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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조선 시대 품계와 오늘날 공무원 직급 어떻게 다를까?

by 피앙새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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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송된 <태종 이방원> TV 드라마는 조선 시대 개국과 형제간의 왕권 다툼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임금이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임금 앞에 좌·우측으로 신하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임금 앞에서 정사는 논하니 고관들이라고 할 수 있죠.

경복궁 근정전에는 품계석(品階石)이 있는데요, 문무백관 벼슬 높낮이에 따라 근정전 앞마당에 정렬한 돌입니다. 조선 시대 품계와 오늘날 공무원 직급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날 오랜만에 경복궁을 찾았습니다. 경복궁은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죠. 일반 성인 기준으로 3천 원의 입장료를 냅니다. 저는 경복궁을 자주 왔지만, 올 때마다 느낌이 다릅니다. 입장할 때 경복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팸플릿을 참고하면 관람에 도움이 됩니다.

조선을 건국할 때 개성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지은 궁인데요, 500년 조선을 이끌어온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근정문으로 들어서면 넓은 조정과 보기만 해도 위엄이 느껴지는 근정전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경복궁에서 임금과 신하들이 정사를 논하던 곳이 근정전(勤政殿)입니다. 이름 앞에 부지런할 근()자를 넣은 것을 보면 그만큼 정사를 논할 때 몸과 마음을 부지런히 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근정전은 국보 22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현존하는 한국 최대의 목조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 과거 시험은 물론 합격 발표도 이뤄졌다고 합니다.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왔을 텐데요, 지금과 달리 걸어서 왔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근정전 앞마당을 조정(朝廷)이라고 불렀습니다. 왕이 신하의 하례를 받는 등 공식적으로 정치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근정전 앞 조정에는 좌·우측에 특이한 돌이 있습니다. 정일품, 종일품 등이 쓰여 있는데요, 품계석이라고 합니다. 신하들이 직위에 따라 서는 위치를 알려주는 돌입니다. 동쪽은 문신, 서쪽은 무신이 서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품계는 문, 무반 각각 정1품부터 정9, 1품부터 종9품까지 모두 36개지만 종 품계는 4품 이하 품계석을 생략해 총합은 24개입니다. 지금의 공무원 직급처럼 조선 시대 벼슬 직급을 표시한 돌입니다. 사극에서 보면 조정에 출사한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여기서 조정은 품계석이 있는 곳을 말하는 것입니다.

경복궁 근정전 앞을 조정이라고 했잖아요. 이곳에는 삼도(三道)가 있습니다. 가운데는 국왕이 지나가는 길(御道)고요, 동쪽으로는 문신, 서쪽으로는 무신이 지나는 길입니다. 삼도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관리의 품계를 나타내는 품계석이 줄지어 있습니다. 저는 문신이 지나는 길에서 제일 높은 정1품 관료가 서는 품계석에 서봤습니다. 마치 조선 시대 높은 관리가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1품이면 지금의 공직사회에서 몇 급에 해당할까요? 1품은 조선 시대 가장 높은 품계였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국무총리급에 해당합니다. 조선의 법제상 최고 정무 기관이 의정부(議政府)였는데요, 이곳의 수반인 삼정승, 즉 영의정·좌의정·우의정 중 영의정이 정1품이고요, 좌의정과 우의정은 부총리 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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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은 정몽주 가문인 연일정씨 홈페이지를 보니 조선 시대 관직을 비교해놓은 것이 있습니다. 흥미로워서 몇 개만 여기에 소개합니다.

조선 시대 현 대
품계
(品階)
관직명 직 급 명
(職級名)
급수
(級數)
1 문관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국무총리
무관 영사, 도제조, 대장
1 문관 좌찬성, 우찬성, 판사, 제조 부총리
무관 판사
3 문관 참의, 직제학,승지 중앙 2호 이상 판검사,관리관 1
무관 첨지사, 별장 군인/경찰 소장
3 문관 집의, 사간 중앙 4호 이상 판검사,이사관,국장 2
무관 대호군, 부장 군인/경찰 준장/치안정감
중략
9 문관 부봉사, 정자, 훈도 지자체 서기 8
무관 사용 군인/경찰 상사, 중사/경장
9 문관 참봉 지자체 서기보 9
무관 부사용, 별장 군인/경찰 하사/순경

포은 연일정씨 조선 시대 관직 비교 http://yuniljung.com/1box/job.htm#top

조선 시대 품계석이 정1품부터 9, 1품부터 9품까지 이뤄졌는데요, 지금의 공무원 직급인 1급부터 9급까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의 공무원은 일반직과 특정직, 정무직, 별정직 등 세부적으로 나뉘죠. 그리고 조선 시대 무관은 지금의 군인인데요,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특정직공무원에 해당합니다.

ⓒ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현재의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법(2022.1.21. 법률 제18308)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은 경력직공무원과 특수경력직공무원으로 구분합니다.

일반직공무원은 기술·연구 또는 행정 일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입니다. 특정직공무원은 법관, 검사, 외무공무원,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교육공무원, 군인, 군무원,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국가정보원의 직원, 경호공무원과 특수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다른 법률에서 특정직공무원으로 지정하는 공무원입니다.

ⓒ 정책브리핑

경복궁 근정전은 조선 시대 과거 시험을 보던 장소이기도 했던 곳이라고 했죠. 삼남 지방(충청도·전라도·경상도)에서 한양까지 와서 과거 시험을 보던 선비들은 얼마나 떨렸을까요? 지금도 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떨리기는 마찬가지겠죠. 과거 시험을 보면 오늘날 국가공무원 5급 공채시험 합격과 비슷했을 텐데요, 박봉이라 그런지 공무원 인기가 점점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관청 중 이호예병형공이라고 학창 시절 외웠던 거 기억나시나요? 지금의 인사혁신처는 이조(吏曹)에 해당합니다. 관리의 임명·공훈·승진·징계·성적 등에 관한 사무를 보던 관청입니다. 호조 등 나머지 관청은 아래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관청명 관장업무
이조(吏曹) 관리의 임명·공훈·승진·징계·성적 등에 관한 사무
호조(戶曹) 호구·부역·공물·전곡·재정에 관한 사무
예조(禮曹) 예악·제사·외교·학교·과거 등에 관한 사무
병조(兵曹) 무관의 제수·군무·병기·의장·서울의 성문과 민가의 경비에 관한 사무
형조(刑曹) 법률·소송·노예 등에 관한 정책 수립과 그에 관한 사무
공조(工曹) 산림·소택·건축·공예 등에 관한 사무

경복궁에서 조선 시대 품계와 지금의 공무원 직급을 비교해봤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물론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지만, 조선 시대 품계석을 보고 지금도 공무원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분들은 경복궁 근정전 앞의 품계석을 보고 올해는 꼭 합격해서 마치 장원급제한 것처럼 금의환향하는 꿈을 갖고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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