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등산을 좋아합니다. 집과 가까운 산에 자주 갑니다. 산은 한 번도 같은 모습이 아닙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죠. 저는 무리하게 산행하기보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산림욕을 즐기는 산행을 좋아합니다. 요즘 산에 가보면 낙엽이 바싹 말라서 산불 위험이 큽니다. 그래서 산림청은 매년 봄철 산불조심기간(2월 1일~5월 15일)을 정해 산불 예방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죠.
산불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산에 가는 것은 좋지만 산불 예방수칙을 꼭 지켜서 귀중한 산림자원을 보호해야겠습니다. 봄과 가을에는 산불이 위험하죠. 특히 봄에 더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 15일 경북 영덕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2022년 3월 4일에는 경남 합천군, 강원도 삼척과 영월, 경북 울진 등 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했죠.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해 피해도 컸습니다. 축구장 8천 5백 개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다죠. 산불은 한 번 발생으로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키운 산림을 잿더미로 만듭니다.
산림청은 올해도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국민에게 산불조심을 당부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입산자 실화, 고의성 방화 등으로 연초부터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불씨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산불은 산림청 힘만으로 힘들죠. 산에 가는 사람들이 산불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1년 365일을 산불조심기간으로 설정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경기도 성남시 불곡산을 올랐습니다. 성남시 인근 등산객들이 자주 오르는 산이죠.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길목이라 눈은 거의 다 녹았습니다. 그런데 낙엽들은 바싹 말라 있습니다. 조그만 불씨라도 큰불로 이어질 수 있죠.
실제로 산불도 자주 발생합니다. 2019년 4월 8일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뒤편 불곡산에서 불이 났습니다. 헬기 4대, 소방장비, 소방대원 등을 동원해 2시간 만에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습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소중한 임야가 불에 탔죠. 경찰은 입산자가 담배 등 인화물질 부주의로 산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등산 시 산불화재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나는 산불이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 산에 가면 산불을 조심하자는 현수막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낙엽이 많은데요, 눈이나 비가 오지 않는다면 더 바싹 마를 것입니다. 낙엽 밟는 소리는 감성을 자극하겠지만 산불에는 취약하죠. 그래서 봄, 가을에 산불조심기간을 설정하는 것이죠. 그만큼 등산객 스스로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산림청만 고생하는 건 아니죠. 제가 사는 성남시도 시청 녹지과를 산불방지대책본부로 운영합니다. 그리고 시청 공원과와 각 구청 관계 부서를 산불 상황실로 운영합니다. 그리고 2월 1일부터 성남시 관내 불곡산, 청계산 등에 산불감시원을 배치했습니다. 이는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불곡산 입구에도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빨간 옷을 입은 산불감시원이 근무합니다. 산불감시원에게 근무시간을 물어보니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초소와 산을 순찰하며 근무합니다. 초소에 있는 시간은 거의 없고요,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객을 감시합니다. 산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화기를 사용하는 것을 감시하는 것이죠. 그런데 산불감시원 감시는 한계가 있죠. 깊은 산속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것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산에 갈 때 인화물질 휴대 금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산림 근처에서 흡연도 금지죠. 불씨가 바람에 날려 산불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동네 산에도 산불조심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인근 논두렁에 가보니 불을 피운 흔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산림과 인접한 100m 안에서 밭두렁이나 폐기물 소각은 각 구청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없이 불을 피우다 적발되면 3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산림보호법」 제53조에 따르면, 타인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자기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며, 실수로 산불을 냈을 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니 각별히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산불조심기간 중 ‘산불방지 위반사항 신고포상금 지급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대 300만 원까지 지급할 수 있는 신고포상금 제도는 산불 가해자 위법 사항이 확인돼 처벌이 확정된 경우에만 지급하며, 신고는 각 시·군 산림부서 또는 119 소방서로 하면 됩니다.
저와 함께 산에 자주는 가는 남편은 산림 피해와 비교해 과태료가 너무 낮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저도 한때 담배를 피웠지만, 2018년 은퇴할 때 끊었죠. 흡연할 때 산에서 담배를 피운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산불 위험성을 알기 때문이죠. 끽연자들의 흡연 욕구는 이해하지만, 산에서만은 제발 흡연하지 않길 바랍니다.
봄철에는 강원도에서 산불이 많이 발생하죠. 입산객 부주의도 있지만, 관광객도 주의해야 합니다. 강원도에 가서 산길을 지날 때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차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혀서 경찰청 스마트 국민제보(http://onetouch.police.go.kr/)에 신고한 적도 있습니다. 산불 위험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산림청은 2023년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맞이해 국민에게 특별히 당부사항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산불은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기 때문에 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산불예방과 감시활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산림청에서 당부한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영농부산물 등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입산통제구역이나 통행이 제한된 등산로에는 출입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입산 가능 지역 여부는 산림청 홈페이지(www.forest.go.kr) 또는 인터넷 포털(네이버) 지도에서 주소지 입력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셋째, 입산이 가능한 지역에 입산할 경우라도 라이터, 버너 등 화기나 인화물질을 휴대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산림 또는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금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우리나라는 국토의 3분 2가 산림입니다. 산림은 산림청만의 힘으로 유지될 수 없습니다. 온 국민이 함께 유지하고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산불은 대부분 인재(人災)입니다. 누군가의 부주의로 피해를 본 산림은 원래의 모습을 찾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아마도 10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릴 것입니다.
산림자원은 우리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입니다. 산림자원을 황폐화할 수 있는 봄철 산불, 올해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에 갈 때 인화물질 휴대 금지 등 산불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자녀들에게 황폐해진 산을 물려줄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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