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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용인의 숨겨진 명소 동산저수지

by 피앙새 202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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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장맛비로 날씨가 습하고 덥네요. 장마가 끝나면 쨍하고 햇볕이 나면 더 덥겠죠. 올여름은 예년과 비교해 폭염이 18일이나 빨리 왔다고 하네요. 앞으로 불볕더위를 어떻게 견딜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덥다고 집에만 있으면 더 덥죠. 아내와 바람도 쐴 겸 해서 마가미술관이 있는 용인시 모현읍 동림리로 향했습니다. 마가미술관 옆에 있는 동산저수지를 가기 위해서죠. 지난해 마가미술관을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숨겨진 명소입니다.

용인 마가미술관은 자연 속 미술관입니다. 1998년 섬유 미술관과 판화 전문 미술관으로 개관을 했습니다. 미술관 주변에는 경치 좋은 문수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7월의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고 있습니다. 잔디밭 한가운데 'Museum of Maga'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미술관이 아니라 깊은 산 속 전원주택 같은 느낌입니다.

마가미술관 우측에 있는 주차장으로 가니 이 부근에 사는 주민이 한 분 계셨습니다. 시골 어르신들은 외지 사람이 와도 말을 잘 건네잖아요. 어디서 왔냐고 하길래 용인에서 왔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르신은 동산저수지 가서 산책하고 가라고 합니다.

동산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시설입니다. 저수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경고문이 있습니다. 이곳에 산악오토바이를 타러 많이 오나 봅니다. 만약 산악오토바이를 타다가 걸리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니 절대 타지 말아야겠습니다.

조금 걸어 올라가니 저수지가 보입니다. 저수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처인구 이동읍 어비리에 있는 이동저수지의 1/8 크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물을 보니 시퍼렇고 깊어 보입니다. 저수지에서 수영을 금지한다는 경고문도 있습니다.

저수지 구경 후 조금 걸어가니 삼거리가 나옵니다. 왼쪽으로 가면 동림교회가 나오는 곳까지 동림리 임도가 이어집니다. 앞서 만난 마을 어르신 얘기에 따르면, 이 길은 동네 주민 몇 명만 알고 있을 정도로 외진 길이라고 합니다. 동림교회까지 약 1시간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요, 호젓한 데이트 길이 되겠네요. 오른쪽은 동산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먼저 저수지 쪽으로 내려가 봤습니다. 문수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동산저수지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물을 만져보니 얼음장처럼 차갑습니다.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와서 많이 저수지에 가득합니다. 이렇게 모인 물이 처인구 농민들의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겁니다.

저수지에서 나와 동림교회로 내려가는 임도를 잠깐 걸어봤습니다. 길이 생각보다 넓고 좋습니다.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는 나무 사이를 걸으니 피톤치드가 나와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아내는 이런 길 걷는 걸 참 좋아합니다. 장맛비가 그치고 숲길 사이로 햇볕이 보입니다. 아내 기분도 좋아 보였습니다. 저 역시 아내 손을 잡고 마냥 걷고 싶은 길입니다.

마가미술관에 차를 세워 동림교회까지 내려가면 다시 원점 회귀해야 하기에 발걸음을 뒤로 돌렸습니다. 산행 복장을 하고 온 것도 아니고요. 약 20여 분 걸었지만요, 울창한 산림 속에서 태고적 자연의 신비를 보는 듯했습니다. 수도권 근교 용인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놀랍네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가미술관 앞에 있는 밭입니다. 이곳에 무엇을 심을지 몰라도 씨를 뿌리고 여름 내내 땀 흘려 가꾸면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겠지요. 동산저수지에 물도 풍부하니 가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밭갈이를 마치고 트랙터가 그늘에서 쉬고 있습니다.

동산저수지는 용인 시민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마가미술관에 왔다가도 그냥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호젓하게 여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입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기미가 보이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위험하죠. 동산저수지 옆 임도도 걷고 나무 그늘에 돗자리 깔고 가족과 함께 알뜰 여름 피서지로 좋습니다. 올여름 꼭 한번 다녀오시길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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