가깝기 때문에 전속 계약 해제 후에는 더 이상 아이돌 스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이유는 13년간 장기계약을 했더라도 스타가 돼 기획사에 수익을 많이 내준 만큼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심입니다. 일반 샐러리맨들도 매년 월급을 인상해주고 승진도 시켜주는데, 5년 이상 기획사에 기여한 부분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동방신기가 밝힌 바에 따르면 최초 기획사에 들어갈 때 계약금도 없었고, 음반이 50만장 이상 판매됐을 경우에만 그 다음 앨범 발매시 맴버 1인당 1천만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같은 음반시장 불황에 50만장의 앨범을 팔기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올해 2월에 전속계약이 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앨범 판매량에 따라 분배받는 수익금은 1인당 0.4%~1%에 불과했습니다. 재주를 부리는 사람은 동방신기인데, 그 댓가로 받은 돈은 모두 기획사가 가져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계약입니다. 이 전속계약을 바꾸려 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이에 대해 기획사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수익배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데뷔후 2009년 7월까지 현금만 110억원(기분배금 92억+선지급금 17억 7000만원)을 수령했고 고급 외제차(계약과 상관없는 보너스) 등을 제공받은 반면, 기획사는 동방신기 데뷔 후 4개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무명시절 데려다가 훈련시켜 키워주고 나니 이제와서 계약 내용을 무시하고 딴소리 한다고 할지 모릅니다. 한마디로 물에 빠진 사람 건지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이냐 입니다. 그러나 연습생 vs 대형소속사 관계에서는 처음부터 공정한 계약이 성립될 수 없습니다. 어떡하던지 스타가 되고 싶은 연예인 지망생 입장에서는 대형소속사에 들어가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연습생시절을 겪은 후 스타가 된 후 하루 3~4시간씩만 자며 강행군을 해서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이 기획사로 들어가는 구조를 보고 동방신기는 '이건 아니다' 싶어서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기획사가 적자를 보고 있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동방신기가 책임질 부분이 아니고, 회사운영을 잘못한 경영진 탓입니다. 기획사 입장에서야 계약내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면 문제해결은 어렵습니다. 만의 하나 문제가 잘못돼 그룹이 해체될 경우 거사를 주도한 맴버 3명은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입니다.

현재로서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 화해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권고한 표준 약관은 최장 계약 기간을 7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계약기간 문제와 활동에 따른 적절한 수익분배 등이 화해의 핵심 쟁점입니다. 지난 2001년 비슷한 상황에서 해체된 그룹 HOT처럼
동방신기 팬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맴버들은 “해체는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기획사에서 현대판 머슴같은 전속계약을 철회하지 않는 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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