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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영웅이 된 이배영과 비열한 겁쟁이가 된 류시앙

by 피앙새 200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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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육상계의 스타이자 금메달 기대주 류샹(劉翔)!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했던 그가 부상을 이유로 110m허들 결승전에서 충격적인 기권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금 중국 전역이 들끓고 있습니다. 올림픽 2연패가 기대되던 류상이 경기를 포기하다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류상선수에 대해 중국의 대형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격려성 글도 있지만, '13억 중국인의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 '이건 완전히 도망을 가는 것 같다!', '가장 비열한 겁쟁이' 등 격렬한 비난이 쏫아지고 있습니다. 기대가 허망으로 바뀐데 대한 항의 뜻이겠지요. 그러나 그 항의 뒤에는 우리의 이배영선수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데 따른 불만과 비판도 담겨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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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결승에서 그는 경기장에 쩔뚝거리며 등장을 한후, 출발선상에서 총성이 울리자 일단 출발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선수의 부정 출발로 다시 출발선에 서려다가 결국 번호표를 떼어내고(포기의 뜻이라죠) 스타트라인을 벗어나 라커룸으로 아무 말없이 걸어 들어갔습니다. 경기를 포기하고 들어가며 관중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본 중국인들은 크게 실망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류샹에 대해 돈벌더니 배가 불러졌다, 정신력이 헤이해졌다는 등 격려보다는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류상이 중국에서 얼마나 기대를 모았으면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위로전문까지 보냈을까요? (교토통신 보도) 또한 중국의 당중앙선전부는 자국의 언론매체에 류상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네티즌들의 쏟아지는 비판까지 막을 수는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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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류샹이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고 라카룸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을 관중들이 실망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역도선수 이배영은 어떻습니까?
역도인들은 이배영선수가 당연히 바벨을 들어올리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경기장에 들어선 것이라고 합니다.
뜻하지 않은 다리부상(근육경련)으로 잘 걷지도 못하는 상태에서도 끝까지 바벨을 들어 올리다 쓰러진 이배영선수를 보며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요? 쓰러진 몸을 일으켜 세우고 나서 관중들을 향해 그 특유의 살인미소를 지어보이던 이배영선수! 그 웃음 속에 얼마나 많은 회한과 안타까움이 있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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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쓰러지면서도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으며 투혼을 발휘한 이배영선수! 감동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이배영선수에 대해서 우리 네티즌들은 최고의 찬사를 보내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이배영선수의 그 투혼의 정신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이배영선수 박태환선수처럼 다큐프로그램 만들어 방송해 주세요!"
"이배영선수는 우리 한국선수단중 최고의 선수입니다."
"짱꼴라(중국)도 박수치게한 이배영선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올림픽 최고의 감동이며, 이배영 선수는 우리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이배영선수 웃는데, 저는 가슴속으로 웁니다!" 
<다음(Daum) 2008 베이징올림픽 네티즌 응원방에서>

똑같은 실패를 했지만 결과는 이렇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결국 최선을 다했는가, 안했는가는 국민들이 판단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중국 국민들은 실패한 류상에게 격려보다는 비판과 비난 일색입니다. 이것이 국민성인가요?

기대가 허망으로 바뀐 류샹이 중국인들에게 봇물처럼 터지는 비난을 받는 가운데,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우리 국민들에게 금메달 그 이상의 감동을 준 이배영선수가 다시 생각납니다.

어제 중국의 CC-TV에서는 '올림픽정신을 빛낸 선수'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배영선수를 소개했다고 합니다.
우리 올림픽 대표선수들! 남은 경기에서 이배영선수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며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준 이배영선수에게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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