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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주부가 보는 쇠고기수입과 광우병 열풍

by 피앙새 2008.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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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온나라가 열풍 아니 광풍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 우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의혹이 연일 나라를 시끄럽게 한다. "싸고 맛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국민들이 마음놓고 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이대통령의 말에 "좋다, 잘됐다" 라는 반응은 없고 광우병에 대한 불신과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사람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연일 TV와 신문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정치권의 다툼과 서울광장과 청계천일대에서 80년대를 연상케하는 시위대와 경찰, 전의경의 충돌이다. 아~~ 결국 80년대로 다시 회귀하는 것인가~! TV를 끄고 싶다! 주부 입장에서 본다면야 쇠고기를 싸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다는 1차원적 생각이 먼저 앞서겠지만 그 이면에는 정말 복잡다단한 것들이 많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우선, 촛불집회가 불법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이다. 촛불집회 그 자체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우리 국민들의 최소한의 비폭력 저항이라고 본다. 오죽하면 주부, 직장인,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는가를 한번 생각해봐야한다.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가 불법이라고 한다면 이나라 민주주의는 죽었다. 민주주의 조기를 내걸어야 한다. 미국사람들이 먹지 않는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를 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먹어야 하는가! 미국에서 사료로 쓰는 고기를 우리보고 먹으라고?

둘째, 정부당국자들이 농업과 축산업을 개방하더라도 소위 산업의 쌀이라 일컫는 반도체칩을 팔아 그돈으로 농민들을 먹여 살리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삼성이나 LG 등 이들이 벌어들인 돈이 소를 키우는 사람이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삼성은 이미 비자금과 불법 승계 문제로 그 부도덕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국민을 위한 기업, 1등 제일주의를 표방하면서 농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자식(이재용상무)에 대한 재산 승계만이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금 삼성은 TV광고를 통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뛰겠다고 한다. 그 광고를 볼 수록 다시 돈갖고 튀겠다(?)는 생각이 앞서는 건 왜일까?

셋째, 농축산업을 개방하면 우리 나라에 득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굳이 농자천하지대본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우리 나라의 식량자급자족률이 겨우 27%정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심각하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곡물수입이 늘어나자 전세계 곡물가가 200~300% 이상 급등하고 있다. 식량자원주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더라도 향후 곡물수입문제로 석유값 인상 그 이상으로 우리 나라는 경제적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러다 쌀한되에 100만원 주고 사먹을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기본인데, 정부는 안전한 먹거리, 식량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넷째, 쇠고기 수입 반대와 광우병문제로 중고생들까지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다. 어른들의 일에 어린 학생들이 동원된다는 것 자체가 이 나라 정치현실에 대한 개탄을 자아내고, 또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일부 학생들 또한 올바른 행동이라 할 수 없다. 왜 어른들이 잘못한 일에 어린 학생들까지 참여하게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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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출범한 이명박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내외적 경제환경에 대한 어려움과 정치적이슈인 미국산쇠고기 수입, 대운하건설 등으로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다. 최근 이대통령 탄핵 서명사이트가 등장한 이후 서명인원이 13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누가 대통령을 하든 지금은 나라 안팎으로 모든 여건이 어려운 시기다. 유가급등 문제만 보더라도 모든 국민들이 에너지절약을 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시기다. IMF당시 유가가 1,000원 내외였을때 1,200원선만 오른다면 모두 다 차를 타고 다닐 수 없겠다며 유가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바 있다.

그러나 지금 휘발유가 리터당 1,800여원에 이르렀어도 누구도 차를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 서울시내 일부 주요소는 리터당 2,000원까지 기름값이 올랐다고 한다. 난 차를 가지고 다녀도 넌 가지고 다니면 안된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듯 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마감하며 가족의 따뜻함과 행복, 건강 등 밝은 뉴스가 보도되면 좋겠지만 미국산쇠고기와 광우병, AI파동 등 온통 우울한 뉴스로 도배하고 있다. 신문을 봐도 TV를 켜도, 라디오를 들어도 온통 미국산쇠고기와 촛불시위 뉴스다. 이런 이야기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우리나라에는 없다. 왜냐면 누구나 다 쇠고기를 먹고, 쇠고기 스프가 들어간 라면을 먹기 때문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보통사람들보다 머리가 좋아서 정치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어려운 문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 국민들을 좀 더 편안하게 해줄 수 없을까? 지금 이 시간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까? 아님 정치인들에게 이런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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