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는 경기도의 행정을 총괄하는 경기도청, 지식과 문화의 허브가 될 경기도서관, 그리고 경기남부 법조타운(수원고등법원·수원고등검찰청) 등 경기도의 중추적인 공공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는 명실상부한 ‘행정·사법의 중심 도시’입니다. 그만큼 살기 좋은 도시라는 거죠.

여기에 우리나라 법무 행정과 사법 역사의 소중한 기록물을 총괄 보존하는 ‘법무부 기록관’이 수원시 영통구에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경기도청과 법조타운에 이어 국가 중앙부처의 핵심 기록 시설인 법무부 기록관까지 수원에 자리 잡은 모습을 보며, ‘수원이야말로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행정과 사법의 든든한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무부 기록관이란 말이 조금 생소하죠? ‘기록관’이라고 하면 조금 생소하거나 딱딱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요, 쉽게 말해 ‘법무부와 사법 역사의 타임캡슐이자 중앙 도서관’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법무부 기록관은 2024년 1월에 준공하여 11월에 개관하였습니다. 기록관은 연면적 18,031㎡ 규모(지상 7층, 지하 1층)로 최대 320만 권을 소장할 수 있는 '기록물 전문 보존 시설'입니다. 지금보다 앞으로 법무부 본부와 소속기관에서 생산되는 기록물을 이관받아 통합 관리,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제반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법무부 기록관 지하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저는 평일 오후에 갔는데, 주차에 여유가 있었습니다. 주차료는 무료입니다. 주차 후 바로 방문객 전용 엘리베이터 연결되어 2층에 있는 전시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 기록관 2층에 법무 행정의 역사를 담은 전시실이 있습니다. 이곳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누구나 관람할 수 있습니다. 법무 행정의 역사를 담은 전시실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압도하는 상징 전시물입니다. 만년필과 공평무사한 정의의 저울을 결합하여 법무 기록의 숭고한 가치를 형상화했습니다. 중앙에는 "법무부는 대한민국 법치 유산의 관리자로 법무 행정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함으로써 더욱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기록을 상징하는 커다란 ‘만년필’의 중심축에,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공평무사의 상징인 ‘정의의 천칭 저울’이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왜 만년필에 저울이 달려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법의 가치와 기록의 중요성을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기 좋은 포토 존이자 배움의 시작점입니다.

만년필과 저울 조형물 왼쪽으로 벽면을 따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법무부 조직과 청사의 변천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법무부 역사, 과거와 현재 (History of Ministry of Justice: Past and Present)’ 전시 코너가 펼쳐집니다.


1948년 정부 수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법무부의 변천 과정, 청사 이전 역사, 조직의 확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메인 타임라인 전시 공간입니다. 벽면에 깔끔하게 정리된 연표와 조직도를 따라 읽다 보면 대한민국 현대사와 함께 숨 쉬어 온 법무 행정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정부조직법 제정·공포와 함께 탄생한 법무부는 출범 초기 ‘1실 4국 21과’의 단출한 규모로 첫걸음을 뗐습니다. 시대가 발전하고 사법 수요가 다양해짐에 따라 오늘날은 2실 4국 2본부 10관 58과·팀 체제로 확대되었습니다. 법무부실, 검찰국, 범죄예방정책국, 인권국, 국제법무국, 교정본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등 국민 생활 전반의 법치와 인권을 지키는 전문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출범 초기 중앙청사(옛 총독부 건물)를 사용하다 6·25 전쟁 피란 시절에는 부산 임시 수도 청사(현 부산 경남도청 자리)를 거쳤고, 정동청사(1953~1970), 광화문 정부중앙청사(1970~1983)를 거쳐 현재 정부 과천청사 1동에 자리 잡기까지의 청사 이전 역사가 빛바랜 흑백사진 및 연표와 함께 실감 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에 법무부 기록관 건물 조감도 사진이 있는데요, 정조대왕의 ‘책가(冊架)’를 품은 건축 미학이 돋보입니다. 기록관 건물 외관을 유심히 살펴보면 네모반듯한 책들이 책장에 질서정연하게 꽂혀 있는 듯한 독특한 입체 패턴이 눈에 띕니다. 수원화성을 축조하며 문치(文治)와 개혁을 꿈꿨던 정조대왕의 대표적인 그림, ‘책가도(冊架圖)’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어졌다고 합니다.

