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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박혜진 빠진 '뉴스데스크' 상가집 같았다!

by 피앙새 2008.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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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2월 25일) MBC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를 통해 파업동참으로 당분간 뉴스데스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던 박혜진 아나운서의 모습을 뉴스데스크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매일 저녁 MBC뉴스데스크를 통해 봐왔던 낯익은 얼굴이 보이지 않자 웬지 허전해 보였습니다. 아니 허전함을 넘어 파업현장의 잔다르크가 되어 고생하는 박혜진의 조합원의 모습이 TV화면에 겹쳐 보였습니다.

신경민 아나운서 단독으로 진행된 MBC뉴스데스크는 마치 조강지처를 잃은 남편이 혼자 상가집을 지키는 듯이 초라해보였습니다. 신경민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동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박혜진아나운서는 언론노조 파업현장에서 '미디어관련법' 저지를 위해 갸녀린 몸을 이끌고 뉴스데스크 진행멘트 대신에 정부와 여당에 방송법 개악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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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아나운서가 빠지고 신경민 아나운서 혼자 진행한 MBC뉴스데스크는 마치 상가집 같았다.)

그러나 한겨울 추위가 매서웠던 오늘 그녀의 목소리에 정부 여당은 귀기울여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오늘 MBC뉴스데스크에 나와 "방송관계법만 하더라도 위헌 판결이 나고 난 뒤에 한 2년 동안 국회에서 쭉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논의가 없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라며 방송법 연내 처리 강행의사를 밝히는 인터뷰가 방송되었습니다. 박혜진아나운서는 그 방송법을 저지하기 위해 뉴스데스크 앵커자리 대신에 차가운 거리로 나섰는데, 여당의 원내 대표는 이렇게 정반대의 길을 가겠다는 것입니다.

오늘(12월 26일) 아침 6시부터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싸움은 솔직히 힘든 싸움입니다. 그리고 단시간에 끝나기도 힘든 기나긴 여정이 될지 모릅니다. 5공정권이 군화발로 언론을 길들였던 것과 같이 지금 군화만 신지 않았을 뿐 똑같이 언론 길들이기에 나선 것을 두고 독재정권에 항거하듯 블로거들과 네티즌들이 조직적인 반대에 들어간 것은 또 하나의 촛불시위라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아나운서와 함께 클로징멘트를 했던 MBC뉴스데스크는 오늘 신경민아나운서가 혼자 멘트를 했습니다. 그 멘트속에는 총파업에 나선 언론노조원들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표현하며, 외로운 싸움을 지켜봐 달라(성원해 달라)는 간절한 눈빛이 보였습니다.


현재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일, 그러니까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은 오래 전 언젠가 본 적이 있었지만 SBS를 포함한 방송사들이 함께 총파업하는 건 처음이자 낯선 일입니다. 총파업에 참여하는 일도 힘들고 조금 나이 든 기자들이 뉴스 만들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힘닿는 대로 기록하고 더 잘 하겠습니다. 함께 지켜보시죠. 금요일 뉴스데스크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2월 26일 박해진앵커가 빠진 MBC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

박혜진앵커가 빠진 MBC뉴스데스크는 웬지 모르게 침울하고 힘이 없었습니다. 카랑 카랑하게 뉴스를 진행하던 박혜진 조합원은 지금 언론노조 총파업 현장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갸냘프고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행동은 위대하며, 한국 방송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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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를 보는데 총파업 현장에서 방송 7대악법에 맞서고 있을 박혜진 아나운서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박혜진아나운서가 유일하게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네티즌들 뿐입니다. 촛불 대신에 [블로그파업], [언론총파업지지]라는 연대글을 통해 그녀에게 블로거들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앵커 마이크 대신에 방송법 개악 반대를 외치며 언론노조 총파업 현장의 잔다르크가 된 박혜진 조합원에게 저 또한 무한한 지지와 성원을 보냅니다. 박혜진 아나운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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