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이 우리 곁으로 오고 있습니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기도 하지만요, 등산하기도 아주 좋은 날씨죠. 경기도 화성시에 등산 초보(등린이)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서봉산(해발 249m)이 있습니다. 서봉산은 시원한 산림욕장 길을 따라 정상까지 오늘 수 있는 산인데요, 여러분도 저와 함께 가보실까요.
서봉산 산림욕장은 주차장이 따로 없습니다. 산림욕장 입구에 화성 로컬푸드 직매장 봉담점이 있는데요, 이곳 주차장에 세울 수 있습니다. 제가 갔던 날이 휴일이라 그런지 서봉산을 오르는 산객이 많아 주차장이 꽉 차 빈자리를 찾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서봉산 산림욕장에 처음 갑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어디로 갈지 몰라 두리번거리니 등산복 차림으로 내려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차장 뒤로 산림욕장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이곳으로 조금만 가면 입구가 나옵니다.
서봉산 산림욕장 입구는 개인 사유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땅 주인이 산객들을 위해 길을 내주어 이곳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입구에 장승이 서 있고 낡은 프라이팬도 걸려 있어서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런 산림욕장 입구는 처음 봅니다.
서봉산 등산 안내도가 나오는데요, 코스는 총 3가지입니다.
1코스(총 3.9km) 60분 현 위치→운동시설1→운동시설2→그늘막→약수터→전망대→약수터→성녀루이제의 집 2코스(총 2.6km) 45분 현 위치→운동시설1→운동시설2→그늘막→약수터→전망대→해병대아파트 3코스(총 4.48km) 90 현 위치→운동시설1→운동시설2→그늘막→약수터→전망대→향남택지개발지구 |
저는 이 중에서 1코스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등산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서봉산 숲해설을 시작합니다. 숲 해설 일시는 매주 2, 4주 토요일(10시~12시)이며 숲 해설 이용은 사전 신청을 받습니다. (회당 10가족 내외)
그럼, 이제 서봉산 산림욕장으로 들어가 볼까요. 휴일이라 그런지 서봉산을 오르는 사람이 아주 많았습니다. 서봉산은 해발 고도가 낮고, 피톤치드 가득한 산림욕장이라 그런지 사람들 옷차림을 보니 등산복보다 산책 차림이 많았습니다.
산림욕장 길은 마닐라 삼이 깔려 있어 맨발로 걷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요즘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맨발로 걸으면 땅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혈액순환 개선,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향상, 근육 및 관절 강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제가 서봉산은 처음이라 등산으로 소개할 것인지 아니면 산림욕장으로 소개할 것인지 헷갈렸는데요, 결론은 산림욕과 등산을 다 할 수 있는 산이었습니다. 산행 10여 분 만에 운동시설1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이곳까지 와서 정자에 앉아 산림욕을 즐기고 넓은 잔디 마당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습니다.
운동시설2에도 이름 그대로 운동시설과 정자가 있습니다. 서봉산과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들은 체력 여건에 따라 운동시설까지 와서 산림욕을 즐기거나 운동을 합니다. 울창한 산림 한 가운데서 피톤치드 마시면서 운동하면 더 효과가 있겠죠.
운동시설2 옆에 서봉산 유래 안내판이 있습니다. 서봉산(棲鳳山)은 정상의 모습이 멀리서 보면 봉황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예전에 봉황이 깃들여 살았다는 설이 전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서봉산 산림욕장 길은 비교적 평탄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단위로 많이 오고 댕댕이도 함께 산림욕을 하며 서봉산을 오르네요. 서봉산은 화성시민에게는 사계절 언제나 찾아가고 싶은 푸근한 산입니다.
이 건물은 그늘막이라고 하는데요, 제가 볼 때는 햇빛보다 비를 피하기 좋은 곳입니다. 서봉산은 나무가 우거져 그늘막이 필요 없습니다. 한여름에도 태양 빛을 피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상까지 1.07km 남았습니다.
그늘막 등 곳곳에 국가지점번호가 있습니다. 산불이나 산악사고 발생 시 긴급연락을 할 때 국가지점번호를 불러주면 빠르게 산불을 진화하거나 구조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산에 가더라도 국가지점번호가 있으니 위급 상황 시 참고하세요.
서봉산은 해발 고도가 낮지만 그래도 산은 산입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가파르고 험한 길이 나옵니다. 노약자를 위해 줄을 설치했는데요, 이 줄을 잡고 오르니 힘이 덜 들었습니다. 산림욕장 길 관리를 아주 잘해 놓았습니다.
정상에 가까이 다다랐을 때 눈을 돌려 보니 화성시 농촌의 황금 들녘 풍경이 한눈에 보입니다. 그리고 나무들을 보니 조금씩 가을 색으로 갈아입고 있습니다. 한낮에는 뜨거워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서 단풍 드는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마지막 깔딱고개 같은 언덕을 오르니 팔각정(정상)이 보입니다. 이날 날씨가 흐렸다 맑아지기를 반복했는데요, 정상에 다다르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좋아졌습니다. 덕분에 정상에서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등산이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정상에 왔으니 인증샷은 찍어야겠죠. 서봉산 정상석 뒤로 누군가 걸어놓은 태극기가 가을바람에 펄럭입니다. 그리고 정상석 뒤로 멋진 구름과 화성시 일대가 아스라이 보입니다.
서봉산 정상에서 본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은 백만 불짜리 전망이죠. 저 멀리 덕우저수지가 보이고요, 하늘에는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가을이 되면 서봉산은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줄 것입니다.
전망을 본 후 팔각정에 오르려고 하는데, 앞에 기이한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가 서봉산 쉰길 바위(붉은 원)라고 합니다. 안내판을 보니 여기서 전설이 담겨 있네요.
쉰길 바위는 서봉산 중턱의 암자에서 수행하던 스님이 처녀를 보고 사랑에 빠졌으나 이루어지지 못하는 비극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처녀는 스님에게 쉰길 바위에서 100번의 턱걸이를 하면 인연을 맺겠다고 했고 스님은 절벽 끝의 쉰길 바위에서 턱걸이하다 99번째 힘이 빠져 쉰길 절벽으로 떨어졌습니다. 이후 처녀가 스님이 떨어진 절벽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자 눈물 바위가 생겼다는 전설입니다.
서봉산 산림욕장 1코스로 오르는 데 1시간 걸렸고요, 정상에서 휴식 10분, 쉬엄쉬엄 내려오는데 50분 등 총 2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산하니 하늘이 그림처럼 예뻐졌네요. 이런 날은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날씨라 저는 종종 산에 오릅니다.
지금까지 서봉산 산림욕장을 소개해드렸습니다. 1999년 서봉산 일대에 조성한 산림욕장은 수도권 사람들의 여가선용과 체력단련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총 3가지 코스의 길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산림욕은 물론 산행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이 오는 길목인데, 산림욕을 하면 서봉산에 한 번 오르시면 어떨까요?
☞ 화성시 서봉산 산림욕장
경기 화성시 봉담읍 덕리 산3-1
※ 주차장은 따로 없으며 화성 로컬푸드 직매장 봉담점에 세우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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