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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행복

택배기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고객은 누구일까요?

by 피앙새 200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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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요즘 가장 바쁜 사람중의 하나가 바로 택배기사들일 겁니다. 한가위 추석을 맞아 여기 저기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잘 보이기 위해 뇌물성 택배 선물 보내는 사람, 고향에 못가서 대신 선물이라도 보내려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정성을 대신 배달하는 택배기사들은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일 겁니다. 어제 아는 분이 택배로 과일 2상자를 보내왔습니다. 밖에 외출을 하던 중이어서 오후 5시 이후에 오라고 하니 6시경에 왔습니다. 하루 종일 배달을 하러 다녀서 그런지 얼굴에 땀이 많이 났고 택배회사 조끼는 땀으로 쩐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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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를 한잔 주면서 제가 택배기사 하시면서 어떤 일이 가장 힘드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별일이 다 있다고 하면서 얘기를 하는데, 몇 가지만 써봅니다.

물론 일부 택배회사와 직원들은 불친절과 배달물건 파손 등으로 고객들의 불만과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또 영세 택배업체들의 난립으로 택배물건이 손상될까봐 요즘은 택배보내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오늘도 밤 늦게까지 물건을 배달하며 까다로운 고객들의 불평 불만을 다 들어가며 물건을 나르고 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택배기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고객 베스트5를 적어봅니다.
이 내용은 택배기사가 직접 밝힌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음을 밝혀 둡니다.

배달시간 조금 늦었다고 운송료 안주는 고객
배달을 하다보면 요즘은 서울 시내 차가 많이 막힌다고 합니다. 그래서 약속된 시간에 물건을 배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합니다. 이럴때 착불로 간 택배비를 배달이 늦었다고 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본사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합니다. 일부러 늦은 것도 아닌데, 이럴때 택배기사분들, 정말 일하기 싫다고 합니다. 간신히 사정 사정을 해서 돈을 받다보면 다른 물건 배달시간이 또 늦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돼 시간 맞춰 배달하려면 밥도 굶고 다니며 해야할 형편이라고 합니다. 햄버거와 우유로 점심을 대신하며 힘들게 다녀도 교통사정 때문에 늦는 경우는 정말 어찌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어떨땐 날아라 슈퍼보드 타고 다니고 싶은 심정이라고 합니다.

배달문건이 많은데, 전혀 도와주지 않는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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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추석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선물 꾸러미 포장이 많다고 합니다. 어떤 집은 보통 하루에 5~6개가 가는 집도 있답니다. 속된 말로 힘께나 쓰는 사람들 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짐이 많아 낑낑대로 지고 올라가면 문만 열어주고 도와주지도 않고, 그냥 외면해버리는 고객들은 참 섭섭하다고 합니다. 자기 집에 온 물건인데, 택배기사들이 알아서 다 올려주겠지만 그래도 같이 택배물건을 날라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좀 산다는 집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하다고 합니다. 오히려 달동네나 임대아파트쪽은 물건을 직접 들어주며, 수고한다는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건네 힘이 난다고 합니다. 수많은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택배기사들 눈에 돈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이 바로 우리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출발전에 연락된 후, 막상 도착하면 연락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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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지역 단위로 택배물건을 배달하기 때문에 몇 집씩 사전에 전화를 해서 몇 시쯤 간다고 사전에 연락을 합니다. 그런데 출발전에 연락이 되서 약속시간에 가보면 문도 잠겨 있고, 전화연락도 안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럴땐 다음 날 다시 와야 합니다. 그러면 택배기사는 요즘 같이 바쁠땐 이중일이 되어 더욱 힘들다고 합니다. 택배비 지불한다는 이유로 언제든 내가 편할때 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택배기사들을 종부리듯이 부리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봅니다. 택배물건은 고객과의 약속이고, 또 그 약속시간을 서로 지켜줘야 합니다. 그러나 고객측에서 일방적으로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연락이 안되면 택배기사들 난감하다고 합니다.

속옷 차림으로 택배 물건을 받는 아줌마
일반 가정에 택배를 많이 하다 보니 가장 난처한 것이 속옷 차림으로 택배물건을 받는 사람들이랍니다. 초인종을 누르면 어떤 가정은 "잠깐만이요~!" 하면서 기다리는 동안 겉옷을 입고 물건을 받지만, 어떤 집은 속옥 차림으로 문을 덜컥 열어 아주 보기 민망하답니다. 그러면 얼른 택배확인서에 사인만 받고 나온다고 하네요. 여름철이라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볼썽 사나운 아줌마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택배아저씨 올때는 속옷차림으로 물건을 받는건 교양과 상식에 어긋난 일입니다.

물건 이상유무 확인한다고 기다리게 하는 고객
물건을 배달하고 확인서에 서명받으려 하면 포장된 물건을 뜯어 확인한 후 사인하겠다며 마냥 기다리게 하는 고객들도 있답니다. 물건이 이상이 없으면 괜찮은데, 화물 운송과정에서 조금 이상이 생기면 택배기사들이 다 욕을 얻어먹고, 한참 실랑이를 벌여야 한답니다. 과일상자일 경우 한두개 깨진 것을 가지고 전체 과일이 다 상했다며, 문제를 삼는 고객, 옷이 배달될 경우 옷이 구겨져 못쓰게 되었다는 고객, 음식물인 경우 배달 지연으로 부패했다는 고객 등 물건 이상 유무를 놓고 또 한참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물론 택배물건이 잘못 되면 기사가 확인해서 그 파손 정도에 따라 본사에 확인후 보상처리를 해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배송자가 물건을 보낼때와 똑같은 물건 상태를 요구할 땐 택배기사들 난감하다고 합니다.

어쨋든 요즘 택배기사들, 하루 24시간을 달리고 또 달리며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사람들의 정성과 마음을 배달하는 그분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며,
배달되는 물건을 받는다면 그분들은 더 힘이 나지 않을까요? 택배기사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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