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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무한도전, 예능본색 보여준 '쪽대본드라마' 특집

by 피앙새 2009.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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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이번주 제대로 된 예능본색을 다시 드러내었습니다.
지난주까지 봅슬레이특집으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눈물을 쏟게 만들더니 이번주엔 '쪽대본드라마'특집을 들고나와 배꼽폭탄을 터트렸습니다. 주말 버라이어티의 본질인 재미와 웃음을 쫓는 무한도전의 전형적인 예능 포맷을 보여준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버라이어티의 진수입니다.

쪽대본은 1회만 주어지고 나머지는 맴버들이 만들어가야 합니다. 주인공을 정하는데 박명수가 구준표역, 소이정역은 노홍철, 윤지후역은 유재석, 잔디친구 오민지는 정형돈, 송우빈역은 정준하(나중에 준표엄마로 배역 변경), 금잔디는 전진이 배역을 받았습니다. 쪽대본 쓸 때 명장면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먼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꽃보다남자'로 맴버들이 분장을 하며 촬영을 하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도전을 한 무도 맴버들이지만, '꽃남' 드라마 촬영은 예능본색의 또 다른 시작입니다. 특히 박명수의 구준표 배역은 의외의 캐스팅입니다. 그런데 제명을 '절제'로 쓰는 등 한글을 잘 못쓰는 것이 유일하게 구준표와 비슷합니다. 박명수가 가장 좋은 구준표역을 맡는 횡재(?)를 했습니다.


1회분 쪽대본은 12시간내 촬영을 완료하며, NG없이 3회 이내 촬영해야 합니다. 맴버들이 F4로 분장하고 박명수 등 '무도 F4'가 등장하는데, 포스는 전혀 안나옵니다. 같은 F4인데 무한도전은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구혜선역을 맡은 전진이 그나마 포스가 있고, 연기도 제접 잘해냅니다. 친구 민지가 구준표 구두에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리자, 구혜선과 구준표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집니다.

단 1회만 주어진 쪽대본을 이어가야 하는데, 정형돈에 의해 30분만에 쪽대본 2회분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이 대본이 산으로 가게 생겼습니다. 정중앙이 준표엄마 강회장이 되고, 가발이 간지러운 유재석은 이발대사를 넣어달라고 하는 등 맴버들 입장만 내세우다 보니 대본이 제대로 될리 없습니다. '꽃남'의 원래 설정과는 달리 잔디가 준표엄마에게 200억을 뜯어내고, 또 윤지후에게도 돈을 뜯어내게 한다는 정형돈의 '날림 대'본에 맴버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그러나 결국 정형돈의 대본대로 갑니다.

금잔디(전진)와 강회장(정중앙)가 만나는 신에서 전진은 제대로 물세례를 받습니다. 그리고 민지(정형돈)가 구준표(박명수)에게 구애하는 신에서 박명수는 비싼 여우목도리를 떨어뜨리는 등 좌충우돌 꽃남 촬영은 계속됩니다. 이렇게 해서 '드라마' 한편이 나올지 걱정은 되지만, 촬영은 계속 이어집니다.


3회는 노홍철이 대본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노홍철의 대본은 2회보다 더 막장입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교통사고, 납치, 살인 등을 묘사하는데 잔디가 물에 빠져 죽는 등 '꽃남'이 '아내의 유혹'으로 넘어 갑니다. 민지와 준표엄마가 잔디를 부대자루에 넣어 호수에 집어던진후 이를 지켜본 소이정역의 노홍철이 자루를 건져냅니다. 이후 소이정은 교통사고로 죽게됩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른바 '교통사고'를 패러디화한 것인데, 소이정은 차 때문에 죽은 것이나 넘어져서 뇌진탕으로 죽습니다.

4회 쪽대본은 유재석이 이어가는데, 지금까지의 대본이 너무 허황되고 문제가 많다고 해서 대본을 대폭 수정합니다. '꽃남' 원작과는 달리 준표와 민지가 결혼하고, 잔디는 준표엄마가 자기를 강물에 던진 충격으로 기억상실즐에 걸렸다가 2년후 준표와 민지가 결혼한 것을 알게되면서 기억을 되찾는다는 것입니다. 병원간호사로 분장한 노홍철의 금니를 보고 NG가 계속 나며 촬영장은 웃음바다입니다. 유재석은 다른 맴버들이 쓴 대본을 막장드라마를 비판하지만 정작 자기가 쓴 대본도 막장지만, 그나마 드마마의 절정과 갈등 요소를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요즘 드라마의 트렌드가 '막장'이란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5회 쪽대본은 정준하 썼는데, '꽃남'으로 시작된 드라마가 '아내의 유혹'으로 넘어갑니다. 코밑에 점을 찍은 잔디, 그리고 준표앞에 다시 나타난 잔디의 정체를 모르는 등 아내의 유혹 그대로입니다. 금잔디가 장서희로 변해 전진이 열연을 합니다. 잔디와 준표가 다시 만나 '아내의 유혹'의 교빈과 은재로 변신해 점입가경의 요상한(?) 드라마로 이어지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재미가 있습니다.

6회 쪽대본은 전진이 썼는데, 쪽대본 마지막회에서 잔디와 준표가 다시 결혼을 합니다. 결혼식장에서 잔디는 코밑의 점을 지우고 예전의 잔디(아내의 유혹에서 민소희가 아닌 은재)임을 밝히고, 지후는 자신의 배다른 친오빠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립니다. 백혈병에 걸린 잔디는 결국 죽게되며 쪽대본 드라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1회부터 6회까지 대본이 이어지면서 반전 재미를 톡톡히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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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쪽대본 드라마 특집은 '꽃보다 남자'로 시작해서 '아내의 유혹'(장서희 주연), '천국의 계단'(권상우, 최지우 주연), '에덴의 동쪽'까지 우리 라마를 두루 두루 섭렵하면서 재미와 교훈을 함께 주었습니다. 맴버들이 쓴 대본은 산으로 가고, 막장으로 갔지만 연출 의도는 최고였습니다.

'쪽대본 드라마'를 찍으며 무도 제작진은 웃음폭탄 뒤에 최근 우리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보여주고 있는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증, 불치병 등 단골소재들을 총집합해 놓았지만, 찍다보니 '막장'요소를 모은 패러디로 변했습니다. 즉,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인 교통사고, 납치, 살인 등을 소재로 맴버들이 작가가 되어 막장 쪽대본 만들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단순히 드라마만 패러디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드라마의 '막장'요소를 풍자적으로 보여준 우리 드라마의 총결산 같았습니다.

이번주 무한도전 '쪽대본 드라마 특집'은 예능 본색을 그대로 드러낸 버라이어티의 진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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