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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행복

다산 정약용 부부의 회혼례 재현 행사

by 피앙새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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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정약용 유적지에 있는 여유당에서 다산부부 회혼례 재현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여유당'은 다산 정약용이 태어난 곳이고 말년을 보낸 곳입니다. 회혼례는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유교적 의례입니다. 금강혼식(金剛婚式)이라고도 하죠. 부부가 60년을 함께 해로하기는 정말 쉽지 않죠. 특히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더 어려웠습니다.

여기서 돌발퀴즈 하나 드릴까요? 왜 정약용 유적지에서 회혼례 재현행사를 할까요. 그 이유는요, 정약용 선생이 부인과의 회혼례를 앞두고 당일 아침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남양주시 조안면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다산 전례 문화보존회와 함께 회혼례를 복원해 시민들과 함께 기념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다산부부 회혼례 재현행사는 513()을 시작으로 9월까지 월 1회 토요일 14:00에 여유당에서 실시합니다. 63() 정약용 유적지에서 두 번째 회혼례 재현행사가 열렸는데요, 행사 전부터 많은 시민이 회혼례를 보기 위해 모였습니다.

신랑 신부는 전통 혼례복을 입고 다산 전례 문화보존회 박점숙 고문의 지도를 받은 후 회혼식을 위해 여유당으로 이동합니다.

이날 회혼례의 주인공은 남양주시 한영삼, 이종순 부부입니다. 조안면장은 올해 12월 정년 퇴임을 앞두고 특별히 회혼식 주인공이 되었는데요, 전통 혼례복을 입은 부부의 모습을 보니 다시 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처럼 상기된 표정이었습니다.

여유당 앞마당에서 회혼식 준비가 한창입니다. 식장 준비가 끝났고요, 해솔풍류회원 9명이 회혼식 축하 연주를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은 잔칫날이잖아요. 옛날은 결혼식 날 국수를 대접했죠. 국수처럼 길게 오래 살라고요. 다산부부 회혼식에는 특별한 떡이 있었는데요, 용떡(노란색 원)입니다. 용의 기운을 받아서 신성한 아들을 낳으라고 조안면에서 결혼식에서 용떡을 올렸다고 합니다.

회혼식은 오후 2시에 시작됐는데요, 여유당 안채에서 기다리던 신랑 신부가 나설 준비를 합니다. 회혼식을 위해 조안면 주민들이 함께 수고해주었습니다. 이런 분들의 도움이 없다면 회혼식 행사 진행이 어렵죠.

여유당 문을 나서니 가마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TV 사극에서나 보던 가마를 신부가 타는 모습을 저는 처음 봤습니다.

신부가 수줍어하며 가마를 탔습니다. 신부를 태운 가마를 원앙과 청사초롱을 든 주민이 모시고 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신랑이 따라가고 있습니다. 마치 사극을 찍는 듯한 모습입니다.

신랑 신부가 회혼식장 앞에 도착했습니다. 신랑은 늠름한 모습으로 집례 선생님 앞에 섰고요, 신부는 그 뒤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신랑과 신부의 회혼례를 거행하겠습니다!"

다산 전례 문화보존회 박점숙 고문의 사회로 회혼례가 시작됐습니다. 이날 집례(전통 혼례에서는 주례가 아니라 집례라고 함)는 다산 전례 문화보존회 김종훈 회장이 맡아 수고해주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결혼식을 하면 가장 먼저 촛불을 켜죠. 그래서 옛날에는 결혼식을 하면 화촉을 밝힌다라고 했습니다. 청초와 홍초를 밝히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근본인 음과 양을 밝힌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결혼식은 신성한 행사기 때문에 식전에 신랑 신부가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한다는 의미로 손을 씻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신랑과 신부를 옆에서 보조하는 사람이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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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신랑과 신부가 부부로서 인사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신랑이 한 번씩 두 번, 신부가 두 번씩 네 번 절하는데요, 이는 남녀 차별이 아니라 음양의 원리에 따라 남자는 양이므로 기본수인 한번, 여자는 음이므로 기본수인 두 번이 남녀가 절을 하는 기본 횟수가 되겠지만, 혼례 의식에서는 기본의 배를 행하는 것이 올바른 예법이라고 합니다.

경사스러운 날에 술이 빠질 수 없죠. 신랑과 신부는 잔반을 높이 받들어 올려 하늘에 감사드리고, 잔반을 내려 바닥에 내려 땅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신랑과 신부는 배우자의 서약을 받아들이고, 증거로 술을 다 마십니다.

술잔뿐만 아니라 표주박에도 술을 받아 마시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표주박 한 쌍은 이 세상에 그 짝이 하나밖에 없는 물건입니다. 천생배필의 인연과 부부의 일심동체를 상징하는 의식입니다.

회혼식이 거행되는 동안 해솔풍류회원이 풍악을 울려 축하해주었습니다.

회혼식 마지막 순서는 다산 정약용의 회근시(回巹詩) 낭독입니다. 회근(回巹)은 회혼(回婚)과 같은 뜻으로 혼인한 지 61년이 되는 해를 말합니다. 신랑이 정약용 선생을 대신해 하객들 앞에서 낭독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요, 다산 정약용은 회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회혼식 당일 돌아가셨습니다. 이것을 아쉽게 여기던 남양주시 다산 전통문화 보존회는 다산의 회혼례를 복원하고 재현하여, 정약용 선생의 치르지 못한 회혼식을 대신 치러 주고 동시에 선생의 가족애를 기리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날 행사는 그 노력의 결실입니다.

2023년 남양주시가 조안면 지역주민으로 이루어진 다산 전례 문화보존회와 함께 정약용 선생 부부의 회혼례를 재현하는 것은 참 반갑고 뜻깊은 일입니다. 지금의 결혼식은 결혼식장에서 30분 만에 뚝딱 끝나잖아요. 전통혼례식은 TV에서만 봤었는데요, 직접 보니 많은 가정에 꼭 권하고 싶은 볼거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산부부 회혼례 행사는 71(), 85(), 916() 세 차례 더 열립니다. 장소는 정약용 유적지고요, 입장과 관람 모두 무료입니다. 사전 신청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니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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