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리뷰

역전의 여왕, 웃기면서도 슬픈 드라마

피앙새 2010. 12. 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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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역전의 여왕' 15회를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했네요. '내조의 여왕' 속편이라 스토리 전개가 비슷해 그저 그렇거니 했는데 가끔씩 눈물을 빼네요. 간암에 걸려 6개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목부장(김창완)이 지하철 고백이 짠하고 정말 압권이었어요. 목부장 고백에 용기를 얻어 소유경이 신세 한탄을 하며 꼭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할 때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쳐주며 격려해 주고 싶더라구요.

퀸즈그룹 구조조정 대상자들이 모인 특별기획팀. 이 팀에 목부장과 황태희(김남주), 소유경(강래연) 등 회사에서 눈밖에 난 사람들이 모여 있지요. 이 사람들은 회사에서 짤리냐, 계속 다닐 수 있느냐를 걸고 한송이(하유미)상무팀과 프리젠테이션 대결을 준비하는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요. 발표자가 소유경인데, 사람들 앞에만 서면 울렁증 때문에 말을 제대로 못해 큰 일이거든요. 황태희가 아무리 연습을 시켜도 덜덜 떨면서 국어책 읽듯 하니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잖아요. 이를 본 구용식(박시후) 본부장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대충 하고 넘길거냐며 핀잔을 주는데, 자존심 강한 황태희가 제대로 열 받았어요.


그래서 황태희가 준비한 것이 극약 처방, 즉 소유경을 지하철로 데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시키려는 거였어요. 즉 지하철에 있는 승객들이 퀸즈그룹 회장님과 임원들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프리젠테이션 연습을 해보라는 거에요. 유경에게 담력을 키우려는 거죠. 그러나 유경은 죽어도 못하겠다며 눈물만 찔끔찔끔 흘리니 이거 큰 일이네요. 함께 동행한 목부장마저 태희에게 '이건 아닌것 같다'며 굳이 못하겠다는 사람 괴롭히지 말고 태희에게 발표를 하라고 하는데요. 황태희는 목부장에게 늘 그런식으로 하니 부하직원들이 편하게만 지내 발전이 없다며 목부장을 원망했어요. 태희는 유경에게도 마음 약하게 먹으면 팀 전체에 피해라는 것을 왜 모르냐며 책망을 하니까 유경은 지하철에서 내리려 합니다.

그런데 이 때 목부장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지하철 중앙으로 나섭니다. 그러더니 목부장은 눈물의 지하철 고백을 하기 시작합니다. 만년 부장으로 동기들은 이사, 상무로 출세하는데 아직 자신은 부장이며, 기러기 아빠라고 소개를 하네요. 그리고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고 할 때 태희는 알고 있었지만 이를 처음 들은 유경은 깜짝 놀라 눈물을 주르르 흘립니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말에 지하철 승객들이 갑자기 목부장을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기러기 아빠기 때문에 한 달에 3백만원씩 유학비를 보내야 하는데, 회사에서 짤리면 큰일이라 죽는 날 죽더라도 회사에 다니다 죽어야 산재보험이라도 적용받아야 남은 가족들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목부장은 시한부 인생이라 조용히 살다 사라지려 했는데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했지요. 바로 특별기획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 거에요. 목부장의 말에 학생들이 '아저씨 뭐 팔려는 거에요. 양말이에요, 우산이에요? 본론을 말씀하세요'라고 하는데 목부장은 아무 말 없이 자리로 돌아왔어요. 지하철내에서 말하는 사람들이 보통 물건을 파는 경우가 많아 오해할만도 하지요. 목부장은 연설에 용기를 얻은 유경도 자리에서 일어나 고달픈 유경의 삶의 이야기, 즉 눈물의 고백을 했어요.

'저희는 물건을 팔러 나온 게 아닙니다. 저희 얘기를 들어달라고 나온 겁니다. 저는 소유경입니다. 동생이 셋이 있구요. 장녀입니다. 어릴 때 먹을 것부터 학용품까지 다 동생들에게 양보했고 대학 다닐 때는 한 학기 걸러 휴학해서 동생들 학비를 벌어야 했습니다...(중략) 저는 구조조정 대상자입니다. 회사에서 필요없다고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기회를 잡았습니다.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겁이 나서 제가 다 망쳐 버릴까봐... 다른 사람들의 희망까지 다 망칠까봐 덜덜 떨고만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유경의 말을 들은 지하철 승객들이 용기를 내라며 박수를 쳐주었어요. 태희의 눈에도 눈물이 끝없이 흐르네요. 프리젠테이션 준비가 엉망이라며 혼을 낸 구용식본부장과 강우(임지규)는 이를 몰래 지켜보며 감동을 받았어요. 구용식은 특별기획팀의 보이지 않는 수호신이죠. 목부장과 유경의 이런 용기라면 한송이상무팀을 이기는 건 문제없겠지요? 그런데 한송이상무가 가만 있질 않네요. 한송이는 특별기획팀에서 식습관 개선으로 감량에 섭외한 S라인 여성을 섭외했는데, 이 여자를 빼돌려 프리젠테이션을 방해하려는 거에요. 백여진은 처음에는 자신을 믿고 맡겨달라고 했는데, 한상무가 알아서 한다는 말에 할 수 없이 하겠다고 하네요. 그 말대로 백여진은 특별기획팀에서 섭외한 S라인 여성을 빼돌렸어요.


특별기획팀의 프리젠테이션은 첩첩산중이네요. 이런 어려움을 딛고 한상무팀을 이겨야 드라마 제목대로 황태희가 '역전의 여왕'이 되는데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하네요. 구조조정과 부서간 경쟁 등 직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워킹맘인 글쓴이 입장에선 공감되는게 참 많아요. 남편들이 직장에서 일하면서 얼마나 눈치보며 힘들 게 일하는지도 알게됐구요. 그런데 눈물만 있는게 아니에요. 구용식과 황태희간 달달한 로맨스가 웃음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웃기면서도 슬픈 드라마가 되고 있어요. 울다가 웃다가... 이러면 엉덩이에 뭐 난다고 하던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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