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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갓등이왕림성당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그리고 이 성당이 경기도 최초의 성당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종교를 떠나서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갓등이왕림성당은 근대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물입니다. 이 성당은 1889년 초가(草家)로 만들어졌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에서 서울명동성당(1882년), 원산(1887년)성당에 이서 세 번째로 만들어진 성당이기도 합니다. 올해로 133년의 역사를 가진 성당입니다.

갓등이왕림성당이라는 이름이 좀 특이하죠? 먼저 역사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갓등이성당이 지방에 처음으로 복음이 전파된 것이 언제였고, 또 언제부터 그곳에 교우촌이 형성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게 없습니다. 다만 앵베르(L. Imbert, 范世亨) 주교가 남긴 1839년 1월 25일 일기에 ‘갓등이 공소’의 명칭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미 1839년 이전에 교우촌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1866년 조선 조정(朝廷)에서 가톨릭 교도를 대량 학살한 병인박해가 시작된 것을 전후하여 갓등이 공소의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 그들이 살던 지방을 떠나 사방으로 흩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1888년 7월 앙드레(J. Andre, 安學古) 야고보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여 한강 이남 경기도 최초의 본당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왕림'은 왜 붙였을까요? 왕림은 화성에서 수원으로 가는 산길 길목으로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살던 곳이라고 합니다. 선교사들은 신자들이 많이 살던 왕림을 이용해 다녔는데요, 남의 눈에 잘 띄지 않아 선교사들이 신변의 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성 갓등이왕림성당이란 이름이 붙여진 겁니다.

갓등이왕림성당을 보니 벽돌 위에 기왓장을 얹은 것이 독특했습니다. 성당은 꼭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문이 항상 개방돼 있습니다. 성당으로 들어가니 철쭉 등 봄꽃이 피었습니다. 성당 마당 우측에는 요셉 성인, 좌측에는 성모마리아상이 있습니다. 요셉 성인은 아이를 안고 있는데요, 얼굴을 보니 인자하고 자상해 보입니다. 서양의 이웃집 할아버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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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로 왼쪽에는 성모마리아상이 있는데요, 그 앞은 신자들이 기도하는 곳입니다. 기도하는 앞에 초가 있습니다. 초를 켜고 천주교 신자가 기도를 하죠. 무엇을 위한 기도인지는 몰라도 그 간절한 바람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천주교 모태신앙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성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위에는 1888년 초대 선교사부터 현재까지 역대 신부들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133년의 역사를 지켜온 선교사와 신부들입니다.

보통 성당 건물은 붉은 벽돌로 지어졌고, 성당 안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데요, 여긴 일반 벽돌로 지어졌고 오색의 스테인드글라스도 없습니다. 그 옛날에는 초가로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현재 성당 건물은 1991년 지어졌다고 합니다. 다른 성당들처럼 짓지 않고 갓등이왕림성당만의 특색을 살려 지은 것입니다.

성당 제대 우측에는 예수상이 있고, 좌측에는 성모마리아상이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 성당 안에 들어오면 어딘지 모르게 두 손을 모으게 되고 그동안 지은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게 됩니다. 기도하는 성모마리아상, 중생들을 향해 손을 들고 맞이하는 예수상을 보니 저를 불쌍히 여겨 죄를 다 없애주시는 듯합니다. 앞으로 죄를 짓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당에서 나와 두리번거리다 보니 옆에 낡은 한옥 한 채가 보입니다. 무슨 건물인가 하고 궁금해 하는데, 성당에 온 어르신 한 분이 옛날 사제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제관은 문이 잠겨 있는데요, 담장 너머로 불 수 있었습니다.

사제관 건물이 한옥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사제관 정면에는 한문으로 사제관(司祭館)이라고 쓴 현판이 보입니다. 서양의 선교사나 신부들이 이곳에서 살았을 텐데 다른 성당과 달리 사제관이 한옥이라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전에는 개방했다고 하는데요, 관리상의 문제로 현재 출입 불가인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갓등이 성당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성당이고, 또 구 사제관은 다른 성당과 달리 한옥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근대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물입니다. 사제관 문이 잠겨 있지만, 담장이 낮아서 충분히 보실 수 있습니다. 종교를 믿지 않아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싶으신 분들은 갓등이왕림성당에 가셔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으며 힐링 타임을 한 번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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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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