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은 주부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홍역과도 같은 것입니다.
한번 홍역을 앓고 나면 아무 탈이 없이 살 수 있지만 잘못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 무섭다는 암도 요즘은 완치율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는데, 우울증은 잘못되면 암보다 더 무서운 결과(죽음)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한 때 마음의 감기로 고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혼후 아이들이 어느 정도 다 컸을때 남편은 직장을 가고, 두 딸은 학교에 가고 난후 텅 빈 집을 홀로 지키며 집안일을 하면서 4년전 심한 우울증세를 앓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했지만 남편과 아이들 모두 내겐 귀찮은 삶의 장애로만 생각되었습니다. 밤이면 잠을 못이루고, 몸 전체에 열이 올라 새벽녘까지 잠을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남들 다 겪는 갱년기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해봐도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라 한창 엄마의 손길과 뒷바라지가 필요하던 때였지만 밤늦게 오는 큰 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과일과 간식을 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방에서 공부를 할 동안 혼자 서재에서 늦은 밤까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아파트에서 자주 만나던 이웃들과 만나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머릿속이 꽉 막힌듯 한 채 내일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떨쳐버리지 못해 항상 머리가 무거웠습니다. 그 당시는 이것이 우울증이란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지냈습니다.
남편은 직장에서 한창 의욕적으로 일할 나이라 밤 12시가 다 되어 돌아오기 일쑤여서 부부간 대화도 점점 적어졌습니다. 식욕도 없고, 잠을 제대로 못자 체중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살던 아파트가 12층이었는데, 베란다에서 밖을 보며 ‘한순간 고통을 참으면 편해지겠지’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 친정식구 등 아무도 제 ‘마음의 감기’ 증상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아파트 옆 통로에 사는 이웃의 권유로 주민자치센터에서 하는 ‘수채화동아리’에서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쭈뼛쭈뼛 했지만 하루 이틀 나가다 보니 여자들 특유의 수다 세상속으로 빠지며 그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조금씩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가는 수채화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내 삶의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단체 전시회와 스케치여행 등을 떠나며 어느새 저는 수채화동아리의 아웃사이더가 아닌 중심 인물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 작품을 오래 보존하고 싶어 남편이 만들어준 가족홈페이지에 그림을 올리다가 어느날 블로그뉴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블로그뉴스는 집안에만 있던 저를 세상밖으로 나오게 한 출구였습니다. 변변치 않은 글들을 하나 하나 올리다가 사는 얘기와 방송연예 기사를 쓰면서 사람들이 제 글을 읽고 동감을 표시해주는 것이 재미 있어 계속 글을 써왔습니다. 그 결과 크고 작은 보람도 많았습니다. 얼마전에는 제가 쓴 글을 계속 읽어오던 친구의 소개로 출판사에 취직을 하여 워킹맘이 되었습니다.
우울증을 앓던 제가 세상밖으로 나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웃의 권유로 나갔던 문화센터였습니다. '마음의 감기' 치료에 좋다는 미술을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제가 보는 세상은 달랐습니다. 봄이면 예쁘게 피는 꽃들이 모두 제 그림 소재가 되었고, 캔버스에 옮기는 그림들은 모두 아름다운 세상 모습 뿐이었습니다. 제가 요즘 바쁘게 지내면서 가족들이 조금 고생하며 오히려 역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 학교가기 전쟁을 벌이면서도 일일이 다 챙겨주던 것들을 남편과 아이들이 스스로 도와주고 있으니 요즘은 살맛 납니다. 제가 워킹맘이 되다보니 알아서들 잘해주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우울증세로 고생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고생할 때 ‘조금 피곤한가보다’ 하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모르는게 더 나을지 모릅니다. 이젠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며 하루 24시간을 30시간으로 쪼개며 살기 때문에 우울증세를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중년의 주부들에게 어느날 소리 없이 다가오는 우울증세는 누구에게나 한번씩 오는 홍역과도 같지만, 빨리 세상 밖으로 나가 이웃들과 소통하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물론 어떤 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힘들지만 동네마다 있는 문화센터나 등산모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어울리며 산다면 우울증세는 나타나지 않거나 설령 나타난다 해도 쉽게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울증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보고 혹시 내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주부들에게 흔히 올 수 있는 우울증세는 가벼운 병이 아닙니다. 어쩌면 암보다 더 무서운 병입니다.
한번 홍역을 앓고 나면 아무 탈이 없이 살 수 있지만 잘못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 무섭다는 암도 요즘은 완치율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는데, 우울증은 잘못되면 암보다 더 무서운 결과(죽음)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한 때 마음의 감기로 고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혼후 아이들이 어느 정도 다 컸을때 남편은 직장을 가고, 두 딸은 학교에 가고 난후 텅 빈 집을 홀로 지키며 집안일을 하면서 4년전 심한 우울증세를 앓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했지만 남편과 아이들 모두 내겐 귀찮은 삶의 장애로만 생각되었습니다. 밤이면 잠을 못이루고, 몸 전체에 열이 올라 새벽녘까지 잠을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남들 다 겪는 갱년기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해봐도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라 한창 엄마의 손길과 뒷바라지가 필요하던 때였지만 밤늦게 오는 큰 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과일과 간식을 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방에서 공부를 할 동안 혼자 서재에서 늦은 밤까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아파트에서 자주 만나던 이웃들과 만나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머릿속이 꽉 막힌듯 한 채 내일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떨쳐버리지 못해 항상 머리가 무거웠습니다. 그 당시는 이것이 우울증이란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지냈습니다.
