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정보

김제동의 '내탓이요', 연예인이 배워야할 사과자세

by 피앙새 2011. 6. 10.
반응형
등록금 1천만원 시대의 대학생들은 부모의 허리를 휘게 만든 죄인이라고 하죠? 죄인된 입장에서 오죽하면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을까요. 천문학적인 등록금을 내고 졸업을 해도 취직이 안돼 또 한 번 부모에게 죄인이 되는 현실이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 답답한 현실 속에서 김제동 햄버거를 두고도 참 말들이 참 많네요. 김제동이 시위를 벌이는 대학생들에게 500만원을 전달하면서 이 중 일부를 전의경을 위해 써달라고 했는데요, 대학생들이 햄버거 70개를 사서 전경들에게 전달하려 했지만 전경들이 이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 전의경들은 햄버거를 받지 않았을까요?

김제동이 전경들도 챙겨달라고 했던 것은 대학생이나 시위대 모두 같은 또래로 함께 고생하고 안스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학생들이 김제동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문제가 불거진 거라고 봅니다. 즉, 햄버거를 주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그 방법과 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햄버거 동영상'을 보니 대열을 갖추고 서 있는 전경들에게 여대생들이 햄버거를 내밀며 '한 입만 먹어봐, 한 입만!', '받어 받어!' 하기도 하고, 반쯤 먹던 햄버거까지 들이밀며 제발 먹어달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햄버거를 모욕감을 느끼게 하고 놀리듯 주는 바람에 문제가 된 거에요.


김제동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왜곡되기 딱 좋은 상황이 된 거에요. 김제동의 마음이 현장에 있던 대학생들에 의해 잘못 전달된 것입니다. 불우이웃돕기를 하더라고 상대방이 기분 상하지 않게 해야 하는데, 대학생들의 뜻이 아니었다 해도 전경들의 입장을 아주 난처하게 했다면 잘못 전달된 거에요.


햄버거 논란이 확산되자, 급기야 김제동이 어제 사과를 했습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나누고자 했던 마음이 방법이 잘못되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됩니다. 나누고자 했던 순수한 마음과 상처를 받은 두 마음 모두 아프지 않길 바랍니다.'라며 대학생과 전경 모두를 배려한 뒤 원인제공의 책임이 있다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사과를 해야 할 사람은 햄버거를 준 대학생들이죠. 만약 자선단체에 기부를 했는데 그 돈을 자선단체 간부가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면 기부한 사람이 욕먹을 일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김제동은 마음이 약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겁니다. 명백한 잘못이 드러나도 사과 한 마디 없이 뻔뻔하게 사는 사람들에 비하면 김제동의 '내탓이요!' 사과자세가 얼마나 순수합니까?


김제동은 마음이 약해 자신의 언행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거나 물의가 빚어진다고 곧 바로 사과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사과의 진정성이 없어보이는 듯 합니다. 그래서 김제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위선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이번 햄버거 문제도 따지고 보면 김제동이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언행 때문에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다른 방향으로 왜곡됐기 때문에 원인 제공자 입장에서 사과의 뜻을 밝힌 겁니다.
대학생들이 김제동의 뜻을 조금만 더 깊게 헤아렸다면 전경들에게 모욕감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전달할 수도 있고, 김제동이 사과할 일도 없었는데 좀 아쉽네요.

그런데 김제동 사과를 두고도 잘난체 한다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한 번 묻고 싶네요. 방송사 출연정지까지 당하면서도 김제동처럼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할 말 다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앞에 당당히 나서지 못하고 뒤에 숨어 댓글로 욕을 해대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짜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들 아닌가요? 그리고 김제동이 정치하기 위해 일부러 정치적 언행을 하며 나댄다고 하는데요, 김제동은 연예인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소신을 밝힐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연예인들이 정치적 소신을 밝히길 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배우 김여진과 김제동이 반값 등록금을 두고 소신을 확실히 밝히고 있는데요, 이는 정치적 소신이 아니라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는 이 땅의 부모들과 죄인이 된 대학생들을 위한 사회적 참여일 뿐입니다. 김제동은 정치적 목적이나 연예인으로서 인기를 위해서 설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김제동은 방송사 눈치를 보며 인기 유지를 위해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비굴하게 숨어있는 연예인들 백명보다 나은 대인배입니다.

이번 햄버거 파문을 보면서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탓이요!' 자세로 사과를 한 김제동을보고 많은 연예인들이 보고 배워야 하는데, 오히려 비난을 받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나가수'의 옥주현만 보더라고 유관순 코스프레 사진을 두고 본인이 직접 사과하지 않고 소속사를 통해서 사과의 뜻을 밝혀 비난을 사고 있는데요, 옥주현은 김제동의 '내탓이요' 사과 자세를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