전시관 쇼케이스에는 법무 행정의 순간들을 증명하는 귀중한 원본 사료와 상징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푸른 밤하늘 같은 짙은 남색 바탕 위, 공정을 뜻하는 천칭 저울과 법치를 상징하는 기둥 문양의 법무부 휘장도 보입니다.

빛바랜 종이에 세로쓰기로 정갈하게 인쇄된 초창기 법률 해설서부터, 외국인 법률구조제도 서류, 대한법률구조공단 관련 기록 등 국민의 권익을 지켜온 역대 사법 행정 문서들이 실물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교화·보호관찰의 역사적 사료와 현대의 첨단 범죄예방 시스템을 생생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도 많습니다. '대구소년감별소', '치료감호소', '국립법무병원', '청심여자정보산업학교' 등 손때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옛 기관 현판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과거 교화 제도의 발자취를 실감 나게 전해줍니다.

TV 뉴스에서만 접하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와 휴대용 추적 단말기 실물이 쇼케이스에 전시되어 있어, 첨단 기술을 활용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전자감독 제도의 발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범죄예방정책국 옆에는 수용자의 반성과 교화, 사회 복귀를 이끌어온 대한민국 교정 행정의 역사를 담은 ‘교정본부’ 쇼케이스가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쇠사슬 족쇄부터 직업훈련 모자까지, 교정 행정의 변화를 볼 수 있는데요. 영화나 드라마, 역사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교정 실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출입국 관리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던 흥미로운 유물 하나가 눈에 띕니다. 바로 공항과 항만 출입국 심사대에서 위조 여권을 가려내던 ‘문서 감식 장비(여권검사기)’입니다. 1980년대 마산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실제 사용되었던 ‘고성능 여권검사기(Check Verifier)’ 실물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조작 다이얼과 금속 버튼, 자외선 투시 스위치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법조인의 관문을 증명하는 기록 ‘제54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2012)’ 문제지 및 ‘2012년도 제1회 변호사시험’ 문제지 원본입니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사법시험 제도의 상징이었던 1차 시험(헌법 등) 문제지와 응시자 준수사항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과거 사법시험 시절의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치러졌던 ‘제1회 변호사시험 공법(선택형)’ 문제지도 눈길을 끕니다.

실제 주요 형사 사건에서 법원의 판결 전 피고인의 환경과 특성을 과학적으로 조사했던 실물 서류인 ‘판결 전 조사서’입니다. 판결 전 조사서는 법원이 유·무죄 및 양형을 선고하기 전에 보호관찰관이 피고인의 성장 과정, 가정환경, 범행 동기, 재범 위험성 등을 조사하여 법원에 제출하는 공문서입니다. 과거 사회적 공분을 샀던 연쇄살인범 사건 및 안양 초등생 사건 당시 작성된 ‘판결 전 조사서’ 실물 문서철이 보입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 도심 한가운데에서 만난 ‘법무부 기록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딱딱하고 엄숙한 관공서의 이미지를 완전히 깨뜨려준 공간이었습니다. 정조대왕이 꿈꿨던 문치(文治)의 상징 ‘책가도’를 품은 수려한 외관부터, 사법 역사, 교정·범죄예방·출입국 관리의 실물 유물까지! 눈으로 직접 마주하고 나니, 수원이 왜 경기도의 중심이자 사법 행정의 허브로 자리매김했는지 그 깊은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일에 광교호수공원 산책이나 수원컨벤션센터 나들이를 계획하고 계신다면 멀리 가지 마시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법무부 기록관에 들러보세요. 쾌적한 전용 주차장과 무료 관람 혜택은 물론, 교과서 속에서만 보던 정의와 인권, 법치의 가치를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살아있는 법무 역사의 배움터’가 되어줄 것입니다.
☞ 법무부 기록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43
관람 시간 : 평일 09:00~18:00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
※ 관람 및 주차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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