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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다시 쓴다고? 웬 궁상이야...?
남편이 가계부를 쓴다고 하니 한 말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게 궁상 떠는 일입니까? 그래도 저는 다시 궁상 좀 떨어야겠습니다. 그 궁상이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다시 가계부를 써야할 것 같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 주가폭락, 8월 사상 최대 경상수지 적자, 환율상승, 고유가, 고물가, 경기침체, 실업... 그리고 제 2의 경제위기설 등 온통 어지러운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들려 오는 리먼 파산과 구제금융 부결 소식이 우리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도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은 월급은 쥐꼬리 만큼 오르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실질소득이 줄어 들어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기 때문입니다.
1997년 IMF 당시에도 가계부를 썼습니다. 콩나물을 사면서 100원이라도 깎아보려는게 주부들의 살림 습관이라지만 이젠 재래시장에 가서 콩나물, 두부 사면서 물건값 깎아 달라는 말 하는 주부들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주부들의 알뜰함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워낙 경기가 안좋다 보니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물건 사면서 값을 흥정하기가 미안하기 때문입니다. 장사도 잘 안되는데, 물건값 깎아 달라고 하면 요즘 시장에서 물건 사면서 대우 받기 힘들만큼 체감 경기는 바닥이기 때문입니다. 물건값 깍지 않는 것은 어쩌면 시장 사람들에 대한 배려겠죠...
다시는 안 쓸것 같았던 그 가계부를 한달 전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빠듯한 살림살이 가계부 쓴다고 얼마나 절약되겠습니까마는 다시 가계부를 집어 들면서 절약하면서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 입니다. 사실 요즘은 현금보다 카드를 많이 쓰기 때문에 가계부를 따로 쓰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어느 항목으로 돈이 들어갔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가계부 쓰면서 콩나물, 두부, 전기세, 수돗세 따로 쓰지 않아도 아이들 교육비, 보험료, 교통비, 통신요금, 적금 등을 빼고 나면 쓸 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돈에서 아이들 용돈 주고 나면 한달 생활하기 정말 빠듯합니다. 그래서 가계부 쓸 필요가 사실 없었습니다. 그러나 큰 돈 들어가는 것만 생각하고 소소한 돈 새는거 그냥 둘 만큼 이제 나라 안팎의 경제 사정이나 우리집 가계가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그동안 쓰지 않던 가계부를 다시 쓰다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결혼초 알뜰 살뜰 절약해서 빨리 내 집 마련하고, 돈도 많이 저축하여 이 다음에 잘 살겠다고 다짐 하며 한참 재미 있게 쓰던 가계부였습니다. 그러나 남편 월급이 통장으로 입금 되고, 카드 사용이 보편화 되던 1990년부터 별 효용을 못느껴, 아니 정확히 말하면 100원짜리 한푼 아껴야 할 만큼 그리 경기가 궁색하지 않아 중지 했습니다. 그러다 IMF가 터지고 나서 다시 가계부를 쓰다가 2000년부터 경기가 좋아지면서 다시 가계부 쓰기를 중지 했고, 그리고 8년만에 다시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 가계부를 쓰면서 느끼는 것은 수입과 지출을 따져 가며 아무리 줄이려 해도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만큼 지출 항목이 많이 늘었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리 큰 항목을 차지 않았던 교육비, 그리고 한달에 2만원이면 족하던 통신비가 핸드폰, 인터넷 등으로 대폭 늘었고, 유가 인상으로 늘어난 교통비, 물가인상으로 인한 식비 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모두 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항목들입니다. 그러니 가계부 쓰면서 느는 것은 주부들 한숨 소리 뿐입니다. 품위 유지(?)를 위한 지출은 요즘 꿈도 꾸지 않습니다.
가계부 쓰면서 소박한 바램이 하나 있다면 제발 빨간색(적자)으로만 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살림하면서 흑자를 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달 적자 안내고 살면 남편에게 살림 잘했다는 소리 들을 것 같습니다.
