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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이하천씨는 자식을 낳아 키워 보았나요?

by 피앙새 2008.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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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진실씨가 우리 곁을 떠난 이후 엇그제 49재를 치루었습니다. 이제 49재도 지났으니 이승의 슬픔을 뒤로 하고 편안히 쉬어야 하건만 친권과 재산권 문제 등으로 우리 사회는 그녀를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그녀가 남기고 간 자녀들과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해결책을 두고 최근 조성민씨와 친정쪽의 입장 차이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의 가정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 문제는 우리 사회 공통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잠시 살아 돌아와 "내 입장은 이렇습니다!"하고 시원하게 말해주면 좋은데(유언처럼) 그럴 수 없으니, 유일한 잣대인 법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법의 잣대인 친권법을 두고도 이러쿵 저러쿵 하다 보니 어제 손석희의 <100분 토론>에서 '친권! 천륜인가, 아닌가' 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습니다. 그런데 토론에 나선 패널중 소설가 이하천씨의 발언이 화제가 되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패널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말 실수 그 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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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소설가이며 100분 토론에 패널로 초대될 정도면 사회적, 학문적, 인성적, 교양적, 언변력 등으로 두루 두루 검증된 사람이 나가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하천씨의 발언 내용을 100분 토론 홈페이지에 가서 다시 보니 패널 기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글이 혹시 주관적인 시각으로 치우칠 수도 있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기에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 이하천씨의 발언 내용이 상식적, 정서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만 몇 가지 밝히려 합니다. 물론 이 글도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으며, 혹시 이 내용이 이하천씨의 발언 의중과 맞지 않는다면 이하천씨는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반박글이나 해명글을 올려 주시면 더 좋습니다.

고인의 유가족은 아이들을 균형 잡힌 인간으로 키울 자질이 있느냐. 고인의 어머니는 따뜻한 양육은 할 수 있으나 아이들의 정신적 성장에는 도움이 못 되는 것 같다. 삼촌 최진영의 경우도 돈이 많고 돈 관리는 잘하는 것 같은데 정신의 문제 관리에서는 하자가 드러나는 것 같다.

이하천씨의 경력을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우리 나이로 59세로 나와 있습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길러 보고 손주까지 볼 나이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은 오히려 이하천씨가 정신적 사고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어머니의 손길이 물론 중요하지만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 오히려 정신적으로 더 안정이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전 어릴때 할머니 손에서 주로 자라서 그런지 정신적으로나 감성적으로 풍부하게 자랐습니다. 물론 지금 최진실씨가 세상에 없어서, 최씨 만큼은 아니어도 그래도 차선책으로 할머니가 아이들을 키우는데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나이면 몰라도 어릴 때는 남자보다 여자 손길이 더 많이 갑니다.  그리고 삼촌의 경우도 이미 조성민씨와 이혼후 계속 함께 살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거나 불편해하거나 할 사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외할머니와 최진영씨가 아이들의 정신적 성장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지 알아 듣기 쉽게 해명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하천씨가 위 내용처럼 소위 '막발성' 발언이 나오자 패널로 함께 참여했던 오한숙희씨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지적하자, 이씨는 또 다음과 같은 발언을 이어서 합니다.

한 사람(최진실)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 최진실이 그렇게 하소연을 했는데, 주변 사람중 아무도 붙지 않았다. (최진실씨의 자살에 친정쪽 가족과 주변 연예인들이 책임이 있다는 발언인 듯)

최진실씨가 죽기전에 우울증을 앓았다는 것은 이미 다 밝혀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우울증의 원인중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바로 조성민씨의 이혼입니다. 만약 이혼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극심한 우울증세는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즉, 조성민씨가 우울증의 직간접적인 원인 제공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후 사정을 알고 있는 이하천씨가 어제 최진실의 자살을 막지 못한 가족의 책임을 묻는 말을 했는데, 자식의 아픔을 그냥 두고 볼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이하천씨는 자녀가 아픈데 그냥 방치해 둡니까? 불면 날아갈까, 혹시 아픈 곳은 없나 하며 끔찍히 자식 생각하며 사는 게 이 땅의 부모들 아닙니까?

주변 사람이라면 어머니, 동생 최진영, 그리고 최진실사단의 연예인들, 매니저 등인데 최씨의 자살을 막기 위해 이들이 최씨 주변을 졸졸 따라 다니면서 교대로 감시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죽기전에도 연기활동을 활발히 하고, 우울증세는 있었어도 자살 징후도 보이지 않던 사람을 어떻게 미리 죽을줄 알고 자살을 막으라는 겁니까? 주변사람 아무도 붙지 않았다고 하는데, 친정쪽 가족과 동료 연예인들이 최진실을 소위 따돌림이라도 시켰다는 말인가요? 지금도 최진실씨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유족들에게 이하천씨의 말은 비수나 다름 없습니다. 최진실씨 가정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이런 말씀을 하신 건지요? 패널로 출연하려면 적어도 자세한 사전 공부를 하고 나와야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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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워본 부모 입장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한 소설가 이하천의 100분 토론 발언)


대부분의 아이들은 돈 걱정을 하며 살아야 하는 입장인데, 이 아이들은 돈 문제에서 해결된 아이라며 '특별한 아이들'이라고 했습니다. (두 아이들은 앞으로 돈 걱정없이 편하게 살 것이다?)

최진실씨가 남겨두고 간 두 아이들을 두고 돈 문제는 왜 꺼냅니까? 아직 돈에 대한 개념조차도 잘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최씨가 남겨두고 간 돈이 많아 소위 힘 안들이고 살수 있겠다는 뜻으로 비치는 '특별한 아이들' 발언은 자식을 길러본 부모로서는 할 말이 못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는 데 돈이 제일 중요한 요소인가요? 최씨의 자녀들 나이는 돈보다 사랑이 더 중요한 때입니다.

남겨진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과 가족들의 사랑이며,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들은 가까이서 지낸 친정쪽 할머니와 동생 최진영씨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말에 동의 안하고 그래도 아버지인 조성민씨가 기르는게 낫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천륜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한편, 어제 100분 토론이 끝난후 100분 토론 홈페이지에서는 조성민씨 친권회복에 대한 설문투표를 하고 있는데, 친권회복이 부당하다는 입장이 압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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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입에서 떠난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방송에 나선 패널들은 1분 발언을 위해 보통 1시간 이상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준비도 준비이거니와 이하천씨의 주요 발언 내용이 자식을 낳아 키워본 부모 입장에서는 상식적으로 나올 수 있는 발언은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최진실씨 유가족이 이하천씨의 발언으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엇그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유족들이 49재를 치루면서 통곡하던 모습을 뉴스에서 봤는데, 이하천씨는 그 이상의 아픔을 유가족들에게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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