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 묘는 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산22-73)에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흥선대원군 묘’라고 찍고 가면 목적지 앞에 이릅니다. 안내판을 보니 반갑네요. 묘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안내판을 따라 한참 들어가니 막다른 길에 철문이 닫혀있습니다. 분명 안내판대로 왔는데 어디지? 하면서 보니 철문 옆에 ‘흥선대원군 묘’라는 표지석이 있습니다. 흥선대원군 묘는 경기도기념물 제48호입니다.
철문은 자동차 출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철문 옆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철문에 누군가 꽃다발을 걸어 놓았습니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을 위한 꽃이겠죠.
철문에서 흥선대원군 묘까지 얼마나 걸릴지 몰라 무작정 길을 따라갔습니다. 길옆에는 야생화가 피어있습니다. 초록으로 물든 길이라 걷기 좋았습니다.
조금 걷다 보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어디로 갈까요? 이 길에서 우측으로 가야 합니다. 처음 오는 사람은 헷갈리겠는데요, 이곳에 안내판 하나 세웠으면 좋겠네요.
초록이 우거진 숲길을 걸으니 기분이 좋네요. 아내와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갔습니다. 흥선대원군 무덤으로 가는데요, 마치 둘레길 같았습니다.
약 10여 분 걸어 들어오니 드디어 무덤이 보입니다. 묘소 앞에 흥선대원군 신도비가 있습니다. 거북이 등에 올린 신도비는 세월의 흔적 때문인지 조금 마모되었습니다. 그리고 뒤쪽은 총탄 자국도 선명합니다.
왜 신도비에 총탄 자국이 있을까요? 원래 파주에 흥선대원군 묘가 있었는데요, 6.25 한국전쟁 당시 흔적이라고 하는데요, 신도비를 그대로 옮겨와서 상흔도 그대로입니다. 역사 문화재기 때문에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듯합니다.
묘소로 올라가 보려는데 흥선대원군 묘를 설명하는 안내판과 그 오른쪽에 한문으로 ’국태공원소(國太公園所)’라고 쓴 비석이 있습니다. 국태공은 흥선대원군을 말합니다. 묘소 안내판을 보니 흥선대원군 묘는 원래 1898년 고양군 공덕리(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1908년 파주군 대덕리로 이장하면서 흥원으로 격상됐습니다.
그리고 1966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습니다. 흥선대원군 묘지는 흥원으로도 불립니다. 이하응은 죽어서 잠자리를 두 번이나 옮겨 남양주에 잠들어 있습니다. 남양주시가 명당 터라 그랬나요? 부인 순목대원비와의 합장묘입니다.
묘역은 2단입니다. 상단은 봉분과 상석(床石)이 있습니다. 하단에는 망주석(望柱石)과 문인석(文人石), 양석(羊石) 등 석물도 있습니다. 묘소 주변으로 돌담이 둘리어 있습니다. 이런 것을 곡장(曲牆 : 무덤 뒤에 둘러친 담장)이라고 합니다.
곡장 때문에 묘소가 아늑해 보입니다. 담장이 기와로 되어 있어서 정감이 있네요. 곡장까지 있는 것을 보니 왕족의 무덤으로서 갖출 것은 어느 정도 갖췄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적으로 왕릉보다 검소한 묘입니다.
흥선대원군 묘소 위에 올라가서 보니 초록이 시원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남양주시 창현리 일대가 아스라이 보입니다. 아무리 센 권력이라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도 생각났습니다. 흥선대원군은 죽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양주시에서 편히 쉬고 있습니다.
세상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진 않습니다. 살아 있을 때 겸손하고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남양주시는 홍유릉을 비롯해 역사문화유적이 많은데요, 흥선대원군 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죠. 묘로 가는 길이 둘레길처럼 신록이 우거지고 들꽃도 많이 폈습니다. 아이들과 역사 공부도 할 겸 흥선대원군 묘를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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