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입춘(立春)이 지났으니 바야흐로 이제 봄이 저 멀리서 달려오고 있네요. 여러분 마음 속에 봄이 오고 있나요? 제 마음속에는 벌써 봄이 왔습니다. 요즘 밖으로 나가보면 아지랑이가 너울너울 춤추며 봄이 오는 게 보입니다. 봄을 맞아 아내와 함께 푸짐한 인심과 전통시장 특유의 정을 덤으로 주는 남양주시 마석 오일장을 다녀왔습니다.
마석 오일장은 매월 3, 8일에 열리는 전통 장날입니다. 그러니까 매월 3, 8, 13, 18, 23, 28일 장이 섭니다. 마석 오일장이 열리는 날은 인산인해인데요, 제가 갔던 날은 설날이 끝난 후였지만, 봄이 오는 길목이라 사람이 많았습니다.
재래시장 하면 주차가 불편하다 이런 선입견이 있죠. 마석 오일장은 입구에 화도 제1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저는 편하게 주차한 후 시장 구경을 했습니다. 주차장이 그리 넓지 않아 장날은 주차가 쉽지 않지만, 주변에 알아서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장이 서는 날에는 주변 골목에 세워도 과태료 딱지를 떼지는 않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마석장터, 청소년도움센터 정류장이나 조금 아래에 있는 금강주택 정류장에 내리시면 됩니다. 마석 오일장 장터는 경춘선(마석역 1번 출구)이 지나는 곳 아래에서 열리기 때문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안전하게 열린답니다.
시장은 좌·우측에 상점이 늘어서 있고요, 말 그대로 없는 거 빼고 다 팔고 있습니다. 저는 아내와 처음 마석 오일장을 갔는데요,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랐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장 구경해볼까요?
마석 오일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달래와 냉이입니다. 추운 겨울 땅속에서 생명력을 지켜온 봄의 상징들이죠. 냉이된장국 한 그릇을 먹으면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네요. 달래장에 밥을 쓱쓱 비벼 먹어도 맛있고요. 3월 3일이나 8일쯤 장이 설 때 다시 한번 오면 봄나물이 더 많이 나오겠어요. 이때 다시 한번 가봐야겠어요.
봄동, 시금치, 상추 등이 정말 싱싱하네요. 대형할인점이나 동네 상가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아내는 시금치와 봄동을 샀습니다.
이건 메주입니다. 된장, 간장을 담글 때 필요한 것이죠. 시골 할머니들의 정성이 담겨서 그런지 구수한 내음이 풍겨 나오는 듯합니다.
무말랭이, 국산 호박, 피땅콩, 호두, 북한산 미나리, 미국산 호두 등이라고 쓰인 글씨가 보입니다. 요즘 원산지 표시가 필수잖아요. 원산지 표시를 쓴 글씨가 정겨워 보입니다. 마석 오일장에서 파는 농산물은 원산지 표시를 합니다.
봄에는 화초를 많이 들여놓잖아요. 집에 하나쯤 들이고 싶은 화초들이 많습니다. 작은 다육이 화분은 가격은 2천 원이었습니다. 아파트 발코니에 들여놓을 화분을 사러 온 시민도 많았습니다. 집에도 봄을 들여놓으려는 거죠.
시장하면 역시 군것질이죠. 시장 구경하다 냄새에 이끌려 가보니 호떡, 도넛, 핫도그, 만두 등을 파는데요, 그냥 지나치기 어렵죠.
마석 오일장에 녹두빈대떡을 팔고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맷돌에 녹두를 직접 갈고 있고요, 한쪽에는 연신 녹두전을 만들고 있네요. 녹두전 한 개에 5천 원인데요, 인기가 좋아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렸습니다.
패션의 완성은 모자 아닌가요? 모자와 양말을 팔고 있습니다. 양말 가격을 보니 한 뭉텅이에 1만 원입니다. 한 켤레에 1천 원으로 아주 착한 가격입니다. 내가 신으면 멋쟁이가 될 것 같은 구두, 등산화, 운동화도 있습니다.
국산 병어, 참조기, 넙치, 임연수어, 오징어, 조기, 동태, 고등어, 아귀 등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것 같은 싱싱한 해산물도 많습니다. 멀리 물 건너온 제주도 당근, 느타리버섯, 오이, 파 등은 물론 맛깔스러운 반찬도 포장 판매합니다. 정말 없는 거 빼고 다 있네요.
남양주시 마석 오일장은 청정 채소를 비롯한 각종 무공해 농산물을 대형상점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면서 최근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석 오일장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여기서 소개해 드린 것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가보고 싶다고요? 네 매달 3일, 8일장입니다. 이제 봄이 완연한데요, 마석 오일장에서 생동하는 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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