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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제일 쉽다'는 딸의 문자를 받으니 자식이나 남편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던데요. 그래도 어제 제 딸의 문자를 받고 너무 기분이 좋았던지라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한 번 적어볼까 합니다. 올해 딸이 지방 교대에 입학했는데 기숙사에서 지내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집에 오고 있어요. 그런데 2학기 들어 딸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딸은 학교가 끝난 후 제과점에서 하루 5시간씩 일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나봅니다. 딸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문자나 이메일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어제 낮에도 딸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이메일로 보냈어요. 날씨가 추워졌으니 밥 잘 먹고 몸 관리 잘하라는 일상적인 메일이었어요. 그런데 저녁에 딸에게 문자가 왔어요. 요즘 아이들은 문자 메시지 내용이 'ㅇ ㅋ'(오케이), 'ㅋㅋㅋ' 등 단순하고 .. 2010. 10. 5.
철이 든 대학생 딸의 문자를 받아보니 오늘은 모처럼 사는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올해 지방 교대에 들어간 둘째 딸 얘기입니다. 딸에 대한 얘기는 한 번 했었는데, 이번에는 기숙사 얘기입니다. 딸은 19년 동안 한번도 부모 품을 떠나지 않다가 지난 2월말에 대학 기숙사에 들어갔습니다. 작년에 고3 수험생 기간 뿐만 아니라 집에서 지낼 때 딸이 가장 불평이 많았던 것이 '반찬' 투정입니다. 그래도 정성을 다해 준비해 준 음식에 딸은 '맛이 없다'며 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공부하느라 입맛이 깔깔해서 그렇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나온 레시피를 보고 알게 모르게 요리공부도 많이 했는데, 천성적으로 제가 요리에는 잼병인가 봅니다. 그래도 정성 하나만큼은 최고인데, 왜 딸은 그리도 맛이 없다고 했을까요? 그런데 .. 2010. 4. 27.
딸의 공부수첩을 보니 눈물이 쏟아지다 입시철과 졸업 시즌이 끝나가고 이제 입학시즌이네요. 2년전 큰 딸의 대학 입시때와는 달리 지난해 둘째딸의 대학 입시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큰 딸은 수시로 대학에 합격해 겨울방학 기간을 편하게 보냈는데, 둘째는 수시에 실패한 후 정시로 원서를 넣어 2월까지 마음 졸이며 지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대학에 합격한 후 딸은 '수능 시험 후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던 93일이 고3 전체 기간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부모의 마음은 딸의 심정 그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딸은 어제 지방 교대에 합격에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딸이 떠난 후 방을 정리하다가 지옥같다는 고3 기간을 보내며 적은 딸의 공부수첩을 발견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 수첩에는 딸의 눈물과 땀, 그리고 마.. 2010. 2. 23.
수능시험을 치루는 딸에게 쓴 응원편지 오늘이 수능시험일이네요. 지금 이 시간 67만여명의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을 것입니다. 2년전 큰 딸이 수능시험을 본 후 올해 둘째 딸이 올해 또 시험을 치루는데, 한 번 경험을 해서 덜 떨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시험이 코 앞에 닥치고 보니 더 떨리더군요. 큰 딸은 의젓하게 잘해주었는데, 둘째라 그런지 더 안스럽고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수능 일주일을 앞두고부터는 밥 맛이 없을 정도였어요. 차라리 대신 시험을 치뤄주고픈 심정이었으니까요. 어제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든 딸은 쉽게 잠이 오지 않는지 밤늦게까지 뒤척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특별히 수능을 앞두고 엄마와 자고 싶다고 해서 어제는 딸을 가슴에 품고 잤습니다. 딸이 잠들고 난 후에도 엄마로서 쉽게 .. 2009. 11. 12.
