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가끔씩 돈이 주렁주렁 열리는 돈나무(?)가 출현 한답니다.
돈(錢)나무에 돈이 열리는 날, 딸들은 돈을 따기 위해 한판 씨름을 벌입니다. 그 돈나무가 바로 우리집 남편이고, 한달에 2~3번씩 딸들에게 용돈을 주는 날 아빠는 몸 이곳 저곳에 지폐를 꽃고 다니며 딸들에게 돈을 따가라고 합니다. 그럼 딸들은 필사적으로 돈을 따기 위해 한바탕 부녀지간에 해프닝이 벌어집니다. 이 해프닝은 우리집 남편이 딸들에게 용돈을 주는 희안한 방법입니다. 왜 이렇게 용돈을 주냐구요? 남편이 나름대로 부녀지간에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개발한 방법이라네요.

저희 집은 올해 대학에 들어간 딸과,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막내딸 이렇게 딸만 둘이랍니다.
남편은 아이들이 중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기 시작했는데, 한달에 한번 주는 용돈에 딸들은 으례껏 받아야 할 돈을 받는 것 처럼 그 고마움도 모르고, 또 부모와 자식간의 정도 없다면서 올초부터 남편은 용돈주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올해 초 어느 주말의 일입니다. 온 가족이 저녁을 먹고난 후 과일을 준비하려 할 때,

"와우~!~~ 돈나무에 돈이 열렸다. 자, 따는 사람이 주인인데, 나무가 막 움직이니 잘 따야 돼!"

아니 세상에나~~~ 남편은 몸 이곳 저곳에 천원짜리, 5천원짜리, 만원짜리 지폐를 꽃고 나타난게 아니겠어요?

딸들은 '이게 웬 떡이냐?' 하며 필사적으로 돈나무에서 돈을 따기 위해 한판 전쟁(?)을 벌입니다.

밑의 집 쿵쾅거리는 소리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파트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돈을 두고 딸들과 아빠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이건 뭐,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도 아니고... 나원 참~~~
딸의 방에 들어간 아빠가 독안의 든 쥐가 되자, 딸 둘이 아빠를 침대로 몰아 쓰러뜨린후 아빠 몸 여기 저기에
붙어있는 돈을 땁니다. 딸의 방 침대에서 두 딸과 아빠가 뒤엉켜 돈을 두고 벌어지는 이 황당한 헤프닝은
한달에 2~3번 일어나는 우리집만의 희안한 풍경입니다.

딸들은 돈나무에서 딴 돈을 세며 희희낙낙합니다.
그런데, 둘째 딸은 큰 딸에 비해 돈을 적게 땄다며 언니에게 투정을 부립니다.
언니는 먼저 딴 사람이 주인이라며 동생에게 절대 돈을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빠가 둘째딸 옆으로 가서 또 한마디 합니다.

"아빠에게 뽀뽀 한번 하면 만원~~!" 하며 아빠가 소리치자,
아빠 바로 옆에 있던 둘째딸은 '이때다!' 하고 잽싸게 아빠 볼에 뽀뽀를 합니다.
남편은 돈을 적게 딴 둘째딸을 위해 일부러 또 한번 쇼 아닌 쇼를 한 겁니다.
이렇게 해서 첫째, 둘째딸 모두 돈나무에서 어느 정도 돈을 따서 용돈으로 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편의 돈나무에서 한번 열리는 돈은 대략 10만원입니다.
한달에 2~3번 열리니 20~30만원이 열리는 거죠.
둘째딸은 10만원, 큰 딸은 20만원 정도 땁니다. 
그리고 부족한 용돈은 엄마가 보너스로 가끔씩 채워줍니다.

딸들이라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더 멀어지기 쉬운데, 남편은 희안한 용돈주기 방법으로 아이들과의 거리감을 오히려 더 좁히고 부녀지간의 관계가 오히려 더 돈독해지고 있습니다.
처음 남편이 몸 이곳 저곳에 돈을 꽃고 나타났을 때는 이게 웬 황당 시튜에이션인가? 했는데, 요즘은 자연스런 일상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돈나무가 출현하는 날은 우리 집에 웃음과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날입니다.

요즘 울 집 막내딸, 용돈이 떨어질 때가 되면 아빠에게 한마디 합니다.

"아빠, 돈나무에서 돈 열릴때 안됐어요....ㅋㅋㅋ"

나도 돈나무에서 돈 좀 따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돈나무는 누구입니까?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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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빠 돈나무로 인해 가족 모두 웃음꽃이 피는군요^^
    정말 어쩜 그런 방법으로 용돈 주실 생각을 하셨는지~

  2. 훈훈훈 가족의 정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글이네요^^
    남편분께서 참 좋은 분이시라는걸 알겠어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3. 저도 애들에게 저런 아빠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혀나겅주님 블로그를 보면서
    여러 사람들이 따라해보려고 하겠죠? ㅋ

    그렇게 보면 블로그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 다르죠.
      꼭 저희집이 사는 방식이 좋다고 말할 순 없죠.

