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가 시즌1,2만 못하다는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김병욱PD가 이름값을 못해서일까요, 아니면 안내상 말대로 폐경탓일까요? ㅋㅋㅋ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요, 개인적으로 안내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안내상은 '하이킥3'의 기둥이죠. 기둥이 튼튼해야 집이 튼튼할텐데, 안내상이라는 기둥은 시즌1, 2때의 이순재에 비하면 너무 약합니다. '하이킥' 시청자들은 '짧은 다리의 역습'을 보면서 부지불식간에 전작을 떠올리기 때문에 비교할 수 밖에 없잖아요. 안내상이 부진한 이유 중의 하나가 최악의 비호감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이 문제를 짚어보려 합니다.

우선, '하이킥3'에서 안내상이 맡은 캐릭터는 문영남작가의 '조강지처 클럽'(2007년)에서 맡은 찌질이 한원수와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안내상은 조강지처 나화신(오현경)을 버리고 연상의 유부녀 모지란(김희정)과 눈이 맞아 살다가 나화신에게 처절한 복수를 당합니다.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고, 조강지처를 내쫓고 내연녀를 안방자리에 앉혔으니 얼마나 밉겠어요. 자동차 영업사원을 한답시고 일은 하긴 하는데요, 수입이 별로 없어서 캐릭터 자체가 하는 일 없이 빈둥대며 놀고 먹는 천하의 백수 같았지요. 오죽하면 이름이 원수(웬수)였겠어요. 당시 '조강지처 클럽'에서 안내상이 오현경을 때리는 나쁜 남편 이미지가 너무 강해 예정된 CF가 취소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조강지처 클럽'을 통해 안내상은 밉상 이미지가 콕 박혔습니다. 그 이후 밉상 이미지를 버릴 수 있는 드라마에 출연해야 하는데, '수상한 삼형제'에서도 장남이란 지위를 이용해 특권을 누리는 캐릭터가 또 밉상이었지요. '하이킥3'에 나오기 전까지 안내상에게 따라다니는 밉상 이미지를 지울 수 있는 작품이 없었습니다. 주부 시청자들에게 공공의 적(?)이 된 안내상이 '하이킥3'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전작들의 나쁜 이미지 때문에 시트콤에 맞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번에 맡은 역할도 밉상입니다.

하이킥3에서 안내상은 특수효과 회사를 운영하던 사장이었죠. 그런데 친구가 회사자금을 들고 튀는 바람에 부도가 나서 가족들과 도망을 갔다가 처남 윤계상 집에 얹혀 살고 있습니다. 부도가 났을 땐 7080세대들이 겪은 97년의 IMF 상황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사업이 망해 처남집에 얹혀살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미안하기는 커녕 뻔뻔한 자존심만 보이고 있어요. 어제 16회에서도 윤유선이 생활비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데, 이런 사정도 모르고 차돌배기 타령이나 하니 미울 수 밖에요.


돈도 벌어오지 못하면서 아내 윤유선에게 반찬 투정은 왜 이리 심하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계란 후라이에서 노른자가 조금 터졌다고 타박을 하지 않나, 갈치조림을 해달라고 짜증을 내질 않나, 사사건건 폐경을 맞은 아내에게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전작의 밉상 이미지 때문에 호감 캐릭터를 해도 인기를 끌까 말까 하는데요, 김병욱PD가 왜 안내상에게 이런 비호감 캐릭터를 맡겼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120회 중 이제 초반이기 때문에 안내상이 개과천선해서 호감을 살 기회는 충분합니다. 그러나 안내상이 지금의 캐릭터를 바꾸지 않는 한 최악의 비호감 이미지를 벗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안내상은 회사가 부도나서 빚쟁이들을 피해 숨어살고 도망다니기 바쁜데, 이런 상황속에서 안내상과 윤유선이 호감 연기를 펼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안내상-윤유선이 맨날 짜증섞인 목소리로 싸울 수 밖에 없지요.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신세다 보니 다른 사람을 만나는 설정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안내상을 집 밖으로 내보낸게 자기 공장 털기입니다. 채무자가 압류한 물건이기 때문에 이 물건을 훔치는 건 엄연한 도둑질이죠. 사기죄로 수배중인데 잡히면 절도죄까지 가중 처벌되는 범죄입니다. 도둑질보다 차라리 막노동판에 가서 그들과 부대끼며 땀도 흘리고 여기서 에피도 뽑을 수 있는데 말이죠. 안내상에게 막장 역할을 자꾸 맡기다 보니 호감을 살 수가 없고 비호감, 찌질이의 극치만 보여지는 겁니다.


또한 안내상이 '하이킥3'에서 보이는 연기 컨셉을 보면 오버 그 자체입니다. 말과 행동이 지나치게 작위적이죠. 과격한 몸짓과 대사가 남발되다 보니 안내상은 뭘 해도 공감을 사기 어렵습니다. 가뜩이나 밉상인데, 툭 하면 소리 지르고 윤유선에게 손찌검까지 하자고 덤비며 오버하니 슬슬 짜증까지 날 정도에요. 어제도 차돌배기 타령을 하다가 윤유선과 다툼이 있었는데요, 발로 아내를 툭툭 차기도 합니다. 안내상이 연기를 못한다는 게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주는 거부감 때문에 안내상까지 미움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으로선 안내상 분량을 줄이던지 빨리 캐릭터를 바꿔야 하는게 상책 같습니다.


박영규, 신구, 이순재 등은 짜증을 부리고 진상을 부려도 밉지가 않고 코믹 요소가 강했는데요, 안내상의 진상(찌질이) 연기는 시청자들을 울화통이 터지게 만듭니다. 웃자고 보는 시트콤인데 짜증나면 되겠어요? 안내상 연기는 캐릭터 한계때문인지 시트콤이 아니라 정극을 보는 듯 합니다. 아무리 찌질이 캐릭터라도 인간적으로 측은지심이나 정이 가야하는데, 안내상은 이런게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요, 당분간 돈 벌러 간다는 설정으로 멀리 보낸 후 개과천선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시키는 것도 안내상 캐릭터를 바꾸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제작진이 이걸 왜 모를까 싶은데요, 만약 안내상이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최악의 비호감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Posted by 피앙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