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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행복

은행만 살고 보자는 영업시간 변경

by 피앙새 2009.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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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시간이 오전에 30분 일찍 열고 오후에 30분 일찍 닫는 것으로 영업시간이 변경되었습니다. 오전 9시 30분에 열던 것을 9시부터 열고, 오후는 4시 30분에서 4시로 당겨졌습니다. 그런데 영업시간 변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고객을 위해서는 거꾸로 오전은 10시부터, 오후는 오히려 30분 늦춰서 5시에 닫아야 맞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영업시간 변경은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은행만을 위한 조치였습니다. 서민들의 생활리듬이나 시장 상인들의 입금 시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결정입니다.

은행이 영업시간을 조정한 것은 은행의 이익극대화를 위한 것입니다. 자본시장 통합법이 시행되면 조만간 증권사에서도 은행업무가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증권사는 증권시장 개장시간에 맞춰 업무가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30분동안 증권사에 고객을 빼앗기기 때문에 은행들은 영업시간을 조정한 것입니다. 고객의 편의나 불편함 등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은행의 영업시간 변경은 서민들, 특히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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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 장사를 마감하는 오후에 보통 입금을 합니다. 그래서 은행 폐점시간이 늦으면 늦을수록 좋습니다. 오후 4시면 시장상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은 한창 장사를 할 때입니다. 이럴 때 은행 마감시간을 4시로 맞춰놓고 이 시간까지 금융업무를 보라는 것은 은행에 오지 말라는 소리나 똑같습니다. 물론 은행직원들은 폐점시간이 빨라짐에 따라 퇴근시간도 빨라질 것입니다. 가뜩이나 은행 연봉이 다른 기업들보다 많은데, 이렇게 퇴근시간까지 앞당겨짐으로써 휘파람불지 모르겠습니다.

‘서민들은 죽어 나자빠져도 우리는 모른다’, ‘은행도 증권사들과 경쟁하려면 이렇게 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 ‘지금 서민들 생각할 겨를이 없다’ 등이 은행의 입장일 것입니다. TV나 신문에 나오는 광고를 보면 ‘고객 중심’ 하면서 자기 은행 오라고 하면서 비싼 광고비를 들이는데 이제 광고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고객 중심이 아닌 ‘은행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은행중에서 시티은행과 HSBC,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기존대로 마감시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외국계 은행들이 토종 국내은행들보다 더 고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국내은행들 고객 다 외국계은행들에게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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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 대량 해고로 ○○은행에서 만든 ‘눈물의 비디오’는 우리 시대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어려울 때 서민들이 은행에 차곡 차곡 푼돈이라고 가져다 맡기면서 은행들은 기사회생했지만, 일부 부실은행들에는 국민의 혈세인 막대한 공적자금을 갖다 메꾸며, 은행살리기에 정부도 나섰습니다. 그렇게 우리 국민들과 정부가 살려준 은행들이 이젠 국민들을 나몰라 합니다. 이거야말로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경우입니다. 고객 없는 은행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는데, 고객 생각을 안하고 있습니다.

은행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어쩔 수 없이 증권사와 경쟁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변경했다는 것은 후안무치같은 변명입니다. 은행이 살기위해 결국 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은행에 푼돈 갖다 맡기면서 은행이 부자되도록 해주어도 결정적일 때 이렇게 외면해버리는 것이 오늘 우리 나라 은행들의 실체입니다. 그렇다고 집에 현금을 쌓아둘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은행을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점을 은행이 모를리 없습니다. 새벽 6시에 개점을 해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은행의 영업시간 변경에 대해 사전에 홍보를 하지 않아 필자는 어제 뉴스를 보고 알았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오전에 은행을 갈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직장에서 4시에 퇴근하는데, 퇴근후 은행일을 보던 일은 이제 힘들어졌습니다. 은행은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결국 은행을 위해 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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