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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딜 가나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경기도 광주시에 사찰이 참 많은데요, 엊그제 수미산 불국사를 찾았습니다. 이곳이 어디냐고요? 네, 오포읍 수레실 마을에 있는데요, 제가 사는 성남시 옆동네라서 가깝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수레실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 이름이 참 예쁘죠? 제가 가보니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전원마을입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모두 풍광이 좋은 곳입니다. 도심 속의 시골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이 마을 가까운 곳에 상촌 김자수 선생을 모신 충효서원과 묘소가 있습니다.

수레실 마을에 깊은 산속 암자 같은 수미산 불국사가 있습니다. 수미산(須彌山)은 불교에서 말하는 산인데요, 세계의 중앙에 있다는 상상의 산을 말합니다. 불국사 하면 경주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수미산과 불국사를 합해서 ‘수미산불국사’라고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수미산불국사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있습니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사찰로 올라갔습니다. 상상의 산 수미산은 아니지만, 사찰 뒤에 야트막한 산이 있습니다. 산자락 아래 자리한 수미산불국사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사찰 앞은 기와 담장이 있습니다. 담장 아래 핑크빛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꽃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사찰로 올라가는 오른편에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산에는 개나리, 산벚꽃 등 봄꽃이 '나 좀 봐주세요~' 하는 듯합니다. 사찰에 도착하면 맨 오른쪽에 부처님 석상이 있습니다. 오른손에 지팡이, 왼손에는 여의주 같은 것을 들고 있습니다. 석상 앞에는 불전함과 좌·우측으로 코끼리 모양의 석조가 있습니다. 부처님이 수레실 마을의 무사 안녕을 지긋이 지켜보고 있는 듯합니다.

수미산불국사는 크지 않습니다. 전각이 극락보전과 산신각 두 개뿐입니다. 부처님 석상 좌측에 극락보전(대웅전)이 있습니다. 전각 앞에 연등이 걸려 있어서 정면 사진을 찍기 어려웠습니다. 여긴 1년 365일 흰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보통 연등은 오색 빛깔인데요, 이곳은 하얀 연등이라 특별했습니다. 고개를 들어 보니 푸른 하늘과 간간이 보이는 구름, 그리고 연등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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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보전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사찰 극락전은 중앙 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요. 좌·우측 문을 통해 들어갑니다. 중앙 제단에 금빛 부처님 세 분이 앉아 계십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탱화가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입체감이 있는 불화가 있는데요, 부처님도 계시고 염라대왕처럼 무서운 얼굴도 있습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암시를 주는 듯합니다.

제단 앞에는 시주한 쌀이 놓여 있습니다. 사찰에 갈 때마다 이런 시주 쌀을 보면 저는 심청이가 생각납니다. 공양미 삼백 석에 푸른 인당수에 몸을 던져 아버지 눈을 뜨게 한 효녀 심청이죠. 쌀을 기부하면서 가정의 행복, 가족의 건강, 승진, 합격 등을 빌곤 합니다.

쌀뿐만 아니라 화려한 연꽃 기부도 합니다. 조명을 켠 연꽃 등을 보니 심청이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합니다. 작은 연꽃도 있습니다. 기부자 이름과 신축생, 무진생 등 태어난 해가 기록돼 있습니다. 연꽃을 기부하면서 기원했던 소망들이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

극락보전 천정을 보니 조명등이 있습니다. 이 등은 일반 가정에서 쓰는 것입니다. 사찰에서 이런 등은 처음 봅니다. 사찰 전각에서 촛불을 켜기 때문에 등을 달지 않는데요, 수미산불국사는 조명등이 달렸습니다. 단청과 조명등이 조금 언밸런스 하게 보입니다. 조명등 반대쪽은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연등 하나하나에 불자들의 소망과 기원이 적혀 있습니다.

극락보전에서 나와 경내 간이쉼터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한낮 기온이 영상 20도를 넘어 조금은 더웠습니다. 쉼터에는 음료 자동판매기가 있습니다. 도심 속 사찰이라 그런지 속세와 불가의 문화가 섞여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음료 한 캔 뽑아서 먹었습니다. 사찰에서는 녹차 등을 마셔야 하는데 탄산음료를 마시니 그 맛도 좋네요.

쉼터에서 담장을 보니 옛날 부잣집 담장을 보는 듯합니다. 담장밖에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데요, 담장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담장 밖으로는 수레실 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쉼터 오른쪽에 컨테이너로 만든 건물이 보입니다. 산신각입니다. 다른 사찰은 삼성각이라고 해서 산신, 독성, 칠성을 모시는데요, 여기는 산신만 모시는 전각이 있습니다.

​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산신이 호랑이 등을 타고 점잖게 앉아 있습니다. 산신 옆에는 사탕과 과자가 놓여 있습니다. 수미산불국사에 계신 산신은 사탕과 과자를 좋아하나 봅니다. 산신 앞에는 조명으로 된 소원등이 켜져 있습니다. 소원등에는 불자 이름이 적혀 있고요. 그리고 산신 아래 공양미도 쌓여 있습니다.

산신각 옆에는 텃밭이 있습니다. 수미산불국사 스님이 울력으로 직접 채소를 가꾸는 밭입니다. 그리고 텃밭 앞에는 잔디꽃이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잔디꽃 뒤로는 벚꽃이 보이고요. 이런 풍경만 보면 여기가 깊은 산속 암자 같은 분위기입니다.

수미산불국사 주변 산은 산벚꽃으로 뒤덮였습니다. 꽃이 지면 푸른 잎이 무성하게 피어날 겁니다. 순환하는 계절의 섭리처럼 불교 신자들은 윤회사상을 믿습니다. 저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사찰을 가주 갑니다. 멍때리며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기 좋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에는 남한산성 내 사찰도 있고요, 수미산불국사처럼 작은 사찰도 있습니다. 어느 사찰을 가든 부처님은 똑같습니다. 저는 불자의 마음으로 사찰을 돌아봤습니다. 코로나19가 물러가는 요즘, 수미산불국사에 가서 봄날 힐링산책을 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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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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