남편이 궁상을 떤다는 이 가계부를 빨리 그만 써도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이 가계부를 쓴다고 하니 한 말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게 궁상 떠는 일입니까? 그래도 저는 다시 궁상 좀 떨어야겠습니다. 그 궁상이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다시 가계부를 써야할 것 같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 주가폭락, 8월 사상 최대 경상수지 적자, 환율상승, 고유가, 고물가, 경기침체, 실업... 그리고 제 2의 경제위기설 등 온통 어지러운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들려 오는 리먼 파산과 구제금융 부결 소식이 우리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도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은 월급은 쥐꼬리 만큼 오르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실질소득이 줄어 들어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기 때문입니다.
1997년 IMF 당시에도 가계부를 썼습니다. 콩나물을 사면서 100원이라도 깎아보려는게 주부들의 살림 습관이라지만 이젠 재래시장에 가서 콩나물, 두부 사면서 물건값 깎아 달라는 말 하는 주부들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주부들의 알뜰함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워낙 경기가 안좋다 보니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물건 사면서 값을 흥정하기가 미안하기 때문입니다. 장사도 잘 안되는데, 물건값 깎아 달라고 하면 요즘 시장에서 물건 사면서 대우 받기 힘들만큼 체감 경기는 바닥이기 때문입니다. 물건값 깍지 않는 것은 어쩌면 시장 사람들에 대한 배려겠죠...
다시는 안 쓸것 같았던 그 가계부를 한달 전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빠듯한 살림살이 가계부 쓴다고 얼마나 절약되겠습니까마는 다시 가계부를 집어 들면서 절약하면서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 입니다. 사실 요즘은 현금보다 카드를 많이 쓰기 때문에 가계부를 따로 쓰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어느 항목으로 돈이 들어갔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가계부 쓰면서 콩나물, 두부, 전기세, 수돗세 따로 쓰지 않아도 아이들 교육비, 보험료, 교통비, 통신요금, 적금 등을 빼고 나면 쓸 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돈에서 아이들 용돈 주고 나면 한달 생활하기 정말 빠듯합니다. 그래서 가계부 쓸 필요가 사실 없었습니다. 그러나 큰 돈 들어가는 것만 생각하고 소소한 돈 새는거 그냥 둘 만큼 이제 나라 안팎의 경제 사정이나 우리집 가계가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그동안 쓰지 않던 가계부를 다시 쓰다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결혼초 알뜰 살뜰 절약해서 빨리 내 집 마련하고, 돈도 많이 저축하여 이 다음에 잘 살겠다고 다짐 하며 한참 재미 있게 쓰던 가계부였습니다. 그러나 남편 월급이 통장으로 입금 되고, 카드 사용이 보편화 되던 1990년부터 별 효용을 못느껴, 아니 정확히 말하면 100원짜리 한푼 아껴야 할 만큼 그리 경기가 궁색하지 않아 중지 했습니다. 그러다 IMF가 터지고 나서 다시 가계부를 쓰다가 2000년부터 경기가 좋아지면서 다시 가계부 쓰기를 중지 했고, 그리고 8년만에 다시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 가계부를 쓰면서 느끼는 것은 수입과 지출을 따져 가며 아무리 줄이려 해도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만큼 지출 항목이 많이 늘었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리 큰 항목을 차지 않았던 교육비, 그리고 한달에 2만원이면 족하던 통신비가 핸드폰, 인터넷 등으로 대폭 늘었고, 유가 인상으로 늘어난 교통비, 물가인상으로 인한 식비 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모두 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항목들입니다. 그러니 가계부 쓰면서 느는 것은 주부들 한숨 소리 뿐입니다. 품위 유지(?)를 위한 지출은 요즘 꿈도 꾸지 않습니다.
가계부 쓰면서 소박한 바램이 하나 있다면 제발 빨간색(적자)으로만 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살림하면서 흑자를 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달 적자 안내고 살면 남편에게 살림 잘했다는 소리 들을 것 같습니다.
남편이 궁상을 떤다는 이 가계부를 빨리 그만 써도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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