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숭아(돌복숭아)를 아시나요?
이름이 좀 그렇다고 절대로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오히려 일반 복숭아보다 더 우리 몸에 좋다고 하니 이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얼마 전에 농촌진흥청에 근무하는 길S브론슨님의 "둥근 달을 닮은 복송아, 탐스레를 아시나요"란 포스팅을 봤습니다. 복숭아는 여름철 종합영양제라 할만큼 좋은 과일이며, 변비치료와 대장암 예방 등의 효능에 대해서 소개한 내용이죠. 그러나 그 탐스레 만큼 잘 생기지는 못했지만 일반 복숭아보다 더 우리 몸에 좋고, 치료 효과도 뛰어난 개복숭아에 대해 어릴적 추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개복숭아(또는 돌복숭아)를 먹어보지 않고 자란 사람이 없을 것 입니다. 먹을 것이 그리 많지 않았던 그 시절에 개복숭아는 아이들의 중요한 영양 간식이었습니다. 봄이면 친구들과 산에 가서 놀다가 출출해 질때 미세한 솜털이 송송 난 개복숭아 몇 개 따서 옷소매춤에 그냥 쓱쓱 문질러서 먹던 흔하디 흔한 산과일이었습니다. 이런 개복숭아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저는 나이에 비해 건강하게 살고 있답니다.
결혼하고 난후 주로 도심지에서 살다 보니 개복숭아 볼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쩌다 시골에 내려가야 가끔 볼 수 있는 추억의 개복숭아였죠. 그런데 집근처 중앙공원에서 개복숭아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어릴적 추억을 되새기며 몇 개 따먹었습니다. 입에 넣고 한입 베어서 먹어 보니 입안 가득히 시큼함이 번지고 침이 많이 고입니다. 세월은 흘렀어도 역시 그 맛은 변하지 않나 봅니다. 약간 단맛이 나면서 쌉쌀하고 풋풋한 맛이랄까요? 암튼 요즘 과일에 비해 맛은 솔직히 별로 없습니다.
아직도 시골에 가면 여기 저기서 개복숭아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복숭아는 따로 밭을 만들어 가지치기를 해주고, 거름 등 풍부한 영양을 공급해서 인공적으로 키운 과일입니다. 또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농약도 뿌려 줍니다. 매년 봄에 복숭아꽃이 피면 좋은 꽃 몇개만 남겨 두고 나머지 꽃들은 다 솎아 내줍니다. 그래야 남은 꽃들이 크고 싱싱한 복숭아 열매를 맺는 겁니다. 그런데 개복숭아는 가지치기도 하지 않고, 그냥 산속 깊은 곳에 내버려 둔채(엄밀히 말하면 방치죠) 아무렇게나 자라난 야생과일입니다. 그래서 산복숭아라고 하기도 하는데, 일반 복숭아보다 크기도 호두만큼 작고 먹기에도 썩 내키지 않는 못생긴 놈입니다.
사실 복숭아의 원조는 개복숭아인데, 사람들이 좀 더 크고 보기 좋게 품종개량을 한 것이 지금 우리가 먹는 복숭아입니다. 이 복숭아를 먹고 씨앗을 산에 버리면 다시 개복숭아로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한마리도 복숭아의 원조가 개복숭아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개복숭아의 뛰어난 여러 가지 효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민간요법으로 전해지고 있다는데요. 과학백과사전과 인터넷 검색으로 야생복숭아를 찾아보니 우리 몸을 치료하는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개복숭아 나무를 삶은 물을 먹으면 몸에서 기운이 펄펄 난다고 하고, 잎은 물론 열매와 씨, 그리고 나무진액까지 모두 몸에 좋은 성분을 가지고 있다 합니다. 한마디로 버릴 게 없다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이젠 개복숭아 나무를 뿌리채 뽑아가기도 한답니다. 어쩐지 요즘 개복숭아 나무 보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키운 복숭아는 이러한 효능이 없다고 하니 어릴 때 좀 더 많이 따먹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복숭아는 제겐 추억의 과일입니다. 몸에 좋고 안좋고를 떠나서 개복숭아를 볼 때마다 향수에 젖게 합니다.
입술 주변이 퍼렇도록 따먹던 그 개복숭아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이제부터 이름이 개복숭아라고 절대 우습게 보지 마세요! 종합영영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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