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음식보다 더 충격적인 중국집 위생문제

자장면 시키신분~~? 안계실 것 같습니다.
오늘 주말인데 나들이 가거나 아니면 집에서 자장면 등 중국음식 시켜먹는 집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주 먹는 중국집 위생상태가 재탕음식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사실을 알면 자장면 시켜 먹는것 다시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이번주 중국음식점 청결문제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재탕음식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을 가끔씩 전화로 시켜 먹는 집이 많은데, 이렇게 위생 상태가 엉망이면 어떻게 믿고 자장면을 시켜 먹을지 걱정입니다. 방송 게시판에 음식점 청결문제, 그중에서도 중국집 청결문제에 관한 제보가 가장 많아 서울시 식품안전추진단 등과 함께 서울 시내 중국집 청결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한마디로 참담했습니다.

위생단속반이 조리실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제보된 A중국집에 가보니, 역시 조리실에서 담배꽁초가 다수 발견이 되었고, 음식재료를 담아놓은 깡통도 녹슬고 부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통들은 납이나 중금속에 오염이 되어 음식을 담아 놓아서는 안됩니다. 선반과 밥솥에는 파리가 득실거리고, 행주인지 걸레인지 모를 정도로 더러운 행주, 만두를 덮어놓은 덮개도 찌든때로 꼬질꼬질해 걸레보다 더 지저분했습니다. 조리실 위생 환경은 그야말로 0점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음식점에서 머리카락 등 이물질 발견제보가 있는 B중국집에 갔습니다. 식당주인은 점검단이 온 것부터가 기분이 나쁜 듯,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장사도 안되게 자꾸 왜 이럽니까!" 하면서 먼저 으름장을 놓습니다. 주방을 보니 조리용칼 보관통은 온갖 오염물질로 얼룩져 있고, 환기통 아래 깡통을 매달아 놓았는데 그 깡통 밑바닥은 기름방울이 매달려 있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데, 그 바로 아래 양념통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위생상태가 엉망인데, 주인의 생각과 태도가 더 문제입니다. 주인은 점검단에게 "아, 어느집이든 다 이정도 안 더러운 집이 어딨어? 정말 골 때리네..." 라고 말하고 애꿎은 청와대까지 팔아가며 불평불만을 늘어 놓습니다. "청와대 가도 다 그렇게 지저분해. 청와대도 지저분한 구석이 있어." 이동관 대변인에게 청와대 식당들도 위생상태가 불량하고, 지저분한지 한번 물어 봐야겠습니다.

중국음식점이라고 해서 다 더러운 게 아닙니다. 요즘 깨끗한 중국음식점들 많습니다. 위생점검단이 노원구의 C식당을 가보니 건물은 워낙 낡았지만 위생관리 노력으로 타 중국집에 비해 청결상태가 돋보였고, 경기가 안좋아 자장면값도 2천원씩 팔고 있었습니다. 또 매년 독거노인들을 초청해서 무료 점심봉사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장면값을 저렴하게 받으면서도 식당위생을 청결하게 하는 집들도 많습니다.

중국집 주인들이 알아서 식당 위생문제에 신경을 써서 깔끔한 환경을 유지하면 좋은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방송에서 이미 점점했던 식당들을 확인차 방문해 보니 청소상태, 조리실 환경 등이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청결해졌습니다. 점검을 자주 다니면 식당의 위생문제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집 등 식당위생 문제를 점검할 공무원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만두파동, 멜라민 공포 등 정부는 국민들의 먹거리문제가 터질 때마다 대책을 세운다며 난리를 치지만, 정작 근본적인 대책은 세우지 못해 먹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집 위생문제만 보더라도 단속할 공무원이 적다면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더 늘려서 점검을 계속 해야 하지 않습니까?

방송이 나간후 중국집 하시는 분들이 시청자게시판에 깨끗한 집도 많은데, 이렇게 3주 연속으로 중국집만 위생상태 엉망이라고 방송해서 요즘 파리 날리고 있다고 항의성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주방안을 자신있게 훤히 들여다 보이게 한 집도 있고, 위생과 청결을 제1의 모토로 삼고 장사하는 집도 많습니다.  장사 잘되게 하려면 이렇게 위생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중국음식은 더럽다는 인식이 있다면 누가 중국집 음식 배달시켜 먹겠습니까?

오늘같은 주말이면 중국집들은 어김없이 현관문과 우편함에 배달 전단지를 돌립니다.
이런 전단지 돌릴 돈으로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청소업체 시켜 대청소 한번씩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