      모든 가정마다 행복을 만들 수 있는 건 그 구성원들의
      노력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겠죠...

  4. 전수성 2008.07.30 14:1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마지막 막내딸의 말이 마음에 남네요 ㅋㅋ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7.30 14:1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희 집에서는 연말/명절 때 가족끼리 모이면 포커, 고스톱, 요새는 루미큐브 등의 보드 게임을 하면서 용돈을 분배합니다. 주로 돈버는 사람 (옛날에는 아버지, 지금은 저)이 일부러 잃어 주고, 나머지 분들은 따가도록 하지요. ^^

    그냥 맨숭 맨숭하게 용돈 주고 받는 것 보다는 더 재미있고,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좋더라구요...

  6. 돈나무서리 2008.07.30 14:2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돈나무에 돈이 열리는 날을 미리 살짝 저한테만 귀뜸해 주시면 안될까요??

    다는 아니고. 약간만 서리해 갈께요~ ㅎㅎ

  7. 이야기 2008.07.30 15:0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돌지난 딸래미는 둔 아빠입니다.

    저도 제 딸이 크면 님 남편과 같은 방법을 꼭 한번 써보고 싶네요.

    딸래미가 클때까지 꼭 제가 기억해야 할텐데.. ㅋㅋㅋ

    즐거운 가정 보기 좋네요... 행복하세요...

    • 이담에 딸이 크면 꼭 이 방법으로 한번 해주세요.
      그런데, 꼭 이 방법이 아니더라고 사랑과 정성으로
      딸에게 용돈을 준다면 똑같은 효과가 있을 거에요...

  8. 좋네요 ~~!

    흠 저기다 용돈기입장 같은걸 쓰게 하면 더 좋을듯 하네요~!

  9. 부럽당 2008.07.30 16:2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전 일주일 용돈 3만원.. 대학생인데 ㅠㅠ

  10.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7.30 17:0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도 주용이가 조금 더 크면 이 방법을 써봐야겠어요. ^^

  11. 오 아이디어가 참..좋네요

  12. 좋은아버지 2008.07.30 17: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좀 사시네요..고등학생과 대학생 용돈을 그렇게 넉넉하게 주시다니. 저는 올해 26살 제대 이후로 부모님께 용돈을 안받다가. 4학년 되면서 아르바이트 할 시간도 없고 대출이자 때문에 한달에 15만원씩 받는데 ㅋㅋ 용돈 주며 정을 나누는 것도 좋지만 왠만하면 자립심을 더 키워주는게 좋을 것 같아요~

    • 차비,점심값 포함해서 한달에 20만원, 특별히 친구들과 MT간다든지 할때
      조금 더 주는 형편인데, 많다고 보시다니...
      고등학생 자녀는 야자(야간자율학습) 때문에 저녁에 배가고프면
      이것 저것 사먹기 때문에 그래요...

  13. 저도 올해 25의 직장인이라.. 제가 벌어서 사용합니다.

  14.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7.30 18:0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언니네 한번 가서 돈나무를 뿌리째 뽑아야 할까봐요..헤헤..
    그럼 형부 업고 와야 하는 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7.30 20: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렇게 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ㅎㅎ;;

  16. 기발하네요~~
    따님으로부터 뽀뽀를 받고 싶었나 봅니다.

  17. 어머나, 저런 방법도 있군요!
    저희 아버지께선 정말 무뚝뚝하신 분이라 용돈도 직접 받아본 적이 없는데...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살짝 엿보는 것 같아 왠지 저도 기분이 좋네요^^

    제 돈나무는...제 자신이랍니다.
    21~24살까지 자립해서 알아서 먹고 살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그리고 앞으로의 진로가 결정되면서 다시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는 있지만 (그래서 매우 부끄럽지만..) 그래도 교통비 이상은 안받으려고요.
    저도 든든한 돈나무 한 그루 심어 옆에 두고 싶네요^^

    • 정말 혼자 힘으로 열심히 살아가시네요...
      어쩜 이게 당연한건데, 요즘 학생들은 너무 의존적이고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라는게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든든한 돈나무는 가족이라 생각해요...
      가족은 돈이 나오든 나오지 않은 나를 지탱해주는 힘의 원친이기 때문이죠.

  18.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7.31 09:2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역시~! 올때마다 많은 걸 느낌미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선. 부모의 노력이 제일 중요하죠^^
    아~! 저도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는 아빠가 되겠습니다.

  19. 돈나무라... 어떻게 들으면 crazy 한 나무를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물론 -.-; 돈錢나무 이군요

    근데 20살 넘으면 용돈은 자기가 벌어쓰는 자립심은 키워줘도 될 듯 싶어요~ 요즘 같은 시절에

    인터넷이나 컴 관련 일로 돈벌 기회도 많고 알바도 ... ^^ 암튼 부러운 가족입니다 (챗 질투나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