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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대통령 라디오방송, 소통은 없었다!

by 피앙새 2008.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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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라디오방송이 KBS를 통해 오늘 아침에 방송되었습니다. 오늘 첫 방송이라 아침에 라디오를 들어봤습니다.
방송 소감은 한마디로  "소통은 없었고, 대통령과의 대화를 듣고 나니 더 답답함을 느꼈다!" 였습니다.

소통하려는 시도는 좋으나 소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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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주례 첫 라디오방송은 KBS 라디오를 통해 출근 시간대에 방송되었습니다. '요즘 참 힘드시죠?'라고 시작된 연설은 최근의 경제상황과 관련, 97년 외환위기 당시와는 우리 경제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른 만큼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외환보유고가 2,400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IMF사태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국민여러분들은 각자 본업에 충실해 주기 바라며 정부에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그리고 신뢰야 말로 정부가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들은 이대통령 취임 이후 올해가 다 가도록 믿었는데, 언제까지 믿으란 얘기인지요?  그리고 희망이 있다는 수사적인 말보다 국민들은 일자리 하나, 빵 한조각이 더 시급합니다. 서민들은 지금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정부를 무조건 믿고 따르라고 하면 소통이 되는 건지요?

주연 이명박대통령, 연출 박형준,이동관
오늘 방송은 대통령이 주연으로 방송하고, 홍보기획관 박형준, 대변인 이동관, 정무수석 맹형규씨 등에 의해 연출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각본은 이미 지난 9월에 국민과의 대화때 1차로 실망시킨 적이 있습니다. 청와대는 진정한 국민과의 대화, 소통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는 것은 아닌지요?

어떤게 진정한 국민과의 대화인지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대화란 뭡니까? 그저 허심탄회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게 대화 아닙니까? 지난 9월의 국민과의 대화도 허심탄회한 대화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TV대화도 아니고 일방적인 대통령의 연설입니다. 물론 소통을 전제로 한 라디오연설입니다. 그런데 이런 연설을 듣고 국민들이 현시국에 대해 느끼는 궁금증이나 불안심리 등은 어디다 하소연 해야 하는지요? 인터넷에 불평, 불만 마구 쏟아 내면 또 사이버모욕죄 운운하며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소통이 뭔지 모르는 듯한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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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K-TV 화면 캡쳐

이대통령은 취임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과의 소통을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소통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형식적인 소통은 있었을지 몰라도 진정한 소통은 없었습니다. 지난 9월의 국민과의 대화도 청와대 계획대로 진행된 보여주기식 소통에 불과했습니다. 진정한 국민들의 생각과 의사가 떠나니고 있는 인터넷은 이른바 최진실 사망을 기회로 사이버모욕죄를 도입하는 등 오히려 소통을 막는 법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소통은 막아놓은채 일방적인 대통령의 주장을 들으라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닌, 독재시대 담화에 불과합니다. 인터넷 블로그뉴스란만 보아도 민심을 읽을 수 있다고 한나라당내에서 나온 말을 귀담아 듣길 간청합니다.

MB 주례 라디오방송 불방한 MBC,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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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의 라디오 방송은 오늘 KBS를 통해서만 방송이 되었습니다. MBC, SBS등 다른 방송사들은 방송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는 어제 오후 보도국 회의에서 불방 결정을 했고, SBS는 민영방송이기 때문에 방송하지 않겠다며 일찌감치 불방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MBC의 방송 결정에 SBS는 다시 방송하기로 했다가 결국 MBC 미방송 결정으로 SBS도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SBS는 지난 9월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때도 불방을 하며 대신 드라마 <식객>을 방송했습니다. SBS를 제외한 나머지 방송사가 모두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방송을 했지만, 대통령 관련 방송을 한 방송사 시청률을 다 합쳐도 식객 시청률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MBC, SBS의 불방이 방송사의 독립적 결정이지만, 그만큼 대통령의 주례 연설에 대해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MBC는 10일 뉴스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대통령의 주례방송을 결정했다가 어제 오후에 부랴 부랴 취소한 것입니다. 불과 8개월전 취임식때 보여주었던 대통령에 대한 찬양 일색의 보도행태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입니다. 더 이상 방송사는 청와대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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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까지 KBS라디오 편성표는 위와 같이되어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편성을 바꾸어 방송하였다.)

KBS는 최초 특별 편성으로 대통령의 연설을 방송하려 했으나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 방송에 대통령의 연설을 끼워넣는 형식으로 방송을 하였습니다. 그만큼 KBS가 내부 진통 끝에 결국 기존 프로그램 안에 포함하여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주는 형식으로 한 것 입니다.

이번에 청와대가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연설을 준비하면서 기대했던 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대화가 정부의 주요 정책과 비전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이 한층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대통령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개인적으로 그 기대가 이렇게 변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소통도 없었고, 희망도 없다. 그냥 듣고 나니 더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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