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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재개발로 사라지는 성남 달동네 가보니

by 피앙새 2008.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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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많고 따뜻한 사람들을 생각나게 하는 곳 달동네!
난곡과 더불어 대표적 달동네였던 경기도 성남시 단대동 일대가 전쟁터처럼 폐허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재개발 공사로 옹기종기 모여 살던 집들이 요즘 다 허물어지고 있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무허가 판잣촌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산등성이 여기 저기에 집을 짓고 물을 길어다 먹으며 고단한 삶의 끈을 이어 오던 곳이 바로 35여전의 성남이었습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서울시에서 무허가 건물 정비에 따라 성남에 철거민 주택단지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판자촌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서울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다 성남으로 온 철거민수만 해도 약 12만명에 달했습니다.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 살기 시작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서울 위성도시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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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흑백사진은 지금 재개발이 한창인 단대동 법원 주변의 모습인데, 산 아래 벽돌로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이렇게 집을 짓고 옹기종기 모여 살던 달동네가 지금 재개발 공사로 다 허물어지고 있습니다.(사진 출처 : 성남시청) 30여전 달동네의 모습을 보니 낡은 흙백사진의 추억과 함께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이 얼마나 힘들게 지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니 난곡만큼 달동네였던 성남의 어제가 마치 영화속 필름처럼 낡고 오래돼 보입니다. 비록 집은 지금의 아파트처럼 좋지는 않았지만 정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많았습니다. 어려운 사람들끼리 모여 살며 힘든 세상을 이겨낸 원천이 바로 정(情)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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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흑백사진에서 보이던 단대동 달동네가 전쟁으로 폭격을 맞은 듯 다 허물어졌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달동네의 따뜻했던 인심과 이웃간의 정도 다 날아가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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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14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는데, 벌써 집들이 다 무너졌고, 일부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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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찢어진 가림막 구멍 사이로 보이는 달동네 모습이 웬지 쓸쓸해 보입니다. 다 어디로들 떠났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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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지 오래 되지 않은 연립주택도 재개발로 부서지게 됩니다. 재개발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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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급하게 떠난 듯한 모습입니다. 쓰던 세탁기도 두고, 이곳에서 느끼던 정도 따뜻함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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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지럽게 늘어진 전선줄 만큼이나 얽히고 복잡한 재개발의 오늘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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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허가 된 재개발 현장에서 보인 500원짜리 동전을 싸던 종이입니다.
아마 공사판 인부들에게 일당을 현금으로 나눠주기 위해 은행에서 가져온 동전 꾸러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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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대동에서 보는 달동네의 전형적인 주택 모습. 이 주택도 이제 얼마 안있으면 헐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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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상가쪽은 영업중이지만 이곳도 곧 헐리게 됩니다. 장사하는 상가도 그래서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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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를 하는 바로 왼쪽 주택들에는 아직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떠날 곳이 없어서 못 떠난 것인지,
아니면 오랫동안 정 붙이고 살아서 쉽게 못 떠나는지 몇가구가 공사판 소음을 견디며 살고 있습니다.

성남의 대표적 달동네 단대동 재개발 현장을 보면서 현대식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시 환경이 깨끗히 정비되는 것이 그리 좋지많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개발로 이곳에 살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또 다시 이곳보다 못한 곳으로 쫓겨나 더 어렵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재개발 주택들이 어느새 투기 수단으로 변해버려 돈 없는 사람들에게 재개발 아파트는 그림의 떡입니다.
차라리 옛날의 그 달동네 모습 그대로 옆집의 빈대떡 붙이는 내음새도 맡아가며 살던 때가 더 좋은지 모릅니다.

재개발 공사로 달동네의 풋풋한 인심과 따뜻한 정도 허물어 버리는 것 같아 가슴 한켠이 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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