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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강호동 하차 위기, 오히려 기회가 된 이유

by 피앙새 201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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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하차 후의 '1박2일'은 위기가 아닌 기회였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호동이 빠진 후 많은 사람들이 '1박2일'의 위기를 예견했는데요, 위기는 커녕 오히려 '강호동이 빠진 게 낫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위기인지 기회였는지는 객관적인 지표인 시청률로 알아볼 수 있는데요, 지난 9일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는 전주보다 2.4% 상승한 19.8%로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강호동의 존재를 과소 평가하는 게 아니라요, 강호동 없이도 남은 5명의 맴버들끼리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5인체제로 첫 촬영할 때만 해도 강호동의 벽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 아닐까 생각했는데요. 이런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장터특집'에서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강호동 하차가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는 건데요, 그 이유가 뭘지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 강호동의 카리스마가 없어진게 전화위복이다
강호동이 맏형으로 군림할 때는 맴버들이 어딘가 모르게 주눅이 들었는지 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는데요, 이젠 눈치 볼 사람이 없어져서 그런가요? 호동빠를 자처하던 엄태웅과 강호동 카리스마에 눌려 말 한마디 할 때도 눈치를 보던 김종민이 내 세상을 만난 듯 너무 자유롭습니다. 특히 엄태웅은 벙어리 삼룡이 말문 트이듯, 유정아PD와 '1분토론'으로 맞짱을 뜨는 걸 보니 더 이상 호동빠가 아니었어요. 이렇게 말을 잘하는데 그동안 말하고 싶은 걸 어떻게 참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안에 무서운 맏형이 있으면 말 한마디도 조심하게 되고,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잖아요. 그런데 맏형이 집을 비우면 오랜만에 마음껏 기를 펴고 놀듯이 남은 다섯명의 맴버들이 살판 난듯 보였어요. 이런걸 전화위복이라 해야 하나요? 암튼 맏형 강호동이 빠진 게 맴버들에겐 오히려 다행(?)인 듯 보입니다.


둘째, 강호동 하차 위기감이 맴버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종편설 등 온갖 루머가 나도는 가운데, 강호동이 '1박2일'을 하차하겠다고 결단을 내린 후 KBS는 내년 2월까지 방송 후 종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강호동의 세금 과소납부 논란이 터지면서 그가 잠정 은퇴하자, 맴버들은 어리둥절했습니다. 맏형이 빠진 뒤 동생들이 '1박2일'을 만들어야 하는데, 언론과 시청자들은 강호동의 공백이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첫 방송을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강호동이 빠진 후 모든 맴버들이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고, 오히려 더 똘똘 뭉쳤습니다.

그동안은 알게 모르게 강호동에게 의지하며 묻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어느 누구도 다른 맴버에게 기대려는 게 없습니다. 물론 강호동이 있을 때는 그가 중심을 잡아준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맏형이 빠진 뒤 동생들이 맏형 몫까지 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겐 호감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무엇을 하든 간에 열심히 하는 맴버들에게 시청자들이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건 당연하지요.


셋째, 잠재됐던 이승기의 예능끼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호랑이 없는 굴엔 토끼가 주인이다? 강호동이 떠난 '1박2일'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이승기입니다. 그는 이제 강호동 옆에서 허당짓으로 인기를 끌던 이승기가 아닙니다. 강호동이 빠진 후 첫 촬영날, 가장 먼저 '1박'을 외쳤고, 나영석PD에게 여행지를 묻는 등 어느덧 강호동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인기가 있더라도 막내가 전면에 나서는 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요, 은지원이 센터 공포증을 핑계로 빠져주고 엄태웅이 성급한 진행병으로 덤벙대는 사이 이승기가 차분하게 메인자리에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강호동 그늘에 가려졌던 이승기의 예능끼가 분출되기 시작한 겁니다.

장터특집에서 보여준 이승기의 예능끼는 아톰헤어쇼, 저질 뇌호흡, 대장금도 울고갈 요리집념, 허당 높이뛰기 등 전천후입니다. 오죽하면 나영석PD가 이승기에게 '수고가 많다. 고마워!'라는 자막까지 넣어줄까요. 나영석PD 입장에서 본다면 강호동 하차후 걱정이 참 많았을텐데요, 장터특집 2부에서 이승기가 저녁식사 복불복을 진행하는 걸 보니 아주 노련하게 잘 하더라구요.
메인MC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이승기가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오히려 시청률을 더 높이고 있으니 얼마나 예쁘겠어요.


넷째, 강호동의 '1박2일'을 전국민의 '1박2일'로 바꾸었다
'1박2일'하면 강호동이 떠올랐는데요, 이번 '장터특집'에서 '전국민의 1박2일'로 바꾸었습니다. 전국 5대 장터로 떠난 맴버들을 본 장터의 시민들은 열렬히 환영해주었습니다. 전남 구례장으로 갔던 이승기는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폭발적인 인기세례를 받으며 장터의 황제가 됐습니다. 어디 이승기 뿐인가요? 이수근 등 남은 맴버들 역시 많은 시민들이 환영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1박2일' 하면 강호동이 먼저 떠올랐는데, 장터특집을 통해 이제는 '전국민의 1박2일'로 바뀌었습니다.


다섯째, 강호동 빈자리 채울 나영석, 유정아 쌍PD가 있다
원래 나영석PD는 MC몽 하차 등 맴버들 공석이 있을 때마다 연기자 뺨치는 예능감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는데요, 장터특집 2부에서 이승기와 요리를 하는 걸 보니 이제 PD가 아니라 연기자더군요. 이승기가 취나물밥을 할 때 나PD를 일일 노예로 부려 먹으면서 두 사람이 티격태격 하는 걸 보니 의외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PD 말고도 미모의 유정아PD가 엄태웅과 '1분토론'에서 발군의 말솜씨를 뽐냈는데요, 엄태웅을 달변으로 만든 것도 빅 재미였지만 유PD가 등장한 것도 또 다른 볼거리였습니다. 앞으로 나영석, 유정아 쌍PD가 강호동 빈자리를 메꾸며 가끔 등장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당초 '1박2일'은 6개월 후 종영을 예고했었습니다. 그 약속은 강호동과 함께 하면서 종영을 예고한 것인데요, 강호동이 잠정 은퇴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강호동이 자진 하차한 마당에 6개월 후 종영 약속도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고 봅니다. '1박2일' 브랜드는 쉽게 버리기 어려운 예능의 보통명사가 됐습니다. 나영석PD가 구상하는 시즌2로 가든, 아니면 맴버를 교체 내지 보강하든 '1박2일'은 계속돼도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인기가 있는 프로를 굳이 종영할 필요는 없지요. 강호동이 하차하면 위기가 올 것이라고 했는데, 맴버들과 제작진이 오히려 기회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강호동의 '1박2일'이 아니라 '전국민의 1박2일'이 됐으니 종영 결정도 국민들 뜻에 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도 다시 주워 담는 심정으로 종영이 아니라 시즌2로 계속 간다는 희망을 줘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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