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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종의 첫 번째 왕비 단경왕후가 잠든 온릉

by 피앙새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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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11대 중종의 첫 번째 왕비 단경왕후가 잠든 온릉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습니다. 양주시는 경기도 북부에 있는 도시인데요, 장흥유원지 등 자연이 살아 있고 가볼 만한 곳이 참 많은 도시죠. 온릉에 도착하니 출입구 앞에 조선 왕릉 세계유산안내 표석이 있습니다.

조선 왕릉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2009630일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519년의 역사를 지진 조선은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죠.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왕족의 무덤은 모두 120기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능이 42기나 됩니다. 온릉은 왕릉이 아니라 사적 제21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온릉에 누가 잠들어 있을까요. 궁금증을 안고 들어가보겠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니 온릉은 입장료가 없습니다. 보통 왕릉에 입장하려면 입장료 1천 원을 내는데요, 여긴 무료입장입니다. 입구 오른쪽에 주차장도 있습니다. 차량 20여 대를 세울 수 있습니다.

조선 왕릉에 가면 문화해설사를 통해 능 역사를 자세하게 소개받을 수 있습니다. 온릉도 문화해설을 해주는데요, 운영 시간은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해설 시간은 1030, 오후 130, 오후 330분 등 하루 세 차례입니다. 저는 아내와 함께 해설없이 그냥 둘러봤습니다.

온릉 종합안내도를 자세히 보니 매표소를 지나 재실, 홍살문, 비각, 정자각, 능 등이 있습니다. 매표소에 온릉 팸플릿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온릉으로 가는 길은 흙길입니다. 도심에 살다 보면 이런 흙길 밟기도 쉽지 않죠. 날씨는 조금 흐리지만, 봄기운에 땅이 녹고 있고요, 나무들도 새싹을 틔우려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숲길이 폐쇄됐었는데요, 31일부터 다시 개방하고 있습니다. 숲길은 봄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습니다.

어느 능을 가더라도 대부분 재실이 있습니다. 재실은 능을 관리하는 참봉이 머물고, 제관들이 제사를 준비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왕릉이 아니라서 그런지 온릉 재실은 다른 곳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숲길은 막혀 있지만, 산책로는 사계절 내내 개방합니다. 봄에는 언 땅이 녹아 질척질척 할 수 있는데요, 산책로에 마닐라삼을 깔아놓아 걷기 좋습니다. 산책로는 온릉을 둘러싼 산을 한 바퀴 도는 코스입니다.

온릉 앞에 있는 홍살문입니다. 홍살문은 서원이나 향교에 있는데요, 뭔가 신성시되는 장소를 보호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두 개의 기둥을 세우고 태극 문양 위에 삼지창을 설치한 점이 이채롭습니다. 붉은색은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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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살문 안으로 들어서면 돌로 만들어진 향로(香路)와 어로(御路)가 있습니다. 향로는 제향 시 향과 축문을 들고 가는 길입니다. 이 길로 들어서면 안 됩니다. 오른쪽 어로는 제향을 드리러 온 왕이 걷는 길입니다. 이 길로 왕처럼 걸어가면 됩니다.

향로와 어로 우측에 돌로 반듯하게 만들어 놓은 공간이 있는데요, 이곳은 무엇을 하는 것일까요? 제사 음식을 잠시 두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정자각으로 제사 음식을 옮겨 제향을 드리는 거죠.

정자각입니다.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는데요, 정자각 안에 제사 음식을 놓는 순서를 정해놓은 진설도, 제기류 등을 설명해놓은 안내판이 있습니다. 왕이나 왕비를 위해 드리는 제사라 일반 가정과는 다릅니다. 정자각에서 보면 문 뒤로 능이 보입니다.

어느 능을 가더라도 관리상의 문제로 능 가까이 가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정자각 뒤에서 줌으로 능을 찍었습니다. 능에는 문석인, 석마 등이 있고요, 능 주변에 담이 둘러 있는데요, 이를 곡장이라고 합니다.

온릉은 사후 추존된 왕비의 능이라 병풍석과 난간석, 무인석이 없습니다. 홍살문 옆에 능에 대한 상설도 해설에 나와 있습니다. 능마다 이런 해설이 있어서 왕릉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능에 갈 때 눈여겨보시면 좋습니다.

온릉은 누가 묻혀 있을까요. 여러분은 아시나요? 조선 11대 임금 중종의 왕비 단경왕후 신 씨(1487~1557)의 능입니다. 온릉 팸플릿에 나온 설명을 보니 단경왕후는 1506년 남편 중종이 왕위에 오르자 왕비로 책봉되었습니다.

그런데 단경왕후의 아버지 신수근이 중종반정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왕비가 된 지 7일 만에 폐위되었습니다. 단경왕후는 폐비의 신분으로 71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그 후 거창 신 씨 묘역인 지금의 자리에 묻혔는데요, 182년이 지난 1739(영조 15)에 단경왕후로 복위되고 묘를 능으로 격상시켜 온릉이라 했습니다.

능 오른쪽에 비각이 있습니다. 비각은 능 주인의 행적을 기록한 신도비나 표석을 세워둔 곳이죠. 비각 안에 비문이 적힌 비석이 있습니다. 비석에는 한문으로 단경왕후 신 씨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해두었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온릉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제가 온릉을 가보니 비운의 왕비가 묻힌 곳이었습니다. 왕비가 되었으니 가문의 영광으로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하지만 7일 만에 폐위된 후 71세로 죽을 때까지 한 많은 삶을 살았습니다. 역사 시간에 배운 중종반정의 현장이 바로 온릉이었네요.

온릉은 201911월부터 공개되어 운영 중이니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에는 왕릉이 많은데요, 조선 시대 역사도 배우고 가족과 함께 봄바람도 쏘일 겸 해서 가까운 왕릉으로 역사 나들이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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