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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행복

돈이 주렁주렁 열리는 아빠 돈나무

by 피앙새 2008.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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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가끔씩 돈이 주렁주렁 열리는 돈나무(?)가 출현 한답니다.
돈(錢)나무에 돈이 열리는 날, 딸들은 돈을 따기 위해 한판 씨름을 벌입니다. 그 돈나무가 바로 우리집 남편이고, 한달에 2~3번씩 딸들에게 용돈을 주는 날 아빠는 몸 이곳 저곳에 지폐를 꽃고 다니며 딸들에게 돈을 따가라고 합니다. 그럼 딸들은 필사적으로 돈을 따기 위해 한바탕 부녀지간에 해프닝이 벌어집니다. 이 해프닝은 우리집 남편이 딸들에게 용돈을 주는 희안한 방법입니다. 왜 이렇게 용돈을 주냐구요? 남편이 나름대로 부녀지간에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개발한 방법이라네요.

저희 집은 올해 대학에 들어간 딸과,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막내딸 이렇게 딸만 둘이랍니다.
남편은 아이들이 중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기 시작했는데, 한달에 한번 주는 용돈에 딸들은 으례껏 받아야 할 돈을 받는 것 처럼 그 고마움도 모르고, 또 부모와 자식간의 정도 없다면서 올초부터 남편은 용돈주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올해 초 어느 주말의 일입니다. 온 가족이 저녁을 먹고난 후 과일을 준비하려 할 때,

"와우~!~~ 돈나무에 돈이 열렸다. 자, 따는 사람이 주인인데, 나무가 막 움직이니 잘 따야 돼!"

아니 세상에나~~~ 남편은 몸 이곳 저곳에 천원짜리, 5천원짜리, 만원짜리 지폐를 꽃고 나타난게 아니겠어요?

딸들은 '이게 웬 떡이냐?' 하며 필사적으로 돈나무에서 돈을 따기 위해 한판 전쟁(?)을 벌입니다.

밑의 집 쿵쾅거리는 소리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파트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돈을 두고 딸들과 아빠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이건 뭐,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도 아니고... 나원 참~~~
딸의 방에 들어간 아빠가 독안의 든 쥐가 되자, 딸 둘이 아빠를 침대로 몰아 쓰러뜨린후 아빠 몸 여기 저기에
붙어있는 돈을 땁니다. 딸의 방 침대에서 두 딸과 아빠가 뒤엉켜 돈을 두고 벌어지는 이 황당한 헤프닝은
한달에 2~3번 일어나는 우리집만의 희안한 풍경입니다.

딸들은 돈나무에서 딴 돈을 세며 희희낙낙합니다.
그런데, 둘째 딸은 큰 딸에 비해 돈을 적게 땄다며 언니에게 투정을 부립니다.
언니는 먼저 딴 사람이 주인이라며 동생에게 절대 돈을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빠가 둘째딸 옆으로 가서 또 한마디 합니다.

"아빠에게 뽀뽀 한번 하면 만원~~!" 하며 아빠가 소리치자,
아빠 바로 옆에 있던 둘째딸은 '이때다!' 하고 잽싸게 아빠 볼에 뽀뽀를 합니다.
남편은 돈을 적게 딴 둘째딸을 위해 일부러 또 한번 쇼 아닌 쇼를 한 겁니다.
이렇게 해서 첫째, 둘째딸 모두 돈나무에서 어느 정도 돈을 따서 용돈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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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돈나무에서 한번 열리는 돈은 대략 10만원입니다.
한달에 2~3번 열리니 20~30만원이 열리는 거죠.
둘째딸은 10만원, 큰 딸은 20만원 정도 땁니다. 
그리고 부족한 용돈은 엄마가 보너스로 가끔씩 채워줍니다.

딸들이라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더 멀어지기 쉬운데, 남편은 희안한 용돈주기 방법으로 아이들과의 거리감을 오히려 더 좁히고 부녀지간의 관계가 오히려 더 돈독해지고 있습니다.
처음 남편이 몸 이곳 저곳에 돈을 꽃고 나타났을 때는 이게 웬 황당 시튜에이션인가? 했는데, 요즘은 자연스런 일상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돈나무가 출현하는 날은 우리 집에 웃음과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날입니다.

요즘 울 집 막내딸, 용돈이 떨어질 때가 되면 아빠에게 한마디 합니다.

"아빠, 돈나무에서 돈 열릴때 안됐어요....ㅋㅋㅋ"

나도 돈나무에서 돈 좀 따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돈나무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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