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추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포즈
피앙새 일상에서 :
2008/07/04 10:03
올해로 결혼 20주년을 맞습니다. 오늘 아침 커피 한잔을 하며 문득 결혼전에 그이에게 들은 프로포즈가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때 당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프로포즈를 기대했던 전 "뭐 이런 프로포즈가 다 있어?" 하며 속으로 내심 서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남편에게 들은 프로포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포즈였습니다.
대학1학년때 만나 연애만 7년 한 끝에 1988년 결혼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던 고학생이었습니다. 먹는것, 입는것, 자는것, 학비, 용돈 등 모든것을 혼자 해결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죠. 그와는 반대로 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혼자 하숙을 하며 집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별 어려움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이를 만난지 1년이 지난 어느날... 그이가 살던 과외집(먹고 자고 하면서 아이들 공부를 돌봐주던 곳)에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대학 2학년 겨울이었습니다. 그이는 당장 먹고 잘 곳이 없자 대학 학보사(당시 남편은 학보사 기자) 사무실에서 잠을 자며 기거를 했습니다. 그 추운 사무실에서 고생하는 그이가 정말 안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이를 만나 저녁을 먹고 우린 학보사 사무실에 갔습니다. 한겨울이라 너무 추운곳에서 지내는 그이가 너무 안스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하는 그이 얼굴을 보니 더욱 더 눈물이 났습니다. 한참을 말이 없던 그이가 내게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왔으니 어떻게든 졸업을 해야되는데, 걱정이다. 여기서 포기하면 다음에 다시 학교를 다닌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 하숙하는데서 함께 지내면 안되겠니?" 하는게 아니겠어요.
순간 전 놀라서 어떤 대답도 못했습니다. 결혼도 안한 입장에서, 그리고 학교를 다니는 신분에서 어떻게 함께 지낼 수 있단 말입니까? 속으로 말도 안된다며 도리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그가 이렇게 말했어요.
"앞으로 2년만 날 보살펴준다면 내가 50년을 행복하게 해줄께..."
아니 이건 뭐 내 인생을 그이 인생에 투자하라는 거야 뭐야...?? 금새 눈물 흘리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말 없이 발아래만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이가 다가와 날 살포시 껴안으면서 또 이렇게 말합니다.
"2년 투자해서 50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 아니니?"
그말을 들으니 좀 전에 긴장하며 놀라웠던 감정을 사라지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날 난 아무런 대답을 못했지만 다음날 그이 과외집으로 가서 얼마 안되는 짐을 꾸려 함께 내가 자취하는 집으로 왔습니다. 뭐 결혼도 안한 상태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거죠. 지금 생각하니 일종의 계약결혼 형태네요. 그렇게 해서 그인 제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고, 지금은 어엿한 가장으로 사랑받는 남편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얼마전 결혼 20주년 기념일(5월29일)에 남편은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50년 계약중 이제 20년 지났네. 앞으로 남은 30년도 꼭 약속 지킬께요..."
그말을 듣고 얼마나 고마운 생각이 들던지... 또 남편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맞아요. 그인 약속을 잘 지켜왔고, 또 앞으로 남은 30년의 약속도 잘 지킬 것입니다.
낭만적이고 멋진 프로포즈는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남편의 프로포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포즈였고, 내 인생에 대한 소중한 약속이었습니다. 그 약속을 잘 지키는 남편이 오늘따라 더욱 멋져 보입니다.
대학1학년때 만나 연애만 7년 한 끝에 1988년 결혼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던 고학생이었습니다. 먹는것, 입는것, 자는것, 학비, 용돈 등 모든것을 혼자 해결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죠. 그와는 반대로 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혼자 하숙을 하며 집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별 어려움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이를 만난지 1년이 지난 어느날... 그이가 살던 과외집(먹고 자고 하면서 아이들 공부를 돌봐주던 곳)에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대학 2학년 겨울이었습니다. 그이는 당장 먹고 잘 곳이 없자 대학 학보사(당시 남편은 학보사 기자) 사무실에서 잠을 자며 기거를 했습니다. 그 추운 사무실에서 고생하는 그이가 정말 안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이를 만나 저녁을 먹고 우린 학보사 사무실에 갔습니다. 한겨울이라 너무 추운곳에서 지내는 그이가 너무 안스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하는 그이 얼굴을 보니 더욱 더 눈물이 났습니다. 한참을 말이 없던 그이가 내게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왔으니 어떻게든 졸업을 해야되는데, 걱정이다. 여기서 포기하면 다음에 다시 학교를 다닌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 하숙하는데서 함께 지내면 안되겠니?" 하는게 아니겠어요.
순간 전 놀라서 어떤 대답도 못했습니다. 결혼도 안한 입장에서, 그리고 학교를 다니는 신분에서 어떻게 함께 지낼 수 있단 말입니까? 속으로 말도 안된다며 도리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그가 이렇게 말했어요.
"앞으로 2년만 날 보살펴준다면 내가 50년을 행복하게 해줄께..."
아니 이건 뭐 내 인생을 그이 인생에 투자하라는 거야 뭐야...?? 금새 눈물 흘리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말 없이 발아래만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이가 다가와 날 살포시 껴안으면서 또 이렇게 말합니다.
"2년 투자해서 50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 아니니?"
그말을 들으니 좀 전에 긴장하며 놀라웠던 감정을 사라지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날 난 아무런 대답을 못했지만 다음날 그이 과외집으로 가서 얼마 안되는 짐을 꾸려 함께 내가 자취하는 집으로 왔습니다. 뭐 결혼도 안한 상태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거죠. 지금 생각하니 일종의 계약결혼 형태네요. 그렇게 해서 그인 제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고, 지금은 어엿한 가장으로 사랑받는 남편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얼마전 결혼 20주년 기념일(5월29일)에 남편은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50년 계약중 이제 20년 지났네. 앞으로 남은 30년도 꼭 약속 지킬께요..."
그말을 듣고 얼마나 고마운 생각이 들던지... 또 남편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맞아요. 그인 약속을 잘 지켜왔고, 또 앞으로 남은 30년의 약속도 잘 지킬 것입니다.
낭만적이고 멋진 프로포즈는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남편의 프로포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포즈였고, 내 인생에 대한 소중한 약속이었습니다. 그 약속을 잘 지키는 남편이 오늘따라 더욱 멋져 보입니다.
'피앙새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머리만 8m가 되는 거대한 불두상 (18) | 2008/07/26 |
|---|---|
| 핸드폰 수명이 왜 이리 짧은 건가요? (13) | 2008/07/25 |
| 남편의 빛바랜 사진 한장을 보며 쓴 편지 (2) | 2008/07/23 |
| 대학생 큰 딸의 첫 월급(?)과 선물 (19) | 2008/07/18 |
| 열대야에 가족들 단칸방(?) 신세 되다! (14) | 2008/07/15 |
| 20년전 추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포즈 (75) | 2008/07/04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