남친에게 꽃다발 받아온 딸, 아빠의 반응은? 대학에 다니는 큰 딸이 어제 장미꽃 150송이 꽃다발을 들고 왔습니다. 부모 결혼기념일도 아닌데 왠 꽃다발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딸을 좋아해서 쫓아다닌다는 남자에게 받은 장미꽃다발이었습니다.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아빠에게 꽃을 들고 오는 것을 들킨 딸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습니다. 정성 가득한 장미꽃다발을 보고 여자친구들끼리 선물을 주고 받을 리가 만무한지라 아빠는 금방 눈치 채고 누구에게 받은 거냐며 물었습니다. 딸은 얼굴만 빨개질 뿐 머뭇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당신은 학교 다닐 때 여자친구 없었어요?" 하며 넌지시 딸을 변호하는 말을 했습니다. 남편과 딸의 충돌을 막아보려는 생각에서 말이죠. 남편은 요즘 부모들과는 달리 딸들에게 조금은 엄격하고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딸.. 2009. 8. 7.
'찬유', 악녀 백성희 파멸에 이르다 주말드라마 이 오늘밤(26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많은 화제를 뿌렸는데, 그 화제중의 하나가 악녀 백성희(김미숙)였습니다. 지금까지 ‘찬유’ 시청자들은 악녀 백성희 때문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면서 권선징악, 사필귀정으로 그녀의 악행만큼은 벌을 받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시청자의 이런 뜻을 반영이라도 한듯 어제 방송에는 백성희가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시청자들은 악녀의 파멸 과정에 통쾌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찬유’ 드라마를 통해 나타난 백성희의 악행은 다시 돌아보기도 싫을만큼 교묘하고 치밀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어제 27회에서는 주도면밀하게 전개되던 백성희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마저 느꼈습니다. 지금까.. 2009. 7. 26.
고3 딸이 스스로 핸드폰을 정지시킨 이유 옛날에는 요즘처럼 가정마다 전화기가 없어서 마을에 한두대 뿐인 이장님댁이나 동네 슈퍼전화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당시 쓰던 전화기는 백색, 흑색전화기로 나뉘어 빈부차에 따라 쓰는 전화기도 달랐습니다. 불과 30~40전 일인데, 요즘 전화기 사정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초등학생들도 핸드폰을 들고다니며 쓰는 세상이니 세상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그래서 '학생이 무슨 핸드폰이냐' 할지 모르지만 호신용, 비상연락용 등 그 용도도 다양하니 학생들이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을 뭐라할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핸드폰은 사치가 아닌 생활필수품이 된 것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핸드폰을 떠나 한시도 살 수 없을 만큼 핸드폰을 '분신'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어쩌다 핸드폰이 고장나 하루 정도 수리를 맡기게되.. 2009. 7. 20.
30년전 남편 성적표와 딸을 비교해 보니 옛날에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제 나이 또래(386세대) 사람들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학에 다니는 큰 딸에게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죽으면 죽었지 다시 못 돌아가요!’ 합니다. 그만큼 요즘 학생들은 입시위주의 공부에 눌려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30년전 남편의 중학교 성적표와 딸의 성적표를 비교해보니 시공의 차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공부방법에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편은 30여년전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닌 386세대입니다. 그 당시에는 요즘처럼 과외가 있었다 해도 극소수 부잣집 자제들만 했.. 2009. 4. 8.
외식업체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딸을 보며 올해 대학에 들어간 큰 딸이 기말고사가 끝난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긴긴 겨울방학 동안 친구들은 해외 어학연수다, 배낭여행이다 해서 모두 물 건너 떠날 때 딸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아빠가 어학연수비를 주겠다고 했지만, 철이 들었는지 겨울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내년 여름방학 때 간다는 겁니다. 덕분에 큰 돈 마련할 고민은 사라졌지만 딸에게 조금 미안했습니다. 지난주부터 딸은 대형 외식업체로 아르바이트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딸은 학기중에는 공부에 시간 빼앗긴다며 중고등학생 과외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딸의 목표가 있기에 과외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런 딸이 기말고사가 끝난후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을 때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방학을 하자마자 딸은 금방 아르바이트자리를 구했습니다. .. 200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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