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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나는가수다' 이소라, 너무 무섭게 변했다

by 피앙새 201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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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소라가 이런 여자였다니요... 조금 놀랍네요. 한 때 그녀가 진행했던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1996~2001)는 실력파 가수들이 초대된 음악프로였는데, 잔잔한 진행 솜씨와 함께 밤 늦게까지 잠못 이루는 많은 시청자들의 친구가 되어주었지요.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찌나 감미롭고 포근했는지 몰라요. 이소라가 '일밤-나는 가수다' MC를 맡는다고 했을 때 적임자라고 생각했고, 침체된 '일밤'과 쌀집아저씨를 구할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왠걸요, 막장 오디션의 깽판녀라니요?

'나가수'가 시작되기 전에 김영희PD는 '1박2일'에 타격을 주겠다며 호언장담을 했는데, 그 장담대로 '1박2일'에 타격을 주고 있긴 하네요. 시청률이 아니라 연일 구설수로 연예면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으니까요. 한 때 국내 가요계를 주름잡던 정상급 가수 7명을 두고 한 사람씩 탈락시킨다는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는데, 3회 만에 정말 탈락자가 나왔어요. 데뷔 20년이 넘는 김건모가 탈락됐을 때 김건모 본인 뿐만 아니라 나머지 가수 6명도 충격 그 자체였겠지요. 7명의 가수들은 다른 사람은 탈락해도 내가 어떻게 탈락할 수 있냐 하는 생각을 가졌을 거에요. 그래서 누가 탈락했어도 충격은 마찬가지 였을 거에요.


탈락자 결정은 김영희PD등 제작진이 한 게 아니죠. 500명의 청중평가단이 내린 결정인데, 이 결정을 번복하는 이상한 사태가 벌어졌어요. 탈락자 결정을 번복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이소라였어요. 그녀는 MC겸 '나가수' 출연자였는데, 김건모가 7위로 탈락이 확정되자 김영희PD는 안중에도 없이 화투판 패를 엎어버리듯 깽판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명색이 진행자인데 녹화를 하다가 '난 이것 편집해 달라고 할 거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건모가 7등 한게 슬프단 말이야'라며 뛰쳐 나가 버렸습니다. 정엽의 경우 꼴찌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생각해봤다면 김건모가 꼴찌했다고 깽판을 칠 수는 없겠지요.

아니 세상에 진행자가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이럴 수가 있나요? 만약 김건모가 탈락하지 않고 다른 가수들이 탈락했어도 이소라가 이런 모습을 보였을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떨어졌다고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낸 것은 진행자의 자질이 없어요. 한 때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얌전하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방청객들과 호흡하며 실력파 가수들의 수준높은 음악감상을 돕던 진행자 이소라가 맞나 눈과 귀를 의심했어요. 그런데 분명 그 때의 이소라였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얼굴과 표정이 너무 표독스럽게 변해있었어요. 얼굴은 슬프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하나도 슬퍼 보이지 않았어요.


이소라의 돌발행동에 김영희PD 등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모두 술렁이기 시작했어요. 이소라는 무대 밖으로 나가 주저 앉았고, 제작진은 긴급회의를 통해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누가 첫 탈락자가 되든지 간에 이를 깔끔하게 수용하고 멋지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면, '나가수'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감동과 여운을 전할 수 있었을텐데, 이소라의 깽판에 제작진이 두 손 두 발 다든 모습을 보였던 겁니다. 김영희PD는 얼마나 이소라의 눈치를 살폈는지, 얼마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행여 출연을 하지 않을까 밤 잠을 설친다고도 했습니다. 김PD가 출연자에게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나가수'는 원칙도 룰도 없는 막장 중의 막장 서바이벌로 몰고 간겁니다.

김영희PD 등 제작진이 이소라의 눈치를 본 것도 잘못된 것이지만, 500명의 청중평가단의 결정마저 뒤엎어버린 이소라의 무소불위 진행자 권력은 제자폭행으로 파면된 서울대 김인혜교수와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제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자, 김교수는 '반주자 나가, 커튼 쳐!' 소리와 함께 학생들을 폭행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이소라가 '나 지금 방송 못하는데, 왜 방송 진행하고 난리야!'라며 시청자들을 향해 무언의 폭력을 휘두른 것과 다를 바 없어요. 휴일 저녁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예능 프로에서 이소라가 대중들에게 휘두른 반말 테러는 출연자 뿐만 아니라 진행자 자격을 의심케 한 대형사고였으니까요.


그런데도 김영희PD는 이소라를 두둔하면서 그녀가 탈락을 해도 진행자로는 계속 남게될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 기가 막히네요. 이런 진행자를 계속 두게되면 언제 또 다시 제 2의 김건모사태가 날 지 몰라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탈락되면 이소라는 언제든지 마이크를 집어던지고 무대 밖으로 나가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탈락이라니... 슬퍼! 방송중지야.. 하지마!'라고 할 거 아니에요. 시청자들은 탈락자가 나올 때마다 누가 탈락자가 될 지는 관심도 없고, 이소라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할 거에요.

10여년 만에 음악프로 MC로 다시 돌아온 이소라의 모습은 너무 달라졌어요. 예전에 비해 살은 많이 빠졌고 얼굴도 갸름해졌어요. '프로포즈' 진행을 할 때는 넉넉한 몸 만큼이나 얼굴과 말투에 여유가 넘쳤는데 지금은 자신이 서바이벌 오디션에 참여하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뭔가 날카로워 보여요. 그리고 누군가 조금만 툭 건드려도 금방 폭발할 것 같은 시한폭탄 같은 느낌입니다. 김영희PD가 녹화를 앞두고 왜 매번 이소라에게 불안감을 느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첫 방송때 첫 주자로서 그녀가 부른 노래는 관객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감동을 주었는데, 그 감동이 분노로 바뀌고 말았어요.


현재 참여중인 가수 중에 이소라가 아니더라도 윤도현의 진행능력도 탁월하니 꼭 이소라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소라 역시 심사를 받는 입장이지 심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만약 이소라가 서바이벌에서 탈락한다면 진행자도 윤도현이나 매니저로 나온 김제동이 나와도 좋을 듯 합니다. 이소라가 진행자로 계속 나선다면 막장 서바이벌이라는 오명을 계속 안고가야 하는 부담이 있을 거에요. 욱하는 그녀의 성격을 보면 언제 또 터질지 몰라 편안하게 '나가수'를 시청하긴 틀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방송 진행자는 얼굴에 희노애락을 나타내서는 안됩니다. 국내 정상급 가수 7명이 나와 탈락자가 나오는 서바이벌 예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떨어졌다고 판을 뒤엎는 초유의 사태가 이소라에 의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충격입니다. 그녀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습니다. 이소라가 이렇게 예민하고 자기 중심적인 모습을 보이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이에요. 나이 40이 넘어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지만, 제작진 뿐만 아니라 청중평가단, 시청자들에게 호령하는 막장 진행자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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