남편은 직장에서 한창 의욕적으로 일할 나이라 밤 12시가 다 되어 돌아오기 일쑤여서 부부간 대화도 점점 적어졌습니다. 식욕도 없고, 잠을 제대로 못자 체중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살던 아파트가 12층이었는데, 베란다에서 밖을 보며 ‘한순간 고통을 참으면 편해지겠지’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 친정식구 등 아무도 제 ‘마음의 감기’ 증상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아파트 옆 통로에 사는 이웃의 권유로 주민자치센터에서 하는 ‘수채화동아리’에서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쭈뼛쭈뼛 했지만 하루 이틀 나가다 보니 여자들 특유의 수다 세상속으로 빠지며 그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조금씩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가는 수채화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내 삶의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단체 전시회와 스케치여행 등을 떠나며 어느새 저는 수채화동아리의 아웃사이더가 아닌 중심 인물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 작품을 오래 보존하고 싶어 남편이 만들어준 가족홈페이지에 그림을 올리다가 어느날 블로그뉴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블로그뉴스는 집안에만 있던 저를 세상밖으로 나오게 한 출구였습니다. 변변치 않은 글들을 하나 하나 올리다가 사는 얘기와 방송연예 기사를 쓰면서 사람들이 제 글을 읽고 동감을 표시해주는 것이 재미 있어 계속 글을 써왔습니다. 그 결과 크고 작은 보람도 많았습니다. 얼마전에는 제가 쓴 글을 계속 읽어오던 친구의 소개로 출판사에 취직을 하여 워킹맘이 되었습니다.
(문화센터 수채화동아리에서 그림을 배우며 직접 그린 분당 율동공원의 봄, 그림은 내 우울증 치료제였다.)
우울증을 앓던 제가 세상밖으로 나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웃의 권유로 나갔던 문화센터였습니다. '마음의 감기' 치료에 좋다는 미술을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제가 보는 세상은 달랐습니다. 봄이면 예쁘게 피는 꽃들이 모두 제 그림 소재가 되었고, 캔버스에 옮기는 그림들은 모두 아름다운 세상 모습 뿐이었습니다. 제가 요즘 바쁘게 지내면서 가족들이 조금 고생하며 오히려 역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 학교가기 전쟁을 벌이면서도 일일이 다 챙겨주던 것들을 남편과 아이들이 스스로 도와주고 있으니 요즘은 살맛 납니다. 제가 워킹맘이 되다보니 알아서들 잘해주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우울증세로 고생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고생할 때 ‘조금 피곤한가보다’ 하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모르는게 더 나을지 모릅니다. 이젠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며 하루 24시간을 30시간으로 쪼개며 살기 때문에 우울증세를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중년의 주부들에게 어느날 소리 없이 다가오는 우울증세는 누구에게나 한번씩 오는 홍역과도 같지만, 빨리 세상 밖으로 나가 이웃들과 소통하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물론 어떤 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힘들지만 동네마다 있는 문화센터나 등산모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어울리며 산다면 우울증세는 나타나지 않거나 설령 나타난다 해도 쉽게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울증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보고 혹시 내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 우울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쓰이고 걱정거리가 많아진다.
▶ 쉽게 피곤해진다. 의욕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 즐거운 일이 없고, 세상일이 재미 없다.
▶ 매사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절망스럽다.
▶ 스스로의 처지가 초라하게 느껴지거나, 불필요한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 잠 설치고, 수면중 자주 깨 숙면을 이루지 못한다.
▶ 입맛이 바뀌고 한달 사이에 5% 이상 체중이 변한다.
▶ 답답하고 불안해지며, 쉽게 짜증난다.
▶ 거의 매일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늘어나며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느낀다.
▶ 자꾸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 두통 소화기 장애 또는 만성 통증 등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은 신체증상이 계속된다.
※ 위 사항중 3가지 이상일때 약한 우울증, 6가지 이상일때는 심한 우울증에 해당된다.
▶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쓰이고 걱정거리가 많아진다.
▶ 쉽게 피곤해진다. 의욕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 즐거운 일이 없고, 세상일이 재미 없다.
▶ 매사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절망스럽다.
▶ 스스로의 처지가 초라하게 느껴지거나, 불필요한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 잠 설치고, 수면중 자주 깨 숙면을 이루지 못한다.
▶ 입맛이 바뀌고 한달 사이에 5% 이상 체중이 변한다.
▶ 답답하고 불안해지며, 쉽게 짜증난다.
▶ 거의 매일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늘어나며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느낀다.
▶ 자꾸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 두통 소화기 장애 또는 만성 통증 등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은 신체증상이 계속된다.
※ 위 사항중 3가지 이상일때 약한 우울증, 6가지 이상일때는 심한 우울증에 해당된다.
주부들에게 흔히 올 수 있는 우울증세는 가벼운 병이 아닙니다. 어쩌면 암보다 더 무서운 병입니다.
반응형
'일상의행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년전 남편 성적표와 딸을 비교해 보니 (157) | 2009.04.08 |
---|---|
은행만 살고 보자는 영업시간 변경 (17) | 2009.04.02 |
커피 자판기 안의 위생상태 보고 놀라 (33) | 2009.03.21 |
연변에서 온 가사도우미 할머니 만나보니 (7) | 2009.03.19 |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부모님들에게 (18) | 2009.03.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