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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실험

다음 블로그뉴스 기자로 산다는 것은

by 피앙새 2009.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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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Daum) 블로그뉴스 기자가 2월 16일 현재 11만명이 넘었고, 베스트뉴스 블로거(황금펜기자)수만 해도 291명이 됩니다. 2005년 12월 해린님을 시작으로 황금펜기자들을 291명이나 배출했지만 요즘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황금펜기자는 50여명 정도입니다. 그 많은 황금펜기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요?

요즘 블로그뉴스는 1인 미디어, 1인 기업으로까지 불리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도 작년 5월말부터 다음 블로그뉴스 기자로 활동하면서 현장취재, 방송리뷰, 일상다반사, 정치평론 등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면서 많은 글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블로그뉴스를 생산하면서 느낀 것은 블로그뉴스 기자 하기가 정말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혼자 취재하고, 기사 쓰고, 사진 찍고, 편집하고, 교정하고 뉴스 송고하고 게다가 독자(네티즌 댓글) 반응에 따른 대응까지 해야하니 그야 말로 1인 다역을 하는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어쩌면 신문사 편집국장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지 모릅니다.

블로그뉴스 기자는 속된 말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야 합니다. 누가 사진을 대신 찍어주는 것도 아니고, 기사를 대신 취재하고 써주는 것도 아닙니다. 송고후 오탈자 공포에 시달려야 합니다. 그래서 기사 하나 작성하려면 시간과 정력을 소비해야 합니다. 가볍게 취재후 얄팍한 기사를 쓸수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작성하게 되면 네티즌 독자로부터 뭇매를 맞기 십상입니다.

어제는 휴일이라 아침을 먹고 있다가 TV 뉴스 자막으로 판교 공사장 붕괴사건이 속보로 떴습니다. 제가 사는 곳(분당)과 가까운 거리가 순간적으로 '빨리 가서 취재해야겠다"는 기자 근성(?)이 발동해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챙기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현장은 방송사, 신문사 기자들로 취재전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취재하러 온 사람들은 모두 남자들이었고, 여자는 저 혼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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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뉴스 기자들도 현장에 가서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며 뛰고 있습니다. 사진은 판교붕괴사고 현장)

제가 붕괴현장으로 접근하려니 언론사 취재진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혹시 사고로 숨진 유가족이 아니나며 카메라를 들이대며 몰려와 순간적으로 당황했습니다. 저는 '저도 취재하러온 기자입니다.'라고 말하고 카메라를 꺼내어 오히려 취재진에게 들이대자, 그제서야 취재진들이 물러났습니다. 판교 붕괴현장은 경찰과 전경들, 공사관계자들이 삼엄하게 현장을 봉쇄하고 있어 방송사들은 크레인까지 동원해 현장 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저도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공칠 수 없어서 이곳 저곳을 용감하게(?) 다니며 촬영을 했습니다. 물론 여기 저기서 제지당했지만, 다행히 현장 사진 몇장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설날을 앞두고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명절 경기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를 갔는데, 재래시장은 사진 찍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 갔을때 주차장과 마트안에서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직원이 달려와 사진을 못찍게 제지합니다. 신분을 밝히려다 그러면 더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냥 명절 풍경 한번 찍어보는 거라며 얼버무리고, 몰래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도 직원들이 사진 찍는 것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 했습니다. 블로그기자들의 파워(?)를 알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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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블로그 뉴스 기자는 누구나 신청만 하면 다 얻게되는 자격입니다. 그러나 이중에는 등록만 해놓고 활동은 안하는 잠자는(?) 기자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광고목적으로 블로그뉴스 기자 신청한 사람, 활동 안하는 기자 등을 빼고 나면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기자는 기껏해야 아마도 5천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다음 블로그뉴스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면 매번 그 사람이 그사람이니까요. 새로 올라오는 낯선 기자들의 글은 가끔씩 아주 가끔씩 보게 됩니다. 정치, 경제, 사회, 스포츠, 방송, 연예 등 다방면에서 전문적 식견과 지식을 가진 기자들이 매일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저도 기사를 쓰지만 블로그뉴스를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느끼고 많은 정보도 얻고 있습니다.

'개나 소나 블로그'란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블로그는 우리 사회에서 이제 일반화 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라고 다 같은 블로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글을 쓰고, 어떤 시각, 어떤 내용으로 쓰느냐에 따라 그 글은 네티즌들로부터 관심을 끌기도 하고, 외면 당하기도 합니다. 단 1명의 네티즌이 제 글을 읽더라도, 오랜만에 좋은 글 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좋은 글, 좋은 기사를 쓰려고 합니다.

블로그뉴스 기자도 엄연한 기자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실력과 자질을 갖추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오늘도 11만여명의 다음 블로그뉴스 기자들은 한꼭지 기사를 위해 동분서주할 것입니다. 함께 활동하고 있는 다음 블로그뉴스 기자분들께 찬사와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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